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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시 1853회 | 인기도 많고, 돈도 많이 버는 가수가 꿈입니다만... | 김아영 크로스오버 밴드 '온도' 보컬

내가 우리 음악의 변신에 도전하는 이유: 전통과 다양성의 조화

 

  • 아 ~ ♬ 물에 휩쓸려 돌아가시니 ~ 아 ~ ♬ 가신 님을 어이할꼬
  • 저 같은 경우에는 저희 엄마께서 "너 언제까지 그거 할래? 현실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아주 아픈 그런 이야기를 하셨어요.
  • 하지만 운이 왔을 때 제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운을 잡을 수 있었던 것도 있다고 생각해요.

 

가수 오디션 프로 TOP 6 입상 보다 더 소중한 자산

 

네 안녕하세요. 

크로스오버 밴드 온도에서 보컬과 리더를 맡고 있는 김아영이라고 합니다.

저는 국악과 대중 음악을 크로스 오버하는 말 그대로 넘나드는 뮤지션입니다.

 

보컬 플레이

 

풍류대장

 

강변가요제

 

보컬 플레이, 풍류대장 강변가요제와 같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나가서 우리의 국악을 대중화하고 알리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혹시 언제 "아~ 나 정말 한국인이구나"라는 생각이 드시나요?

"아리랑" 들을 때 맞아요.

저 같은 경우에는 엘리베이터에 타서 닫침 버튼 누르고 싶다 이런 마음이 들 때,

그리고 외국에 나가서 맛있는 음식을 한껏 먹고 나왔는데 김치 한 조각에 쌀밥이 먹고 싶을 때

 

우리의 문화, 우리의 전통, 아리랑 같은 음악을 들을 때

 

그리고 말씀 주신 것처럼 우리의 문화, 우리의 전통 아리랑 같은 음악을 들을 때 마음 깊숙한 곳에서 뜨거운 감정이 느껴질 때 내가 뼛속 깊이 한국인이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제가 예고에 다닐 때 한 가지 재미난 현상을 발견한 게 있어요.

애들이 어떤 수업만 갔다 왔다 하면 횡단보도에서건 가리지 않고 막 노래를 부른 거예요. 예를 들어 

 

아리 아리 쓰리 쓰리 아라리요

 

"아리아리 쓰리알리요 아리아리 고개로 넘어간다"

 

이런 노래를 불러요. 

 

네 박수 치셔도 됩니다. 

 

 

이런 노래를 불러서 "뭐야?"라고 다들 궁금해하다가

민요 시간을 갔다 오면 그제야 나도 민요 배웠어하고, 어깨 피고 가슴 피고

자기도 마트 들어가든 횡단보도에 있든 노래를 부르는 거예요.

근데 그걸 보면서 국악이라는 것도 중독성이 있고, 대중성이 있는 음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혹시 이 중에 범 내려온다 한 번도 안 들어보신 분 계실까요? 없네요. 

한 번도 안 따라 불러봤다 하는 분 계실까요? 네 없죠. 

그만큼 중독성이 있는 우리 음악 왜 안 들을까요?

 

사실 우리 평상시에 국악을 듣지 않잖아요. 

이런 생각을 점.점.점. 가꾸다가 우연히 저는 보컬플레이라는 대학생 음악 경연 프로그램에 나가게 됩니다.

그 프로그램에 100팀이 나왔거든요. 100팀 중에 국악 타이틀을 들고 나온 팀이 과연 몇 팀이었을까요?

 

100팀의 참가자들 중 국악을 하는 건 저희 온도 뿐이었습니다

 

한 팀이었어요. 저희 원도 한 팀.

근데 이런 장르의 다양성을 가진 팀들이 있긴 했는데 그게 레개, 아카펠라 그리고 요들 거기에 국악이 함께였던 겁니다.

그래서 우리 국악의 위치가 이런 정도였구나라는 걸 또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됐고요.

첫 무대에서 저는 이미진 드래곤스의 빌리버라는 노래를 불러요.

그래서 어떻게 불렀냐면  그냥 그냥 팝

 

First things first ♪ (가장 중요한 것부터 시작해야겠지)

I'm a say all the words inside my head (내 머릿속에 있는 모든 생각들을 뱉어 낼 거야)

I'm fired up and tired of the way That things have been, oh-ooh (난 이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에 화나고 지쳐버렸어)

The way that things have been, oh-ooh ♬ (이런 식으로 굴어가는 세상에 말이야)

 

이렇게 불렀어요. 

 

근데, 그런데 이걸 들으시고 국악적이다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이게요?"라고 생각을 했어요. 이게 어떻게 국악적이라고 느껴졌을까?

물론 대금을 연주하는 친구한테는 대금 산조에 이러이러한 가락을 넣어서 한번 해보자라는 얘기를 하긴 했지만,

저의 노래에서 국악적인 게 어떻게 느껴졌을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래도 기뻐하면서 다음 라운드에 올라갔죠.

다음 라운드에서는 서양 성악을 하는 분과 함께 한 무대를 만든 그런 경험이 있었는데,

거기서도 PD님께서 국악적인 걸 해달라고 하시는 거예요.

그 국악적인 게 뭔지 정말 모르겠는 거였는데, 그래서, 그분 실망을 시킬 수 없으니까 앞에서 그냥 구음을 했어요.

입으로 하는 소리인데

 

아 ~ ♬ 아 ~ ♪

 

이렇게 했는데 "바로 그거야!" 라고 하시는 거예요. 

여러분 저 아~ 밖에 안 했잖아요.
그렇죠?

 

오디션 프로그램을 준비하며 시작된 전통과 국악에 대한 고민

 

그래서

이렇게 쉽지 않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하면서

저는 전통이란 무엇인가 국악적인 거란 무엇인가라는 고민을 하나 더 이고 지고 그렇게 오디션 프로그램을 했던 것 같아요.

 

어쨌든 주어진 거에 최선을 다하며 고민을 했지만 한 무대 한 무대 이어갔고

그 덕분에 이제 관객들과 함께하는 무대를 만들었습니다.

근데 공무도화가라 부르는데, (저 또 노래 부를게요.)

 

님아 님아 내 님아 물을 건너가지 마오

님아 님아 내 님아 그예 물을 건너시네

아~ ♬ 물에 휩쓸려 돌아가시니

아~ 가신 님을 어이할꼬


이렇게 공무도화가라는 노래를 불렀어요. 

오늘 박수 많이 쳐주시네요.

감사합니다. 

 

근데 이 노래를 부르는데 관객석의 표정이 너무 진지한 거예요.

그러면서 저는 그때 딱 들었던 생각이, 아 나 이분들과 무대 위에서 우리의 음악으로 소통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소름이 쫙 끼치더라고요.

 

관객들과 무대 위에서 국악으로 소통하고 있구나


아직까지도 인생에 있어 절대 빼앗기고 싶지 않은 그런 기억 중에 하나인데요.

"아 ~ 나는 이 이런 기분이라면 평생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라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그러면서요. 

 

전통이라는 것은 우리만의 방식으로 만들어 나아가야 되는 게 아닐까라는 저만의 답을 찾았어요.

그래서 전통을 전통 그대로의 모습대로 계승하는 사람도 있어야 하지만, 이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서 변화시키는 사람도 분명히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고,

 

전통을 발전시켜 나갈 사람도 있어야 한다

 

들어주는 사람이 있어야만 이 생태계를 유지하면서 살아갈 수 있겠다라는 깨달음을 얻습니다.

 

그러나 이 깨달음을 얻고 그 뒤의 삶이 그렇게 평탄하지만은 않았어요.

왜냐면 프로젝트성으로 만든 그룹이었기 때문에 너무 어설펐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고,

그리고 현실적인 문제로 멤버 교체도 있다 보니까

그런 부분이 어려웠는데, 근데 저는 그러거나 말거나 나이를 한 살 한 살 차곡차곡 먹고 있었고,

그리고 대학원에 다니긴 했지만 주변 친구들이 하나둘씩 취업을 하는 거예요.

 

그래서 

나는 여기까지 해야 하는 걸까?

이제 포기하는 게 맞는 걸까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때 어디서 이렇게 전화가 와요.

 

포기를 생각할 때 걸려온 전화 한 통

 

네 저 어디어디 작가인데요 뭐 이러이러한 음악 프로그램이 있는데 나와보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해서 뭔데요? 해봤더니 그게 풍류대장이었어요.

그래서 프로그램의 취지를 들어보니 국악의 대중화가 이 프로그램의 취지더라고요.
그래서 우리가 안 나가면 누가 나가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또 열심히 준비해서 오디션을 봤습니다.
그래서 그때는 이제 국악팀이 50팀이나 있었는데요.

아까 말씀드렸던 한 팀에 비해서 50팀은 굉장히 많이 늘어난 거죠.

하지만 우리 국악 음악을 하고 있는 팀이 우리나라에 50팀도 안 된다는 거는 정말 어려운 이야기긴 하죠.

하지만 그 중에서도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다짐한 건 저는 그만큼 있는 줄도 몰랐거든요.

그래서 50팀이라는 숫자를 보고 

아 이렇게 숨은 곳에서 보이지 않지만 열심히 하는 분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었구나 

그러니까 나도 당장의 결과물이 보이지 않더라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매일매일 밤새워서 무대를 준비해서 탑6 라는 그런 감사한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다시 나아갈 힘을 주었던 풍류대장

 

 

그렇게 멋도 모르고 봤던 저의 첫 오디션 보컬플레이는 온도라는 팀의 색깔과 방향성을 찾아주었고요.

그리고 포기하려 했던 시기에 선물같이 찾아온 풍류대장이란 프로그램은 온도가 그리고 제가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 줬습니다.

 

근데 저는 이런 걸 운을 잡았다고 생각을 했어요.

왜냐면 제가 포기하지 않고 노력했지만 이 하나의 운이 도와주지 않았더라면 저는 막히고 포기했을 것 같거든요.

 

포기하지 않았기에 행운의 순간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운이 왔을 때 제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운을 잡을 수 있었던 것도 있다고 생각해요.

살다 보면 고민은 언제든 찾아오기 마련이잖아요.

그래서 좌절을 하기도 하고요. 포기를 하기도 하고요.

그러다가 지치는 순간도 분명히 오죠. 

 

"이제는 현실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

 

 

저 같은 경우에는 저희 엄마께서 너 언제까지 그거 할래 현실을 살아야 하지 않을까라는 아주 아픈 그런 이야기를 하셨어요.

 

예술가는 꿈을 꾸는 사람, 그리고 그 꿈으로 새로운 순간을 열어주는 사람


그런데 저는 예술가는 여기 보이는 것처럼 꿈을 꾸는 사람이고 그리고 그 꿈으로 사람들에게 꿈 그리고 새로운 순간 선물을 선사해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국악인들이 자주 하는 말이 있어요. 

우리가 돈이 없지 자존심이 없냐

 

 

뭐 이런 말 근데 저는 인기도 돈도 많은 국악인이 되고 싶어요.

그래서 실패해도 괜찮고요. 포기해도 괜찮지만 그 경험을 통해 얻는 게 있다면 포기해도 괜찮아요.

하지만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분명 후회가 따릅니다.

 

그래서 오늘 오신 여러분들도 어떠한 힘든 순간이 찾아오더라도 여러분에 최선을 다해서 다가오는 운을 잡으셨으면 좋겠어요. 그럼 그 운이 여러분의 삶을 또 다른 방향으로 데려갈 거니까요.

 

지금까지 끊임없이 도전하는 크로스오버 밴드 온도의 보컬 김아영이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