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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시 1397회 | 힘든 상황일수록 더욱 포기하면 안되는 두 가지 | 최장혁 루게릭병 일상 브이로그 ‪@삐루빼로‬ 유튜브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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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상황일수록 더욱 포기하면 안되는 두 가지

 

 

  • 사진 속에 보이는 여자는 누구일까요? 바로???입니다. 저희는 왜 손을 잡고 다닐까요?

 

 

27살 루게릭병 환자인 누나의 보호자로 살며 깨닫게 된 것

 

 


사진 먼저 보시겠습니다. 

 

 

사진 속에 보이는 여자는 누구일까요?

사진 속에 보이는 여자는 바로 제 누나입니다.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의 형제 자매들끼리 손을 잡고 다니시나요?

그렇다면 저희는 왜 손을 잡고 다닐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누나를 둔 동생 최장혁입니다.

우선 루게릭병에 대해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루게릭병이란 몸에 있는 근육 세포만 선택적으로 죽이는 질병을 말합니다.

 

루게릭병 ❘ 몸의 운동신경세포만 선택적으로 파괴되는 질환

 

초반엔 몸이 점점 움직이기 힘들어지고, 말이 어눌해지며,

결국엔 호흡에 필요한 근육세포까지 죽게 돼 사망에 이르는 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보통 50대 후반부터 많이 발병이 된다고 하는데, 저희 누나는 이제 27살로 굉장히 특이한 케이스입니다.

 

 

누나가 아프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에는 가족 모두가 열정을 다해서 누나를 케어하고 서로를 배려했습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던 저의 가족들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지쳐갔습니다.

지친 가족들은 예전이라면 그냥 넘어갔을 가벼운 문제에도 크게 부딪히기 시작했습니다.

당장 눈앞에 아픈 누나를 돌보느라 가족들은 점점 스스로를 챙기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가족들이 모두 일을 하게 되는 상황이 되면서, 누나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이 없었고,

군 전역 후에 카페에서 알바를 하던 제가 일을 그만두고 누나를 챙겨주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서 군 전역 후에 예정되어 있던 대학교 복학마저 미루게 되고, 하던 일도 그만두게 되면서 주변 사람들의 걱정은 커져만 갔습니다.

 

하지만 저와 저희 가족들은 당장 본인들보다도 누나를 챙기는 게 더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듯이 가족들이 점점 지쳐가는 게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그때 저는 깨달았습니다.

아픈 사람을 돌보는 일이 단거리 달리기가 아닌 마치 마라톤과 같구나.

초반에 스퍼트를 낸다고 해서 꼭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아니고, 페이스 조절을 하며 멀리 바라봐야지만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후 저는 누나를 더 잘 챙기기 위해서는 제가 지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저를 돌보기 위해서 시작했던 것이 헬스였습니다.

 

 

24시간 중에 짧다면 짧은 1시간 30분 정도를 운동에 할애했습니다.

하지만 이 시간만큼은 온전히 저만을 위한 시간이었습니다.

저 스스로를 위해 땀 흘리고 노력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체력은 뒷받침되었고, 체력이 뒷받침되다 보니 마음의 여유까지 생겼습니다.

 

저뿐만이 아니라 저희 어머님께서도 누나가 일어나기 전의 시간을 이용해 새벽 수영을 다니기 시작하셨습니다.

새벽에 일어나실 때 피곤하고 힘들고 오늘 하루는 쉴까라는 생각도 들지만 

1시간가량 수영을 하고 오면 오히려 몸과 마음이 개운해지는 것을 느끼고 

저와 비슷하게 멘탈이 강해졌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가족들은 잠깐이라도 스스로를 챙길 수 있는 시간을 보내게 되면서 더욱더 긍정적으로 변했고, 이런 긍정적인 힘들 속에서 누나를 더 잘 챙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 친구는 군 복무를 하던 와중에 예상치 못하게 아버님께서 뇌염 진단을 받으셨습니다.

친구 아버님께서는 군 복무 중인 제 친구가 걱정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마음에 휴가를 나왔을 때 출근하는 척 연기를 하셨고, 약을 드셔야 하는 상황에서는 화장실에서 몰래 드시곤 하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결국 제 친구가 모든 사실을 알게 되었고, 속상했지만 그동안 말씀하지 않으셨던 아버님의 마음 또한 이해가 되기에 더욱더 아버님을 잘 챙겨드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친구도 초반엔 저와 비슷하게 열정을 다하며 아버님과의 시간을 보냈고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본인을 챙길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었고 자연스레 자기 자신은 뒷전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지친 그 친구는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는 저에게 연락이 와서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그때 저는 친구에게 단 한 가지만을 말해주었습니다.

지치고 막막할수록 당장 눈앞에 있는 문제도 중요하지만, 너 스스로를 돌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네가 지치지 않아야지만 아버님을 더 잘 챙겨드릴 수 있고 가족들과 더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얘기해 주었습니다.

하루에 짧은 시간이라도 너가 정말 좋아하고 그 시간 동안은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 활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 활동이 저와 저희 어머님처럼 운동일 필요도 거창한 활동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통화 이후 평소 수학을 좋아하던 제 친구는 수도쿠를 시작했습니다.

집중할 때는 어느새 2시간을 훌쩍 넘는 시간을 수도쿠  하지만 그 시간 동안에는 아무 생각도 들지 않고 많은 힐링이 되었다고 얘기해 주었습니다.

 

 

 

본인 스스로를 챙긴다는 것은 꼭 운동을 하거나 식단을 하거나 지식을 쌓기 위해서 공부를 하는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꾸준히 애정을 갖고 본인을 돌볼 수 있는 그 무언가를 하는 순간만큼은 너무 좋아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을 차단하고 다른 생각이 나지 않는 활동들을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 애정을 쏟다 보면 어느새 막막하다고 느껴졌던 문제들도 해결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힘든 상황들이 닥쳐오면 어떻게 해결하시나요?

주변 사람들에게 걱정이 되는 것도 부담이 되고 또 다른 힘듦을 주는 것 같아서 혼자 이겨내려고 하지는 않으신가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이겨낼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와 저희 가족들 또한 꽤 오랜 시간 동안 그렇게 지내왔습니다.

누나가 몸이 불편해 밖에 나가는 게 힘들어지자 집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을 찾게 되었고, 그렇게 시작하게 됐던 것이 유튜브였습니다. 영상을 찍어 편집하고 업로드하는 게 취미생활이 되었죠.

 

루게릭환자의 일상이야기

 

시작은 누나의 취미생활이었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어린 나이에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누나에게 관심을 가져주셨습니다. 누나가 업로드한 수많은 영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응원의 댓글을 달아주셨고, 개인 SNS를 통해서 응원 메시지를 보내주셨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은 응원뿐만이 아니라 먼저 묻지 않아도 본인은 어떠한 힘든 상황에 놓여 있는지, 우리 가족 중에 누구는 어떠한 병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근데 더 힘든 병을 앓고 있는 누나가 잘 지내려는 모습을 보니 나도 더 힘내야 되겠다.

우리 같이 힘내자 잘될 수 있을 거라고 말씀해 주셨고, 저희에게는 정말 큰 힘이 됐습니다.

 

아픈 게 죄도 아닌데 아프다는 사실을 가까운 친척들, 지인들에게조차도 숨기며 지내왔던 저희 가족들에게는 이 모든 상황들이 충격적이기까지 했습니다.

저희 유튜브 채널에 환자와 보호자의 위치에서도 우리가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이라는 영상이 있습니다.

 

 

이 영상을 찍게 된 계기는 앞서 말씀드렸던 수많은 연락 중에 본인의 가족 중에도 루게릭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다.

우리도 영상처럼 우리 가족들이 잘 지내고 싶은데 어렵고 힘들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잘 지낼 수 있냐?라는 연락들을 많이 받게 되었고, 그때 저는 제가 가지고 있던 생각들이나 방법들을 영상으로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이 영상을 찍게 됐습니다.

 

영상의 주된 내용은 아픈 누나와 아프지 않은 저를 동일선상에 두지 않고 누나를 약자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저희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노약자, 임산부, 어린이들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 큰 결심이 있어야지만 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약자이기에 한 번 더 양보할 수 있고 한 번 더 배려할 수 있는 것처럼 

저도 누나를 약자로 생각하게 되면서 누나가 어떠한 행동을 하더라도 한 번 더 이해할 수 있었고 

한 번 더 배려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저희 삐로삐로 채널을 시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실제 영상에 달린 댓글들을 확인해 보면 정말 많은 힘이 되었다라고 말씀해 주셨고, 

저에게 연락이 오셨던 분들 중에서는 영상이 마치 나에게 직접 말해주는 것처럼 공감이 되고 많은 힘이 되었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아프기 전부터 낯을 많이 가리고 내향적인 성격을 가져 남들과 교류가 많지 않았던 저희 누나는 유튜브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그런 소통을 통해서 많은 걸 느꼈는지 낯선 사람들과의 교류가 서툴면서도 한 분이라도 더 답장해 드리려고 노력했고, 영상을 좀 더 많이 찍으려고 노력했고, 밤새 침대에 누워서 유일하게 움직일 수 있는 엄지손가락 하나로 영상 편집을 했습니다.

 

루게릭병을 진단받았을 초반에는 굉장히 우울해하고 힘들어하던 저희 누나는 

어느새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됐고 병을 낳기 위해서 스스로 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힘든 상황일수록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이 굉장히 어렵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때일수록 더 마음을 열고 진심을 다해서 소통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고난을 이겨낼 힘도 얻기도 하고 몰랐던 새로운 방법을 알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오늘 말씀드린 두 가지 방법 모두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직접 행동으로 옮기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머릿속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더라도 또 다른 누군가가 저처럼 직접 말해준다면 그 효과 또한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하지만 당연하지만은 않은 그런 이야기들을 하려고 저는 오늘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제 이야기를 듣고 많은 분들이 힘을 내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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