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 번을 말해 알아들어. 엄마 힘든 거 안 보여? 너 다 먹을 때까지 엄마 안 일어날 거야. 너 때문에 엄마가 못 살겠다.
- 아이가 부모를 선택할 수 있었다면 과연 나를 선택했을까?
안녕하세요.
부모교육 전문가 임용주입니다.
2021년 1월 19일은요. 저희 가족에게는 잊히지 않을 날입니다.
저희 집의 막내 아들인데요. 입대를 했어요. 그날 날씨가 참 추웠습니다.
코로나19로 별도의 작별 행사 없이요. 그냥 주차장에서 다녀오겠습니다.
이렇게 할 때만 해도 저도 참 담담하게 의연하게 잘 다녀와 뭐 이렇게 차에서 인사를 했거든요.
그런데 아들이 등을 돌려 가는데 그때 눈물이 주르륵 뚝뚝 나는 거예요.
그때 만약에 옆에서 누군가가 남들 다 보내는 군대 보내면서 아들 둔 부모라면 다 거치는 건데 뭘 그렇게 우냐고 얘기했으면요. 아마 저 손절하고 싶었을 거예요.
다 당하는 일이라도 내게 오면 내가 닥치면 특별한 거구나. 남들 다 하는 일이라도 나한테 오면 특별한 거예요.
SNS를 보면은요. 정말 예술 같은 이유식을 올리는 엄마도 있어요.
블로그를 보면은 아이랑 어떻게 그렇게 잘 놀아주는지 기가 막히게 놀아주는 사진을 올리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런 엄마들을 보면서 막 자책감과 자괴감에 빠집니다.
'난 도대체가 왜 애한테 이렇게 절절매는 거지?
왜 애한테 화만 내고 신경질 부리고, 정말 어떤 때는 내가 내가 아닌 것 같아'
이런 생각에 정말 많은 자책감에 빠지기도 합니다.
그런데요. 남들은 다 행복하게 육아할까요?
너무너무 안 먹는 5살 딸을 둔 엄마 이야기입니다.
그날 엄마는요. 작정을 했어요. 내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아이하고 말이에요.
그래서 식탁 앞에 마주 앉은 겁니다.
'먹어 너 다 먹을 때까지 엄마 안 일어날 거야.'
근데 아이는요. 깨작깨작거리고요. 밥을 입에 물고요. 발장난 치고 있더래요. 그리고 얼마나 지났을까요?
엄마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서 식판을 싱크대에 엎어버린 겁니다.
제일 놀란 건 엄마였어요.
팔딱팔딱팔딱 진정되지 않아서 소파에 앉아서 마음을 가라앉히는데
근데 아이가 흘깃흘깃 엄마 눈치를 보더니 제 방으로 들어가더랍니다.
그때 엄마가 그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왈칵 그리고 대성통곡을 한 겁니다.
'나 부모 맞아? 나 원래 이런 사람이었어?'
부모교육 전문가인 제가 많이 받는 질문이 있어요.
좋은 부모란 어떤 부모인가요? 제가 좋은 부모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여러분하고 공유할게요. 여러분 한번 들어보세요. 나는 어디에 해당이 되나
먼저 아이 말에 귀 기울여주는 부모
아이 말에 공감하고 아이 마음 읽어주는 부모,
부모가 아이의 원하는 방향으로 이렇게 같이 가면서 이끌어주는 그런 부모
그러니까 우리가 평소에 이상적으로 생각한 정말 완벽한 부모상이 쭉 적혀 있더라고요.
이제 제가 대답을 드릴 차례입니다.
제게 좋은 부모란 어떤 부모인가? 라고 물어보면요.
저는 좋은 부모란 어른다운 부모다.
어른다운 부모 세 가지를 정리했어요.
첫 번째, 어른다운 부모는 아이의 말을 듣지만 아이 같은 부모는 아이의 말에 귀를 닫는다.
공감과 경청의 중요성 모르는 부모님 안 계세요.
그런데 막상 우리 아이들이 말을 할 때 귀를 기울이는 부모님 별로 안 계십니다.
왜 부모가 가르칠 말이 너무 많아요.
빨리 해결하고 싶고 빨리 답을 알려주고 싶어서 우리는 아이의 말을 듣지 않고 빨리 말을 해버립니다.
그리고 물어보더라도 부모의 마음엔 이미 답이 정해져 있어요.
답정너예요. 아이가 머뭇머뭇거리면 답답하다고 얘기를 해요.
그러면서 부모의 대답을 아이에게 주입시키죠.
만약에 여러분 중에서 이런 말을 했다면 우리는 아이 말을 안 들은 부모입니다.
'도대체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
안 된댔지. 하지 말랬지. 또 그러면 어떻게 한다고 했지?
앞으로 그럴 거야? 안 그럴 거야?
엄마 힘든 거 안 보여?'
이런 말로 일관했다면, 우리는 아이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부모의 말만 한 겁니다.
혼만 낸 거죠. 아이는 혼만 난 거고요.
'그래? 그랬구나 그랬어? 어머 그래서 어떻게 됐어? 우리 그러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이게 바로 여러분이 너무도 잘 알고 계시는 이 감정 읽기, 마음 읽어주기거든요.
아이 말에 귀 기울일 때 가능한 얘기입니다.
어른다운 부모 두 번째는요.
어른 부모는 일관성이 있지만 아이 같은 부모는 네온사인처럼요. 시시 각각 변합니다.
육아에서는 일관성이 너무도 중요해요.
그런데 아이 같은 부모는요. 자기 마음대로 해요. 부모 마음대로 말하고 부모의 기분대로 행동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이렇게 말했어요.
"아빠 학습지 나 조금 있다가 하면 안 돼?"
어 근데 그때 아빠 기분이 좋았어요.
그러니까 이렇게 말해요.
"안되긴 괜찮아 그래 다음에 하고 우리 맛있는 거 먹을까?"
근데 그날은 아빠 기분이 별로예요. 같은 말을 들었는데 아빠가 이렇게 말해요.
"뭐? 다음에 한다고 그렇게 하기 싫으면 하지 마 누구 위해서 하는 건데 그만둬"
이렇게 말하죠.
어른다운 부모 세 번째는요.
어른 부모는 어른으로서의 품의와 권위를 지키지만 그렇지 않은 부모는 자신을 아이로 만듭니다.
부모는요. 분명 아이보다 모든 면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어요.
먼저 아이보다 나이가 훨씬 많습니다. 신체적으로 월등히 크죠.
여러분 생각 주머니라고 하는 이 생각 주머니가 아이보다 정말 큽니다.
그런데 아이와 다투는 우리 부모 모습 한번 보세요.
6살짜리 아이와 싸우는 부모는요. 딱 6살이에요.
어떤 땐 그만도 못할 때가 있습니다. 막 거친 숨 몰아쉬고요. 소리를 지르고요.
그리고 이렇게 말하는 경우도 있어요.
"너 때문에 엄마가 못 살겠다"
그러니까 이렇게 만든 모든 잘못이 엄마 부모 어른인 내 책임이 아니라 다 니가 그래서 그런 거야.
그러니까 니가 잘했으면 이런 일은 없어 이렇게 핑계를 대는 건데요.
여러분 이 핑계는 우리 아이들이 어렸을 때 자기 살고 싶어서 핑계대는 게 바로 발달 특징 중 하나거든요.
그런데 어른 부모가 아이한테 치사하게 핑계를 댑니다.
너 때문에 일어난 일이야. 너만 말 잘 들었어도 엄만 이렇지 않아. 원래 엄마 이런 사람 아니거든. 근데 너 때문이야.
어른다운 부모 제가 세 가지 말씀드렸는데요.
이걸 한마디로 얘기하면 어른 부모는 어른 뇌를 가동시킨다입니다.
어른뇌는요. 이성뇌예요. 이성뇌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20대 초반에서 20대 중반이면 완전히 발달합니다.
이성뇌가 100% 완성된 어른이 이제 이성뇌가 걸음마인 아이와 비슷한 수준 또는 그보다 못한 수준으로 말하고 행동한다면 아이 입장에서는요. 이건 뭐지? 그리고 엄청 불공평하다고 느낍니다. 불공정 거래죠.
부모 노릇이 힘들 때 이 한 가지만 기억하면 됩니다.
부모는 어른이다.
다시 아들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훈련소로 들어가는데요. 아 이제 군대 가서 다시 정말 보려면 한참 남았겠네.
요즘 코로나라서 휴가가 언제일지도 모른다는데... 이런 아쉬움이 커야 되는데,
제가 아이 등을 보면서 저 멀어져 가는 아이 등을 보면서 좀 더 잘해줄걸... 조금 더 잘 키울걸... 그랬습니다.
이제 장성한 어른이 돼서 입대하는 아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조금 더 잘 키울걸 ... 이라니 정말 뜬금없는 생각이잖아요.
아마도 전날 밤에 본 아들의 발 때문이었을 겁니다.
이불 밖으로 아들의 발이 나와 있는 거예요. 그러면서 이불 덮어주러 이렇게 갔는데 발 한번 만져보고 싶은 거예요.
그런데 못 만졌습니다. 깰까 봐.
그리고 내가 이제 아들의 발을 만지기엔 품안의 자식이 아니구나. 다 컸구나. 이 친구도 어른이구나
그러면서 산후 조리할 때 아들을 이렇게 품에 안고요.
발을 만지면서 제가 했던 말이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 거예요.
빨리 커 아가 엄마 늙어도 좋으니까 빨리 커. 그 당시 제가 굉장히 노산을 했거든요.
겁이 났던 모양이에요. 제 소원대로 아들이 이렇게 컸고요.
저는 이렇게 나이를 먹었습니다.
종종 그런 생각을 해요.
만약에 아이가 부모를 선택할 수 있었다면 과연 나를 선택했을까?
저 욕심에는요.
이런 말을 듣고 싶어요. 딸에게도 듣고 싶습니다.
엄마 저는 엄마 딸이라서 엄마 아들이라서 행복하고요.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엄마의 딸로 엄마의 아들로 태어나고 싶어요.
잘 모르겠습니다. 이런 말을 들을 수 있을지
저도 아이 키울 때 있죠. 참 많이 실수하고요. 어른답지 못할 때가 정말 많았거든요.
그런데 우리 부모에게는 여전히 시간이 있습니다.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것만큼 노력하면 되거든요.
이제 제 이야기를 마무리할 때가 됐습니다.
부모 노릇 힘들 때, 부모라는 이 이름을 내려놓고 싶을 때, 저는 이 말을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가 부모를 선택할 수 있었다면 과연 나를 선택했을까?
이 질문만 스스로에게 던져도요.
육아 전쟁을 치르더라도 좀 어른답게 치르지 않을까?
좀 덜 상처 주고 조금 덜 후회하지 않을까?
그러면 부모와 아이 모두 상생하면서 성장할 거고요.
그런데 여러분, 아무리 최선을 다해서 키웠어도요.
부모에게는 아쉬움과 후회가 남기 마련입니다.
더 잘하고 싶고, 더 잘 키우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이잖아요.
근데요. 이런 배짱도 필요합니다.
'더 잘하면 좋겠지만, 이만하면 잘하는 거 아니야?'
이런 자신감이요. 육아 효능감을 높일 겁니다.
저 자신에게도 들려주고 싶어요.
'더 잘했었으면 좋았겠지만 그만하면 잘한 거 아닌가?'
오늘 여러분께 아이 잘 키우려면 이렇게 이렇게 해야 합니다.
부모교육 전문가답게 거창한 이론을 들려드리지 않고요.
제 이야기 들려드린 것이 도움이 됐으면 좋겠고요.
사람이 사람을 키우는 일이요. 사실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마어마한 일이죠.
혼자서 멋지고 완벽하게만은 할 수가 없습니다. 실수도 많이 할 거고요. 가끔은 이런 말도 할 거예요.
내가 미쳤지, 내 자신이 정말 보여주고 싶지 않은 민낯도 여러분 많이 보여줄 때가 있을 겁니다.
육아는 도움이 많이 필요해요. '파이팅 힘내 잘해 할 수 있어' 육아는 이런 거 가지고 도움이 되지를 않아요.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하거든요.
저에게 상담해 주세요.
그러면 제가 부모 교육 전문가로서 선배 엄마로서 여러분에게 앞으로도 진심을 다해서 함께 할 겁니다.
제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하고요.
제 강연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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