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분 바람을 잡고 내려와야 되거든요. 3분 만에 갑자기 공연 시작하니까 옷 갈아입다 뭐야 왜 왜 왜 왜 왜?
- 제가 제 자신을 들여다봤는데 아직도... 내가 울어야지
요즘 다시 부활한 개콘에서 떠오르는 라이징 스타 13년 차 신인 개그맨 신윤승입니다.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예 반갑습니다.
많은 분들이 저를 신인으로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그런데 생각보다 꽤 오래 했습니다.
여러분들 황해라는 코너 아시죠? 예. 김 먹었습니다.
뭔지 모르시는 분들이 있으실 것 같아서 그 아시죠?
당황하셨어요? 정찬민 동기이고 동갑입니다.
많이 놀라셨죠? 이수지 동기고요 동갑입니다.
저는 김 먹었습니다.
요 코너에 비하인드가 하나 있는데요. 사실 이 코너 첫 해에는 제가 김을 먹지 않고 사실은 꽤 중요한 역할이었죠.
전화받는 역할을 제가 했었습니다.
근데 이제 코너가 첫 화 만에 좀 대박이 난 거예요.
반응이 너무 좋아서 그때 이제 제작진의 생각에 제 연기가 좀 불안하고 신인이다 보니까 그래서
제 위치를 선배급으로 교체를 결정을 해서 1회 만에 저는 이제 전화받는 역할에서 내려왔습니다.
화가 너무 났던 저는 김을 그냥 많이 먹었습니다.
사실 그 뒤로도 꽤 여러 코너를 했었어요.
많은 코너를 했었는데도 사람들이 알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고요.
어떻게 13년을 버텨서 이렇게 지금까지 버텨왔는지 그런 질문을 많이 해 주시는데, 제가 생각했던 답은 이거였습니다.
OTL
저는 진짜 좌절을 엄청 많이 합니다. 후회도 엄청 많이 하고요.
근데 이제 좌절하고 후회한 그다음이 정말 중요하더라고요.
저는 다시 조금 부딪히는 용기를 냈던 것 같아요. 여러분들 용기라는 단어의 뜻을 알고 계시나요?
저도 많이 찾아봤는데요.
사전적인 의미로는 씩씩하고 굳센 기운 또는 사물을 겁내지 아니하는 기계 뭐 이런 식으로 나와 있는데 저도 좀 옛날에는 그렇게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요.
무서워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는 게 그게 용기이지 않을까라고 생각을 하는 도중에
저도 제가 한 말이 아니라 어디서 들었던 말이에요.
근데 너무 감명이 깊고 너무 공감이 돼서 제 인생 좌우명으로 삼고 있는 말이 있습니다.
이 아니고
두려워하지 않고 무서워하지 않는 게 용기가 아니라 두렵고 무서워도 하는 게 용기다라는 그런 말이었어요.
정말 듣고 좀 많이 충격을 먹었습니다.
내가 생각했던 거랑 다르구나.
두렵지 않고 내가 강하고 상대가 무섭지 않아서 맞서는 게 그것도 굉장히 멋있을 수 있는데
정말 손발이 떨리고 너무 무섭고 내가 질 것 같고 그런데도 맞서는 게 용기다라고 하더라고요.
그 뒤로 저는 되게 많이 용기를 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생각을 했습니다.
용기는 나는 게 아니구나 용기는 내는 거구나 이런 생각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 말씀드리고 싶은 거는 이렇게 무서워도 용기 내는 법 포기하고 싶을 때에도 계속하는 걸 선택하는 법을 좀 말씀드릴까 해서 나왔습니다.
개그맨 준비할 때 개그맨들이 많이 하는 일이 있는데요.
연습생 생활을 해야 되다 보니까 사실은 일할 시간이 많이 없어요.
그래서 주말만 이용해서 돈을 그래도 좀 벌 수 있는 게 돌잔치 MC를 굉장히 많이 합니다.
그래서 저도 문을 두드렸죠.
저는 좀 제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니까 개그맨을 도전했을 거 아니에요?
그래서 돌잔치 MC 같은 것도 잘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을 해서 혼자 연습을 한 다음에 회사를 찾아가죠.
똑똑똑 문을 두드리고 찾아가면,
실장님 같은 분이 한 번 이제 시험? 검사? 그런 느낌으로 한번 봐요. 그래서 한번 해봐라라고 하는 거예요.
저는 굉장히 좀 당황을 했던 게, 사람들이 이렇게 많고 이런 상태에서 돌잔치를 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아무도 없는데 해보려는 거예요.
그래서 뭐 어떻게 하지?
저 벽에다 대고 하라는 느낌이잖아요. 벌벌 떨면서 했는데 당연히 못했겠죠. 처음이니까
집에 가래요. 그래서 어떻게 했을까요? 제가 집에 갔죠.
연습 더 많이 하고 2주 뒤에 또 갔어요.
이번에는 그래도 한 번 경험했으니까 사람들이 있는 것처럼 이렇게 상상을 하고 막 열심히 했어요.
일단은 그래도 2주 뒤에 또 오고 계속 문을 두드리고 있으니까. 기회는 줘야지라고 생각을 하셨나 봐요.
그래서 돌잔치 업장이 되게 많은데, 이제 하루에 하나 있는 업장으로 저를 이렇게 보내주시더라고요.
또 후회를 했습니다.
아~ 조금 더 연습할 걸, 그때 표정 너무 안 좋았었는데, 잘할 수 있을까?
준비 조금 더 할 걸 어떡하지 이게 돈 받고 하는 MC인데 컴플레인 걸리면 어떡하지?
애기 울리면 어떡하지? 애기 자면 어떡하지?
너무 떨리는데 일단은 시작이 됐으니까 에라 모르겠다고 들어가서 막 있는 멘트 없는 멘트 막 했던 것 같아요.
막 입도 바싹바싹 마르고요. 안 됐으니까 춤도 막 췄던 것 같아요.
제가 춤을 잘 추는 편이 아닌데 막 췄었던 것 같아요.
뭐가 없으니까 막 그냥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돌잔치가 딱 끝났습니다.
그리고 저는 바로 남자 화장실로 들어가서 변기에 앉아서 30분간 좌절을 했습니다.
왜 이렇게 못 했지?
한 명이 웃었나? 와 이 상상했던 거 왜 이렇게 다르지?
근데 정말 다행이었던 건 뭔지 알아요?
화장실이 두 칸이었다는 거예요.
남자 화장실인데 한 칸이었으면 제대로 좌절도 못해요.
좌절하다가 누가 문 두드리면 좌절하다 말고 나와서 죄송합니다. 하고 기다렸다가 들어가서 또 좌절하고,
참 그리고 도망치듯이 나왔어요.
도망치듯이 나왔는데 뭐 어떡하겠어요? 다음 주에 또 오면 또 해야죠.
열심히 부딪히고 하다 보면 좀 단단해지고 잘해지는 것 같아요.
근데 정말 재미있는 게 뭔지 알아요?
저는 제가 정말 망했다고 생각했던 그 첫 돌잔치 업장에서 저를 계속 찾는 거예요.
전 진짜 망했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저 되게 좋게 보셨대요.
왜냐하면 막 땀 흘리면서 막 춤추는 모습을 보신 거예요.
저렇게 하는 돌잔치 MC가 있었나? 그래서 저를 찾아요.
그러면 글로 보내죠.
그러면 저를 또 딴 데 보냈던 그 업장에서 또 전화가 와요.
저번 주였던 윤승씨 왜 안 오시죠? 또 거기서도 저를 찾고, 또 다른 데 가서 글로 보내면 또 저희 실장님한테 전화가 온대요.
그분 말고 윤승씨 보내주시면 안 되냐고, 실장님이 처음에 제 모습을 봤을 거 아니에요? 전화가 오더라고요.
윤승 씨 윤승 씨 뭐 했어요?
저요? 좌절이요.
제 도전은 계속됐습니다.
황해라는 코너가 그래도 좀 많이 성공을 했잖아요.
그래서 묶어가지고 저도 같이 공연을 다닌 적이 있습니다.
근데 아시다시피 김 먹는 역할이니까 인지도도 그렇고 해서 제 역할이 너무나 미미한 거예요.
좀 속상하죠. 그래도 같이 돈을 받고 공연을 해도, 뭔가 자존심이 상하기도 하고 뭔가 좀 더 보여줘야 되는데,
그래서 사전 MC를 또 이렇게 하는 개그 공연에도 그런 게 있거든요.
그걸 해보고 싶은 거예요. 그거는 할 수 있지 않을까?
15분 딱 웃기고 이제 공연 딱 본 공연 시작할 때 그거라도 하면 되게 재밌는 사람처럼 보이거든요.
나 뭐 돌잔치 에이스였는데 15분 하는 거 뭐 공부하고 멘트 정리하고 하면 되지 않을까? 선배님한테 물어봤습니다.
선배님 저 바람 한번 잡아봐도 되겠습니까?
하지 마.
네.
믿음이 없으니까 보여준 게 없으니까 하지 말라고 하시더라고요.
근데 또 저는 선배님 그래도 제가 연습을 좀 해봤는데, 김만 먹는 것보다는 저 옛날에 돌잔치 되게 잘했었거든요.
15분 바람을 잡고 내려와야 되거든요. 3분 만에 내려와 가지고
또 작은 대기실 들어가서 30분을 좌절을 한참을 합니다.
15분인 줄 알고 선배님도 깜짝 놀랐다. 3분 만에 갑자기 공연 시작하니까 옷 갈아입다
"뭐야 왜 왜 왜 왜 왜 왜 시간이 10분 남았는데 왜 지금 시작 왜 음악이 나와?"
그래도 또 해본다고 하다가 보니까 나중에는 잘해지더라고요. 신기하게
두 번째로 제가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게 뭔지 생각을 해봤더니 결핍이었던 것 같아요.
오히려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개그맨이 됐는데 훨훨 날아갈 줄 알았는데 인생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더라고요.
한때는 제가 진짜 잘하는 줄 알았습니다.
왜냐하면 조금 되게 빠르게 1년 만에 개그맨에 합격을 했거든요.
나 천재 아니야?
1년 만에?
좀 치네.
드물거든요. 그런 사람들이 그리고는 13년을 무명으로 이렇게 지냅니다.
근데 참 신기한 게 그 배고픔이라는 게 오히려 용기를 낼 수 있는 에너지가 좀 되더라고요.
뭔가 이뤄내지 못했으니까 계속된 그 열망이 제 안에 있어요.
나도 해내야지 나도 잘해야지 할 수 있는데, 계속 공부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개콘이 없어지더라고요.
아예 사라져버리니까.
근데 또 세상이 재밌는 게, 대유튜브 시대가 열리잖아요.
더 이상 코미디라는 게 방송에 국한되지 않는 시대가 와서
또 유튜브 시대가 열렸으니까 또 거기에 한번 흐름을 타보는 용기
거기도 한번 도전을 해보자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는 그래도 있었던 건 제 자신을 좀 믿는 게 있었어요.
그러니까 좌절은 무조건 하는데 하고 나면 또 부딪히다 보면 어느 정도 잘하겠지
그래서 이름도 되게 근본 있게 지었습니다.
아 나 개그맨이니까 희극인 여기서 왜 웃죠? 희극인 아 근본 있잖아요.
그래서 열심히 유튜브에서 코미디를 하다 보니까 거기서 만들어진 게 이제 데프콘 어때요라는 코미디의 초석이 이 채널에서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누군가 보면 좀 작아서 안 보이려나?
잘 보시면 이제 62만 명 잘 안 보이시나? 적지 않은 숫자, 적지 않은 숫자긴 하지만
사실 그럼에도 뭔가 계속된 배고픔이 있었던 것 같아요.
뭔가 이 안에서 칭찬도 정말 많이 받고 이 친구 개그를 되게 잘하네.
그리고 개콘 할 때보다도 수익이 더 나왔거든요.
그러던 와중에 개그 콘서트를 부활시키겠다고 김상미 감독님께서 전체 문자를 한 통을 딱 보내십니다.
굉장히 장문의 진심이 담긴 글이었는데, 안 읽었어요.
왜냐하면 사실은 원래 개그 콘서트에 복귀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저는 왜냐하면 똑같을 것 같아가지고, 기존하고 똑같이 오픈하면 다를 게 없는데,
새로운 얼굴을 발굴해야 되는데, 신인을 키워야 되는데,
그냥 똑같이 방송에서 오픈하면 그전하고 다를 게 없어 보이는 것 같아요.
그래서 복귀할 생각이 없다가 제작진의 준비 과정을 봤어요.
정말 진심 어린 준비 과정도 보고, 새 얼굴을 발굴해 내겠다는 의지도 보고
그래서 문자를 그때 다시 한 번 찬찬히 읽어봤습니다.
아직도 가슴속에 불꽃이 남아있는 그런 사람들이 있는 걸로 압니다.
유튜브가 있고 정말 많은 시대가 있고 돈도 잘 버시는 걸로 알고 있지만
그런 사람이 있다면 다시 한 번 해보자는 그런 얘기여서
제가 제 자신을 제 마음을 들여다봤는데
아직도 그렇죠?
내가 울어야지 ...
이 타이밍은 내가 울어야 되는데 왜
아직도 불씨가 타고 있는 제 마음을 봤습니다.
그리고 또 그때 느꼈거든요.
아 나도 아직 새 얼굴이다.
13년간 무명이기 때문에 또 갖고 있는 신선함이 나에게 남아 있다.
이건 나를 너무나 힘들게 했지만, 엄청난 무기일 수도 있겠구나.
이제 갈았던 칼을 한번 꺼내보자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꽤 많은 사랑을 또 해주시고 계시고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은데
저는 개콘의 무대도 되게 무서웠던 사람이고요.
무명의 서러움도 굉장히 무섭고요.
언제 사라질지 모를 인기도 무섭습니다.
그리고 이 무대도 무섭고요.
가난한 예술을 계속하게 될까 봐도 무서웠습니다.
어머님께서 언젠가 그런 말씀을 저한테 해 주시더라고요.
개그맨이 지나고 좀 한참이 지난 후였어요.
어머니가 보기에도 앞길이 안 보이시는 거예요.
제가 혼자 잠이 안 와서 술을 먹고 있었는데 엄마가 그러시더라고요.
이제 그만하면 안 되겠니?
이제 조금 돈을 좀 벌어야지 않겠어? 나이도 있는데
심지어 개콘도 없어졌는데 언제까지 그 길을 계속 가려고 하는 거야?
제가 엄마한테 얘기했습니다.
엄마 지금 당장 내가 돈을 쫓아가면 쫓아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조금만 더 해볼게.
한 번 벗어나면 못 돌아올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조금만 더 해볼게. 엄마 돈은 쫓아올 것 같아 지금 돈 쫓아가면 영영 못 돌아올 것 같아.
그리고 엄마 나 지금은 좀 단단해져 있어. 지금은 꽤 무섭지 않아.
왜? 무서운 거 많이 버텨냈거든 좌절 많이 했거든. 너무 아깝잖아. 지금 포기하면
그동안 내가 용기 낸 시간들이 너무 아깝잖아.
세바시를 준비하면서 제작진분들 만나서 회의할 때 물어보시더라고요.
어떻게 그렇게 오랫동안 포기하지 않고 용기 낼 수 있었어요?라고 질문을 받았을 때
저는 이 직업 자체를/ 코미디 자체를/ 개그 자체를 이렇게 버틸 만큼 사랑하는구나.
아 내가 정말 코미디를 사랑하는구나. 그거 말고는 또 답이 안 떠오르더라고요.
사랑하고 이뤄내고 싶은 게 있다면 여러분들도 용기 내시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지금 많이 힘드신 분들 많다고 알고 있습니다.
용기를 내려고 해도 용기가 나지 않는 지옥 같은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으신 분들 분명히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그럴 때는 여러분이 사랑하는 게 무엇인지 내가 사랑하는 대상이 무엇인지 한번 떠올려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한텐 그게 개그였고 /또 저를 믿어주는 가족이었고 /개콘이 없어져도 같이 이렇게 같은 꿈을 향해 나가는 동료들이 그 이유였습니다.
그 사랑으로 버텼던 것 같습니다.
무섭고, 두려워도, 내 안에 자신을 들여다봤을 때 불씨가 있다면 용기 내보세요.
혹시나 용기가 안 날 때는 저를 한번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신윤승도 했는데, 너도 할 수 있어.
난 참 용기가 안 나. 용기는 나는 게 아니라 내는 겁니다.
지금까지 제 이야기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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