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도 오래 버티는 힘, ㅇㅇㅇ가 필요합니다 | 신예리 전 JTBC교양팩추얼 본부장 | #피땀눈물 #손석구 #손석희 #발레 | 세바시 1824회
어 저는 절대 정치 안 할 건데요.
아 그럼 뭐 할 건데요? 저는 발레 할 건데요.
선생님의 시범을 보고 그대로 따라하려다가 중심을 잃고 바닥으로 꽈당.
근데 그때 선생님이 다가오셔서 원래 넘어져 봐야 일어날 수도 있는 거라고 가슴이 울컥 하는 거예요.
제가 그동안 수없이 넘어지고 엎어지고 그랬다가 다시 일어났던 기억이 저라라.
어 이 자리에도 오늘 힘든 일 마치고 오신 직장인 여러분
이 앞에서 여러분이 흘렸던 피땀 눈물을 한번 믿어보시면 어떨까요?
📌 요약 (신혜리 강연)
- 새로운 도전의 시작
- 33년간 방송사에서 일하다가 구조조정으로 퇴직.
-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55세에 발레에 도전.
- 넘어짐과 일어섬의 교훈
- 첫 수업에서 중심을 잃고 넘어졌을 때, 선생님이 "넘어져야 일어날 수 있다"는 말을 해주심.
- 직장 생활, 방송 인생, 유튜브 '밤샘 토크' 도전 경험을 통해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면 된다"는 깨달음을 얻음.
- 버티는 힘과 작은 목표 (살라미 전술)
- 발레의 어려운 동작(피루엣, 데블로페)을 꾸준히 연습하며 체득.
- "큰 목표 대신 작은 목표를 쌓아가라"는 살라미 전술을 발레와 방송 모두에서 활용.
- '차이나는 클라스'도 작은 도전들의 연속으로 6년 3개월간 이어옴.
- 삶의 속도와 방향 전환
- 주변에서 정치 제안도 받았지만 "저는 발레 할 건데요"라고 답변.
- 오드리 햇번처럼 화려함보다 진짜 마음이 끌리는 일을 하고 싶다는 다짐.
- 인생 1막은 숨가쁘게 달려온 '알레그로'였다면, 2막은 느리고 우아한 '아다지오'의 속도로 살고자 함.
✨ 핵심 메시지
-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
- 작은 목표를 꾸준히 달성하며 버텨라.
- 남들 눈이 아닌, 내 마음이 끌리는 길을 선택하라.

네 안녕하세요.
저는 일 년째 행복하게 발레를 배우고 있는 신혜리라고 합니다.
그래서 방금 전에 인사도 살짝 발레식으로 드려봤는데 어떠셨어요? 좀 괜찮았나요?
사실 무대에서 이렇게 발레식으로 인사를 해 본 게 처음이라서 많이 떨렸는데요.
오늘은 제가 적지 않은 나이에 발레에 도전하면서 느꼈던 것들
그리고 발레를 배우다 보니까 새삼스럽게 일과 삶에 대해서 느끼게 된 것들이 있는데
그 점에 대해서 여러분들께 말씀드리려고 나오게 됐습니다.
혹시 이 자리에는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데 아니면 많이 들어본 목소리인데 하고 저를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1년 전까지 방송에서 일했던 사람이거든요.
금요일 밤 12시 넘어서 여야 정치인들이 나와서 밤새 열변을 토하던 밤샘 토론이라는 프로그램 보신 적 있으세요?
보신 적? 반갑습니다.
아니면 손석구 배우님, 잔나비 최정우 님 싱어게인 우승자 이승윤 님 팬들 여기 안 계신가요?
그분들 찐팬이라면 유튜브에서 밤샘 토크 안 찾아보셨을 리 없는데요.
어떠세요? 네 제가 그때 그 진행자였습니다.
그런데 방송 진행하던 사람이 왜 뜬금없이 발레 얘기를 여기에 나와서 한다는 건지 궁금하시죠?
실은 꼭 1년 전에 제가 무려 33년 동안 열심히 일했던 회사로부터 퇴직 통보를 받았거든요.
회사가 어려워져서 구조조정을 불가피하게 해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만약에 여러분들께서 그런 일을 겪으신다면 무슨 생각이 드실 것 같으세요?
저는요
'아 빨리 새롭게 몰두할 수 있는 뭔가를 찾아서 그걸 시작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했어요.
제가 원래 아 잠시도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그런 스타일의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그런 사람이 아무 일도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너무 우울하고 무기력해질 것 같은 거예요.
그런데 그때 그 순간 제 머릿속에 짠 하고 떠오른 게 바로 발레였습니다.네
왜냐하면 제가 원래 발레에 대해서 좀 로망이 있었거든요.
발레 공연 보러 다니는 것도 좋아하고요.
그래도 그렇지 발레라는 게 아무나 막 그렇게 시작할 수 있는 취미 같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제 생각에는 그 정도로는 힘든 일에 도전해야 제가 거기에 딱 몰두해서 온갖 잡생각이 사라질 것 같았던 거죠.
그래서 마음이 바뀌기 전에 곧장 집 근처 발레학원에 찾아갔습니다.
제 나이 55살에 난생 처음 발레의 세계에 도전한 겁니다.

근데 여러분 한번 상상해 보세요.
스무 살도 아니고 서른 살도 아니고 쉬 다섯 살에 발레를 배우는 과정이 과연 어땠을까요?
네 제가 원래 좀 모범생과라서 평생 부모님이나 선생님들께 싫은 소리 들어본 기억이 없거든요.
그런데 발레를 시작한 뒤로는 정말 매번 수업 때마다 얼마나 지적을 많이 받았는지 몰라요.
그거 아니라고 틀렸다고 다시 해보라고요.
그러니까 발레가 어려울 거라고 제가 짐작은 했지만, 어려워도 너무 어려운 거예요.
그 발레 동작이 여럿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제가 제일 어렵다고 느꼈던 것이 피로엣이라는 턴 동작이거든요.

이렇게 한쪽 다리를 축으로 세우고요 다른 쪽 다리를 축 다리의 무릎 부위에 댄 다음에 팽이처럼 핑그르르 도는 거예요.
그런데 제가 거짓말을 안 못 하고 지난 1년 동안 정말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이 동작을 연습했거든요.
그런데
아직까지도 완벽하겐 못합니다.
사실 제가 오늘 오전에도 발레 수업에 갔다 왔는데, 아 오늘도 망했어요.
오늘도 잘 못했어요.
지금도 이럴 지경인데 처음 배울 때는 어땠겠어요.
이 피루엣이라는 동작을 처음 배우던 날을 정말 잊을 수가 없는데요.
이유는 무엇이냐.
제가 선생님의 시범을 보고 그대로 따라하려다가, 중심을 잃고 바닥으로 꽈당 하고 넘어졌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그 짧은 순간에도 이 생존 본능이 있었는지 살이 제일 많은 허벅지 부위로 제가 이렇게 탁 넘어졌거든요.
그래서 크게 다치거나 하지는 않았어요.
다행히.
그런데 문제는 너무 창피했다는 거죠.
같은 배에서 배우던 모든 분들이 막 놀라가지고 저를 막 이렇게 뚫어져라 쳐다보는데 민망해서 어쩔 줄 모르겠더라고요.
근데 그때 선생님이 다가오셔서 괜찮으시냐고 이렇게 물으셨어요.
그래서 제가 그렇다고 답을 하니까 선생님이 이러시더라고요.
원래 넘어져 봐야 일어날 수도 있는 거라고.
그러니까 이제 그만 천천히 일어나 보라고, 언제까지 그렇게 주저앉아 계실 거냐고.
그 말을 듣는데 가슴이 울컥 하는 거예요.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나면 되니까 괜찮다 넘어져도.
그런 얘기를 듣는데, 제가 그동안 수없이 넘어지고 엎어지고, 그랬다가 다시 일어났던 기억이 챠라락
여기 제가 33년 동안 직장 생활했다고 말씀을 드렸잖아요.
이 자리에도 힘든 일 마치시고 오신 직장인 여러분들 많이 계실 텐데,
일하다 보면 얼마나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엎어지고, 넘어지고 하는 일들이 많습니까?
그리고 그럴 때마다 우리가 매번 최선을 다해서 있는 힘을 다해서 다시 일어서려고 하잖아요?
왜냐하면 계속 그렇게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으니까.
그러면 직장생활을 계속할 수 없으니까.
저도 그랬던 것 같아요.
제가 밤샘 토크를 진행하기 전에는 밤샘 토론이라는 프로그램을 무려 7년 2개월 동안 진행했었어요.
손석희 전 사장 아시죠?
그분이 부임하신 뒤에 후배들한테 그 쓸 만한 프로그램 아이디어 좀 내봐라 이렇게 최근을 하셨던 거죠.
그래서 제가 새로운 토론 프로를 해보면 어떠냐? 라는 아이디어를 냈어요.
양쪽 진영의 생각이 워낙 다르다 보니까 60분, 100분 이렇게 토론해서는 결론이 나지 않는다.
그러니까 말 그대로 밤새, 끝장 토론하는 신개념 프로를 만들어보자 이렇게 얘기를 했죠.
얼마 안 가서 사장이 부르시더니 저한테, 그 밤새 한다는 토론 한번 해 봐라.
어 그런데 너 말 꺼낸 사람이 책임져야 되는 걸 알지? 진행도 네가 직접 하는 거야.
그 바람에 제가 무려 7년 2개월이나 꼬박 격주로 금요일 밤을 세우게 된 겁니다.
직장생활하면서 말 함부로 꺼내면 안 됩니다. 여러분
그런데 몇 년 전에 회사가 긴축경영에 들어가게 되면서, 그 밤샘 토론에 문을 닫게 됐습니다.
그러니까 고생고생 키워왔던 프로그램을 느닷없이 접게 되니까.
저랑 우리 후배 PD들은 그야말로 바닥으로 꽝 하고 넘어지는 그런 기분이었거든요.
그런데 저희가 오래 주저앉아 있지는 않았어요.
그동안 우리가 쌓아왔던 노하우와 네트워크가 너무 아까운 거예요.
그러니까 뭐라도 한번 해보자 이런 절실한 마음을 가지고 유튜브에서 밤샘 토크를 새롭게 시작했습니다.
근데 여러분 그거 아세요?
이 밤샘 토크란 프로는요 제작비 0원으로 출발했어요.
회사에서 시켜서 한 일이 아니다 보니까 금전적인 지원을 전혀 기대할 수 없었던 거죠.
그래서 이런 스튜디오가 아니라 회사 휴게실에 카메라 이렇게 몇 대 세우고요.
그리고 전문 촬영 감독을 쓸 수 없어서 우리 후배 PD들이 대학교 졸업하고 처음으로 카메라를 잡았어요.
그리고 작가도 없으니까 대본도 제가 직접 썼고요.
그렇게 정말 맨땅에서 시작한 프로였는데, 점점점점 입소문이 나더니,
당대 최고 스타였던 손석구 배우가 출연하는 일까지 벌어지게 된 거죠.

인급동이라는 말 혹시 아시나요?
인기 급상승 동영상 그런데 이 손 배우가 출연한 밤샘 토크 1회 영상이 유튜브에 뜨자마자 잉급동 1위를 찍었잖아요.
만약에 밤샘 토론 끝난 다음에 저랑 우리 후배 PD들이 낙담해서 계속 주저앉아 있었다면 이런 일 없었겠죠.
우리가 바닥을 박차고 스스로 일어난 덕분에 모두 더 단단해지고 유연해질 수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솔직히 밤샘 토크를 처음 시작할 때, 걱정도 되고 자신도 별로 없었어요.
누구나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는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 그렇게 불안한 생각이 들잖아요.
그런데 겉으로 보이지는 않아도 우리 안에는 내공이 어딘가에 숨겨져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새로운 일을 해야 될 때 그 내공이 힘을 발휘하는 거죠.
그러니까 여러분도 낯선 일에 도전해야 할 때, 너무 주저하거나 겁내지 마시고, 여러분이 흘렸던 피땀, 눈물을 한번 믿어보시면 어떨까요?
제가 무모하게 발레에 도전한 것도 아 솔직히 제가 믿는 구석이 하나 있었기 때문이거든요.
제가 춤은 한 번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는데, 그 대신에 아주 오랫동안 날마다 스트레칭을 했었고요
걷기랑 뛰기를 꾸준히 하면서 체력을 다져왔었어요.
만약에 이런 구력조차 없었으면 제가 아마 발레를 시작할 엄두를 못 내지 않았을까요?
네 감히 55살에 제가 발레에 도전할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거는, 예전에 제가 흘렸던 땀에 대한 믿음 덕분이었던 거죠.

그런데 이렇게 제가 당차게 발레를 시작하긴 했는데 1년씩이나 계속하게 될 거라고는 솔직히 확신하지 못했습니다.
제 주변에 있는 분들도 그러셨대요.
그래 네가 발레를 시작했구나, 근데 얼마나 가는지 한 번 내가 두고 보자 이러셨다는 거예요.
그런데 제가 33년 동안 한 직장에서 산전, 수전, 공중전까지 다 치러 봤던 그 짬바가 있잖아요.
그런데 그 짬바가 정말 무서운 거더라고요.
이 발레에서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정말 많았는데, 그거를 어찌어찌 이겨내고서 지금 이 순간까지 버텨낸 거예요.
대개 발레를 한다고 그러면 많은 분들이 어머 유연성이 참 좋으신가 봐요. 이렇게 저한테 얘기를 하시거든요.
그런데 제가 직접 해보니까 물론 유연성도 중요한데, 오래 버티는 힘 이 전문 용어로는 근 지구력이라고 하거든요.
그게 정말 중요한 거예요.
이 발레 동작 중에 데블로페라는 게 있어요.
그게 다리를 천천히 들어올려서 오래 버티는 거거든요.
궁금한 분들은 댁에 돌아가셔서 식탁 모서리 이런 거 붙잡고 한번 다리를 이렇게 옆으로 들어올려 보세요.
아마 10중 89는 몇 초 못 가서 뚝 떨어뜨리실 거예요.
아! 내 다리가 이렇게 무거웠나? 이렇게 생각하시면서요.
저도 별로 다를 게 없어서 요즘도 데블루페를 하면은 너무 힘들어서 바들바들 바들바들 떨면서 안간힘을 쓰게 되거든요.
하지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저한테는 33년 동안 직장 생활을 버텼던 구력이 있잖아요.
그러니까 데블로페처럼 잘 안 되는 동작도 수십 번 수백 번씩 연습하면서,
아 그래도 오늘은 어제보다는 조금 나아졌네, 이렇게 스스로를 토닥토닥 하면서 1년째 버텨오게 된 겁니다.
선생님이 그러시더라고요.
이 발레에서는 살라미 전술이 아주 중요하다고요.

우리가 처음부터 너무 큰 목표를 세우면 이루기가 어렵고 그래서 지레 좌절하고 포기하게 되잖아요.
그런데 이렇게 얇게 점여서는 살라미 소시지처럼 작은 목표를 세우고 그걸 하나하나 이뤄 나가다 보면 오래 버텨낼 수도 있다는 거죠.
그런데 제가 방송 일을 할 때도 그랬던 것 같아요.
제가 기획하고 만들었던 프로 중에 여러분들 혹시 차이나는 클래스라는 프로 아시나요?
네 그 프로가 있거든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시신 유홍준 교수님도 나오셨고 또 정의는 무엇인가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 교수님 내로라 하는 석학들이 모두 출연하셨었거든요.
그런데 사실 방송가에는 1년도 못 가서 문 닫는 프로들이 수두룩해요.
그런데 차이나는 클라스는 6년 3개월이나 이어진 장수 프로였단 말이죠.
그런데 이렇게 오래 버틸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가 바로 살라미 전술이었습니다.
이게 뭐든지 오래되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우리는 계속해서 안 해봤던 것, 새로운 것 시도하는 목표를 계속 계속 세워서 이뤄나가는 그런 방식을 택했던 거죠.
요즘 막 벚꽃 너무 예쁘잖아요.
이렇게 날씨가 좋을 때는 스튜디오를 뛰쳐나가서 밖에서 현장 학습을 해보기도 하고요.
또 방학 때는 학생하고 학부모들을 관객으로 초대해서 공개 강연을 하기도 하고요.
갖가지 공연과 강연을 결합시킨 콜라보를 해보기도 했었어요.
이렇게 정말 도장 깨기 하듯이, 하나하나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다 보니까.
6년 3개월째 저희가 버티고 있을 수 있었더라고요.
일이든지, 아니면 운동이든지, 여러분들도 지속해서 오래 하고 싶은 것들이 하나씩은 다 있으시잖아요.
그렇다면 이 살라미 전술을 한번 활용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제가 정말 강추합니다.
네 괜히 한참 앞서가는 남들 쳐다보면서 비교하고 주눅 뚫고 그러면서 포기하지 마시고요.
어제보다 나은 오늘
지난주보다 나은 이번 주를 목표로 삼아서 한 걸음씩 한 걸음씩 나아가시다 보면은
어느새 출발점보다 멀리 나와 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시게 될 겁니다.
발레를 통해서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야 한다는 것
그리고 오래 버티려면 작은 목표를 세우고 그걸 하나씩 이뤄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됐다는 말씀을 드렸는데요.
저는 이렇게 요즘 인생과 꼭 닮아 있는 발레를 배우는 하루하루가 무척 즐겁습니다.

여전히 발레는 너무 어렵고요 저의 발레 실력은 한심한 수준입니다.
하지만 발레를 하는 시간만큼은 제가 온전히 몰입할 수 있고요.
그리고 아주 조금씩이지만 이렇게 발전할 수 있다는 그 성취감이 저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런 얘기를 하면 저를 걱정하는 지인들이 있어요.
너 앞으로 발레 뜯어먹고 살 거냐?
어 어서 빨리 좋은데 취직을 다시 해야지 이러시는 거예요.
그런데 물론 발레를 뜯어먹고 살 수는 없죠.
그리고 설마 제가 아무 대책 없이 발레만 하고 있지는 않을 것 아니에요?
지난 학기부터 제가 대학에서 기자와 PD가 되기를 꿈꾸는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고요.
그리고 학술재단 한 곳과 손잡고 과학의 즐거움을 나누는 콘텐츠도 만들고 있습니다.
제가 둘 다 굉장히 좋아하는 일이라서 아주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하고 있어요.
그런데 저의 지인들은 아니 아니 그런 거 말고 더 폼나고 더 잘 나가는 자리에 가야지 이제 이러시는 거예요.
사실 제가 방송사에서 토론 프로 앵커도 했고요. 그리고 또 방송사에서 임원까지 지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주변에서 정치하라는 얘기를 진짜 많이 들었어요.
퇴직하고 난 다음에 마침 총선 시즌이었잖아요.
그래서 정치권에서 영입 제안 비슷한 것도 사실 받았습니다.
그때 제가 어 저는 절대 정치 안 할 건데요 라고 말을 하니까 제안하신 분이 아 그럼 뭐 할 건데요?
라고 그러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뭐 했을까요?
저는 발레 할 건데요.
그때 너무 기막혀 하던 표정이 눈에 선합니다.
이 방송 혹시 보고 계실까요?
여전히 발레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오드리 햇번이라는 배우 잘 아시죠?
제가 휴대폰 배경 화면에 아주 붙박이로 저장해 둘 만큼 정말 오랫동안 흠모해 온 그런 분인데요.
뒤늦게 알고 보니까 아 이분이 오랫동안 발레를 하셨더라고요.
어쩐지 제가 끌렸던 이유가 있었던 거예요 네
그런데 화려한 음악의 스타였던 이 햇번이 은퇴 후에는 가난한 나라 아이들을 돕는 일로 인생 이막을 채워나갔습니다.
이분이 대장암에 걸려서 죽음을 코앞에 뒀던 그 순간까지도 소말리아 오지에 찾아가서 봉사 활동을 펼치셨을 그런 정도였어요.

아마 그게 그분으로서는 정말 가슴 뛰고 하고 싶은 일이었기 때문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햇번처럼 인생 2막을 살아보려고 그렇게 꿈꾸고 있어요.
남들 보기에 폼나는 일 말고요.
아 정말 제 마음이 끌리는 일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네
그러기 위해서 속도 조절부터 좀 해보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제가 정말 너무 숨가쁘게 정신없이 알레그로의 속도를 살아왔거든요.
하지만 이제부터는 느리지만 우아한 아다지오의 속도로 살아보려고 합니다.
사실 음악에만 아다지오가 있는 게 아니라 발레에도 아다지오가 있어요.
이 느린 음악에 맞춰서 천천히 우아하게 춤추는 걸 말하거든요.
근데 제가 워낙 알레그로로 정신없이 살아온 탓인지 이 발레 아다지우를 하는 게 너무 어려운 거예요.
그래서 인생도 발레도 아다지오를 멋지게 해내는 게 인생 이막에 접어든 제가 세운 새로운 목표입니다.

발레를 통해서 풀어낸 제 인생 얘기가 여러분들 마음에 다 닿았기를 바라면서 오늘 강연을 마치겠습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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