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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시 1463회 | 디지털 문명에서 우리도 잘 살 수 있습니다 | 정한근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디지털 문명에서 우리도 잘 살 수 있습니다

 

 

코닥은 지금 어떻게 됐을까요?
복제약을 생산하는 제약 회사로 변신했습니다.
작년에 무려 주가가 1500% 폭등했습니다
기업들만 가능한 얘기는 아닙니다
우리들도 XXXX 한다면
디지털 이주민도 충분히 디지털 대륙에서 행복한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50대 이후의 삶이 달라진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장 정한근입니다. 

유명한 세바시 강연자 한 분이 스마트폰 등 디지털 문명과 함께 태어난 이들을 일컬어 포노 사피엔스라고 합니다.

 

포노 사피엔스 ❘ 스마트폰을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젊은 세대를 일컫는 말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잘 사용하는 젊은 세대, 이른바 MZ 세대를 뜻하는 말입니다.

그러면 우리 중년 세대는 뭐라고 부를까요? 그냥 호모 사피엔스입니다. 누구라고요? 바로 여러분입니다. 

 

 

요즘은 모든 것이 디지털과 모바일로 통합니다.

얼마 전 홈쇼핑을 시청하다 가격이 착해서 전화를 걸었는데, 모바일로 접속하면 더 좋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어요라는 말을 들었다고 실망감을 전해준 분이 계십니다.

홈쇼핑도 앱에서 구매해야 할인받는 세상입니다.

택시도, 영화관, 승차권 예매에도 앱을 사용해야 합니다.

익숙하지 않은 세대는 두렵고 절망스럽고 심지어 억울해하기도 합니다.

터미널 상점마다 도입된 키오스크는 어떻습니까?

첨단 기술의 변화를 추진하고 지원하는 방송통신전파진흥원 원장인 저도 늘 편하지는 않습니다.

 

 

공항에서 체크인 하는 키오스크를 처음 대했을 때 프론트 데스크로 바로 직진했던 당황스러운 기억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디지털 시민을 아예 포기하고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분들이 꽤 많다고 합니다.

 

 

디지털 전환 시대, 디지털 기기와 문명과 함께 태어난 이들을 디지털 네이티브, 즉 디지털 원주민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아날로그 세상에서 디지털 대륙으로 막 이민 온 여러분을 우리를 어리둥절 혹은 당혹해하는 사람들은 네 디지털 이미그란트 디지털 이주민이라고 부릅니다.

 

디지털 이주민


누구나 남의 땅으로 이민 가면은 여러 가지로 불편합니다.

문화에 익숙하지 않고 길도 낯설고 사람도 낯섭니다.

물론 그렇다고 이민자들이 다 못 살게 되는 건 아닙니다.

750만이 넘는 해외 동포들이 있는데 그분들은 그 땅에서 열심히 삶을 일궈 가고 계십니다.

큰 성공을 거둔 이민자들도 많습니다.

 

 

사실 두려운 게 당연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불가능한 건 아닙니다.

디지털 친밀도라는 게 나이와 반비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조급해하거나 미리 겁먹을 필요 없습니다. 

천천히 즐기면서 적응해 가면 됩니다.

디지털 이주민도 충분히 디지털 대륙에서 행복한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제 이야기를 들으면 조금 더 용기가 생길 겁니다. 

 

 

디지털 기술 변화는 요즘 시작된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조금만 기억을 되살리면 그 변화에 가장 먼저 부딪히고 살아남아야 했던 건 바로 기업들이었습니다.

코닥을 기억하십니까? 

필름 카메라를 사용해 본 세대는 아실 겁니다.

필름 회사인데 디지털 카메라가 나오면서 적응하지 못하고 파산한 회사로 다들 기억할 겁니다.

코닥은 지금 어떻게 됐을까요? 망했을까요? 

뒤늦게 새로운 트렌드에 적응하기 시작하면서 그동안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복제약을 생산하는 제약회사로도 변신을 했습니다.

 


작년에 무려 1500% 주가가 폭등했습니다.

디지털 대륙 해변에 난파돼서 새삼 서글펐던 기업이, 지금은 디지털 세상에 잘 적응해서 새로운 스토리를 써가고 있습니다.

 

 

초기 휴대폰 절대 강자 노케아는 어떨까요? 

스마트폰 중심으로 재편되는 모바일 시장 흐름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위기를 맞았지만 

과감하게 스마트폰 사업 철수 후에 지금은 5g 통신망 장비 분야에서 에릭슨, 화웨이와 함께 탑 3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기업들만 가능한 얘기는 아닙니다. 

우리들도 생각을 전환하고 태도를 바꾸고 도전을 시작한다면 더 멋지게 디지털 세상에서 살 수 있을 겁니다.

여러분 두려움은 실체 없는 허상일 수 있습니다. 

두려움 때문에 전진하는 마음을 쉽게 먹기는 어렵지만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도전은 지속돼야 됩니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주인공이 탄 우주선의 이름을 아십니까?

 

인디오 론스호입니다. 

인디오론스호는 멸망을 앞둔 인류의 생존을 위해 두려움 속에서 우주로 항해를 떠납니다.

인내 혹은 참을성을 뜻하긴 하지만 지속적이고 변함없는 행위와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두려움을 이기는 가치는 결국 인디오런스, 즉 지속적으로 도전하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렸을 때 살던 부산은 날씨 좋은 날 안테나를 통해 일본 방송을 볼 수 있었습니다.

1998년 일본 대중문화를 순차적으로 개방할 때 일본 드라마, 만화, 영화 등이 우리 문화를 점령할 것이라는 두려움은 매우 컸습니다.

하지만 그 두려움 역시 허상에 불과했습니다. 20년이 흐른 지금은 어떠합니까?

개방을 통한 극복이라는 당시의 도전과 결단은 적합했다고 생각합니다.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 아카데미 4관왕의 영화 기생충, 비티스의 빌보드 차트 1위 등

두려움을 넘어서 부딪혔을 때 아성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강자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은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K콘텐츠가 한국의 문화 침공으로 불릴 만큼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2천년 한국의 위성 방송 사업 도입 논의가 한창일 때 저는 사업 인허가에 참여한 담당 실무자였습니다.

자국 위성이 없는 나라가 위성 방송을 잘할 수 있을까?  위성 방송이 정말 필요할까?라는 주변에 의구심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우리 하늘 위에서 300여 개의 외국 위성 방송이 안방을 공략하고 있었던 걸 고려하면 더 이상 지체해서는 안 될 시점이었습니다.

사업을 준비하고 시작하는 방송 사업자 입장에서도 위성 수신기, 셋톱박스 보급 등 위성 방송 사업의 전망은 결코 쉽지 않은 매우 큰 도전이었습니다.

이후 디지털 위성 방송이 본격화하면서 고품질 방송, 전국 커버리지, 상가, 오지의 난시청 해소, 다채널 서비스 등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중요한 가교 역할을 했습니다.

작년 초 KCA 원장으로 취임했습니다.

코로나19로 지금까지 전 직원과 모두 모이는 시간을 갖기 어려웠습니다.

쉼도 온라인이었습니다.

 

 

올해 7월 창립 기념식을 메타버스로 진행했습니다.

메타버스로 직원들과 가상 세계에서 다 같이 만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는 메타버스 전문가도 아니고 이노베이터도 아닙니다.

직함을 떼면 저도 아날로그 대륙에서 근무한 평범한 디지털 이주민입니다.

여러분도 할 수 있습니다. 

단지 현재까지 하지 않았을 뿐입니다.

 

 

 

디지털 유목민이라고 아십니까? 

과거 마을 타고 드넓은 유라시아 대륙을 안방처럼 누비던 몽골 제국과 같이 

우리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여 원격 근무, 재택 근무, 비대면 영상회의 등 

공간의 구애 받지 않고 광활한 디지털 대륙을 달릴 수 있습니다.

 

 

 

선택 근무라고 들어보셨나요? 

최근 코로나19 장기화와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워케이션이 뜨고 있습니다.

휴양지 등 원하는 곳에 머무르면서 일과 휴식을 병행하는

퇴근 후에는 산이나 바다로 떠나는 새로운 삶과 일의 방식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KCA도 디지털 원주민과 이주민을 위해 이번 달에 시범 도입합니다.

한 달 후 직원들의 반응이 정말 기대됩니다. 

 

 

 

 

 

최근 조사를 보면 디지털 문해력 수준과 디지털 세대 간 역량 격차는 OECD 국가 중 바닥권입니다.

디지털 격차 해소, 디지털 포용 정책이 있지만 여전히 많이 부족합니다.

정부도, 기업도, 사회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동시에 여러분 개인들의 노력과 시도 또한 필요합니다.

최신 AI 기기, 모바일 제품을 구매하여 소비하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디지털 대륙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결국 능동적으로 생산과 참여의 직접 주체가 되어 보길 권해봅니다.

작게는 댓글도 열심히 달아보고, 유튜브를 시청하면서 구독과 좋아요도 눌러보고, 좋아하는 게시물을 발견하면 지인들과 공유도 하고, 디지털로 참여하는 투표나 이벤트도 해보면 됩니다.

참여나 생산까지 행위를 하는 것이 디지털 이주민으로서 디지털 대륙에 사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저도 디지털 이주민이지만 매일 모바일로 웹 매거진이나 SNS의 정보를 습득하여 업무에 활용하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이주민이라는 존재는 디지털 세상에 불시착한 손님이나 불청객이 아닙니다.

아직 무궁무진한 역량을 가진 존재들입니다. 

오히려 아날로그 감성을 디지털에 녹일 수 있는 가능성이 많이 있어 디지털 이주민들을 고객으로 잘 모시는 기업과 서비스가 성공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세상은 개척전의 신대륙처럼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알리바바 마윈의 말이 떠오릅니다. 

나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단지 나는 교사였다. 

내가 지금 알리바바에 기여한 유일한 것은 서비스가 사용자 친화적인지 테스트를 직접 했다는 것이다.

컴맹인 내가 쓸 수가 있을 정도가 돼야 출시할 수 있게 했다.

 

 

 

디지털 시대 사용자들이 어떻게 기술을 잘 활용하느냐는 사실 개인적 노력만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서비스 기획자나 그 기업들의 역할도 매우 중요합니다.

이걸 만드는 사람들이 사용자를 고려한 생각과 디자인 기능, 이런 것들을 잘 고민해야 됩니다.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맞춰 사용자 중심의 5g 전파 자원 확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콘텐츠 발굴과 제작 지원, 디지털 포용사회 실현을 위한 ICT 기금 투자 확대를 적극 모색할 겁니다.

저 또한 디지털 이주민이 더 당당하고 행복하도록 한 발 더 나아가 디지털 세상의 주인이 될 때까지 더 집중하고 더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제일 중요한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무엇이냐면 하루에 30분 혹은 10분이라도 디지털 기기를 끄고 지내는 시간을 가져보시라는 겁니다.

여태껏 디지털 이주민으로 잘 적응하고 잘 사는 법을 이야기해 놓고 디지털 기기를 끄고 살라는 게 앞뒤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오해하실 수도 있지만 제 이야기를 한번 들어주십시오.

 

 

또 다른 세상을 만날 때는 잠시 꺼두셔도 좋습니다.

20여 년 전에 히트 친 한 통신사의 광고 카피 메시지입니다.

저는 이 광고 카피가 주는 메시지가 일상이 더욱더 디지털로 촘촘히 연결된 지금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KCA는 2014년 나주로 본사를 이전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나주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출근 전 새벽 아침마다 틈틈이 산책을 합니다.

 

나주 혁신도시 호수 공원

 

혁신도시 나주에는 아름다운 호수가 있고 그 주변을 혼자 천천히 걷습니다.

그 시간만큼은 스마트폰도 꺼두고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산책과 사색을 즐깁니다.

저에게는 이 시간이 너무도 소중합니다. 

우리는 정말 바쁩니다.

늘 디지털 기기를 통해 타인과 세상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을 성찰하고 나의 삶을 사색하는 그런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게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많은 심리 전문가들은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볼 것을 강력하게 추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 디지털 이주민으로 두려움에 맞서 열심히 도전하고 참여하면서 사는 가운데 

꼭 짧은 시간이라도 하루에 한 번은 그 디지털 문명에서 벗어나 혼자만의 시간을 계획하고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디지털 이주민으로서 더욱더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