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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부부의 사내 연애·결혼 자립 — 정은혜·조영남·어머니 장차현실 | 폭싹 속았수다 양관식이 옆자리에 | 세바시 1975회

"우리 은혜 작가는 뇌병변 장애인으로, 또 영남 작가는 시설 장애인으로 — 성인이 되어 학교를 졸업하고도 아무 데도 갈 데가 없었어요. 그러니 저렇게 이불을 뒤집어쓰고 혼자 뜨개질을 하고 있었죠." 다운증후군 캐리커처 작가이자 tvN 〈우리들의 블루스〉 한지민의 쌍둥이 영희 역으로 알려진 정은혜 작가가 사내 연애 끝에 결혼·자립을 앞두고 세바시 1975회 무대에 섰습니다. 그것도 — 약혼자 조영남 작가, 어머니이자 만화가 장차현실(만화 〈정차현실〉의 그 작가), 그리고 아빠와 함께.

📌 한 줄 요약

발달장애인 두 사람의 사내 연애·결혼·자립 — 그리고 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가족의 응원과, 노동자로서 급여를 받는 '권리중심 일터'라는 사회적 지원이었다.

⭐ 추천 점수

★★★★★ 5/5 — 18분 동안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당사자·우리 사회 모두에게 닿는 강연. 정은혜·조영남 커플의 영상 인터뷰가 본편 절반을 차지하는 다인 출연 구성으로, 강연자 한 명이 풀어내는 일반 회차와 결이 다릅니다. 보고 나면 '폭싹 속았수다'와 '우리들의 블루스'를 다시 보고 싶어집니다.

👥 이런 분께 추천해요

① 발달장애인 자녀의 미래·자립·연애·결혼이 어떻게 가능한지 막막한 부모님

② '시설'과 '탈시설'이라는 단어가 아직 추상적으로만 느껴지는 분

③ 정은혜 작가의 그림이나 〈우리들의 블루스〉를 봤던 분 — 그 다음 이야기가 궁금했던 분

📑 목차

1. 무대 위 네 사람 — 정은혜·조영남·장차현실·아빠의 등장
2.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삶 — 이불 속 뜨개질
3. 비언어적 소통 도구로서의 예술 — 리버마켓, 그리고 일터
4. 사내 연애 — "매일 아침 커피를 내려와서 책상에 놓아주는 사람"
5. 〈우리들의 블루스〉를 보고 이미 반해버린 영남 씨
6. 폭싹 속았수다의 양관식 — 그 사람이 옆자리에
7. 결혼 허락 — "이 기회를 놓치면 또 올까"

 

세바시 1975회 — 발달장애인 두 사람의 연애·결혼·자립 (정은혜 작가 + 조영남 작가 + 장차현실 외)

 

검은 무대 위 빨간 카펫에 정은혜 작가의 아빠·사위 조영남·신부 정은혜·어머니 장차현실 네 사람이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 배경에 세바시 15분 로고
무대 위 네 사람 — 정은혜 작가의 아빠(좌측 진행)·사위 조영남 작가·정은혜 작가·어머니 장차현실 (세바시 1975회)

 

발달장애 부부의 사내 연애와 결혼 자립 — 정은혜·조영남, 그리고 가족의 18분

1. 무대 위 네 사람 — 정은혜·조영남·장차현실·아빠의 등장

강연은 일반적인 한 사람 무대가 아니었습니다. 정은혜 작가의 아빠가 진행자처럼 마이크를 잡고 강연을 열고, 정은혜 작가는 무대 위에서 "리얼굴 은혜씨" 작가이자 〈우리들의 블루스〉 한지민 쌍둥이 영희 역을 맡았던 이영희(드라마 속 이름)로 자신을 소개합니다. 그 옆엔 약혼자 조영남 작가, 그리고 어머니 — 만화가이자 장애인부모연대 활동가인 장차현실이 함께 앉았습니다. 본인이 "이름이 장차현실이라 현실적인 사람이에요"라고 농담을 던지는 그 작가입니다.

아빠는 본격 이야기에 들어가기 전 한 가지를 짚습니다 — "우리가 일하고 사람을 만나고 사랑하고 결혼하고 가정을 꾸미는 일은 굉장히 평범한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 정은혜·조영남에게는 굉장히 꿈 같은 현실이죠." 그래서 결혼 소식 하나가 뉴스로 쫙 퍼졌고요.

2.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삶 — 이불 속 뜨개질

 

리버마켓 그늘 아래 테이블에서 빨간 티셔츠를 입은 정은혜 작가가 펜을 들고 그림을 그리며 정면을 응시하는 모습
'니얼굴 은혜씨'로 활동하는 다운증후군 캐리커처 작가 정은혜 (출처: 영화 〈니얼굴〉 스틸컷)

 

두 사람의 이야기를 듣기 전, 아빠는 발달장애인 자녀들의 일상을 한 줄로 정리합니다. "은혜 작가는 뇌병변 장애인으로, 영남 작가는 시설 장애인으로 — 성인이 되어 학교를 졸업하고도 아무 데도 갈 데가 없었어요."

 

빈티지 필름 프레임 속에서 푸른 책장을 등진 채 분홍색 옷을 입은 정은혜가 초록색 털실로 뜨개질을 하고 있는 옛 영상 한 컷
사회적 관계가 단절된 삶 — 졸업 후 갈 곳을 잃은 정은혜 작가가 이불 속에서 혼자 뜨개질하던 옛 영상

 

아빠가 풀어낸 그 다음 한 줄이 무대를 가장 조용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니 저렇게 이불을 뒤집어쓰고 혼자 뜨개질을 하고 있었죠. 이게 어디 인간의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발달장애인이 학교를 졸업한 뒤 사회에서 갈 곳을 잃고 가장 작은 방으로 들어가야 하는 — 그 단절의 결정적 원인은, 아빠의 진단으로는 단 하나였습니다. 언어적 소통의 어려움.

3. 비언어적 소통 도구로서의 예술 — 리버마켓, 그리고 일터

 

화실에서 발달장애인과 활동가 30여 명이 단체로 모여 색색의 점이 가득한 그림 두 폭을 들고 함께 카메라를 향해 웃고 있는 단체 사진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일터 — 발달장애인 30명이 모여 그림을 그리고 월급을 받는 일터

 

그래서 가족은 다른 소통 도구를 찾았습니다 — 정은혜 작가의 그림. 한강 변 리버마켓에 정은혜의 캐리커처 부스를 세웠고, 손님 한 명 한 명을 만나며 사회적 관계가 서서히 확장됐습니다. "비언어적 소통 도구로서의 예술이, 이 사람의 사회 활동을 확장시키는 아주 훌륭한 도구다."

그리고 지금 정은혜 작가는 — 30명의 동료들과 함께 그림을 그리고 월급도 받는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일터에서 일합니다. 어머니 장차현실이 강연 후반에 짚는 사회적 사실 한 줄. "부모의 사랑은 아름답지만 한계적이에요. 너무 분명하잖아요 — 이분들보다 제가 먼저 죽는다는 거." 그래서 가족만으로는 안 되고, '사회적 지원'으로서 일터·시설·노동자로서의 급여가 필요하다는 것.

4. 사내 연애 — "매일 아침 커피를 내려와서 책상에 놓아주는 사람"

그 일터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본 강연의 본 줄거리입니다. 2024년 2월 1일, 영남 작가가 일터로 돌아왔고 — 매일 아침 커피를 내려 정은혜의 책상에 놓아두기 시작합니다. 정은혜의 인터뷰 답이 단순합니다. "제가 그 커피 맛에 반했어요."

아빠가 옆에서 농담을 던집니다. "꼬신 거야?" "네, 꼬신 거야." 무대 객석이 한 번 크게 웃은 순간이었습니다. 어머니 장차현실의 관찰. "영남 씨가 늘 8시 반에 먼저 와서 사무실 청소를 혼자 다 하고, 은혜 작가가 출근하기 전에 커피를 내려와서 책상에 놓아두는 — 그 밝고 성실한 모습이 마음에 들었어요."

5. 〈우리들의 블루스〉를 보고 이미 반해버린 영남 씨

 

빈티지 필름 프레임 속에서 단발머리에 빨간 머리띠를 한 한지민이 정은혜를 다정하게 바라보며 함께 웃고 있는 드라마 한 장면
tvN 〈우리들의 블루스〉 — 한지민(영옥)과 정은혜(영희)의 한 장면, 조영남 작가가 이미 반해버린 정은혜의 연기

 

흥미로운 사실 하나 — 조영남 작가는 정은혜를 일터에서 처음 만나기 전에 이미 한 번 봤습니다. tvN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에서 한지민의 쌍둥이 영희 역을 맡은 정은혜의 연기를 TV로 보면서요. 인터뷰에서 영남 씨의 답이 본문에 그대로 옮겨야 할 명대사입니다.

"맨 처음 〈우리들의 블루스〉 보고 — 아 이게 내 여자구나, 내 여자구나. 어디가 마음에 들었어요? 어… 연기하는 거 보니까 딱 마음이 됐어요." — 조영남

그렇게 TV로 보던 사람이 어느 날 일터로 출근해서 — 옆자리에 앉게 됐습니다. 영남 씨가 정은혜에게 매일 커피를 가져다 주기 시작한 진짜 출처가 그 드라마 한 장면이었던 것이죠.

6. 폭싹 속았수다의 양관식 — 그 사람이 옆자리에

 

학창시절 박보검(양관식)이 IU(애순) 옆에서 노트를 들고 앉아 있는 드라마 캡처와 오른쪽 산골 풍경 속 양관식 컷이 함께 배치된 슬라이드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 — "내 여자밖에 모르는 순애보 양관식", 정은혜의 아빠가 조영남 작가를 빗댄 비유

 

강연의 메타포로 가장 큰 박수를 받은 한 줄. 아빠가 정은혜·조영남 커플을 묘사하며 말합니다 —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의 양관식 — 그 사람이 우리 일터에 옆자리에 나타났습니다." 박보검이 연기한 양관식의 그 순애보가, 발달장애인 영남 씨의 매일 아침 커피와 정확히 겹친다는 것.

두 사람의 인터뷰가 본 강연의 가장 단단한 한 줄로 이어집니다. 아빠가 묻습니다 — "지금 같이 있으니 삶이 더 좋아졌어요?" 영남 씨의 답. "장이랑 같이 있으니까 더 행복하네요." 정은혜의 답. "저도 혼자 있으면은 외롭죠. 저는 오빠가 없다면 저는 외롭죠." 그리고 두 사람이 합의한 결혼 후 잘 살아갈 방법 — "안 싸우고. 서로 참아내고." 아빠가 옆에서 "병날 텐데"라고 농담하지만 영남 씨의 답은 단호합니다. "그래도 참아 내려 나가야죠."

7. 결혼 허락 — "이 기회를 놓치면 또 올까"

 

환한 햇살이 드는 거실에서 분홍색 상의를 입은 정은혜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미소 짓고, 빨간 스웨터의 조영남이 옆에서 같이 웃고 있는 모습
정은혜와 조영남의 일상 — 정은혜가 영남에게 손가락질하며 환하게 웃고 영남이 그 옆에서 함께 웃는 한 컷 (출처: 유튜브 '니얼굴_은혜씨 Eunhye')

 

마지막 섹션은 부모의 마음입니다. 어머니 장차현실이 먼저 자기 자리를 솔직하게 풉니다. "저는 사실 허락이라기보다, 결혼까지 올 거라고는 상상을 못 했어요." 그러다 결혼 얘기가 나왔을 때 어머니의 첫 고민은 — 또 한 사람의 인생을 책임지는 상황이 되는 건가, 이들의 자립은 어떻게 가야 되지, 같은 현실적인 질문들이었습니다. 본인 이름이 '장차현실'인 만큼.

그때 옆자리의 아빠가 한 줄을 꺼냅니다 — 어머니의 표현으로는 "몽상가적인 사람"인 아빠의 한 마디.

"은혜가 34살이 되도록 그렇게 연애하고 싶어 했는데 이제 드디어 만나게 된 거예요. 저렇게 행복해 하는데 — 저것을 우리 부모가 어른들이 잘 지켜줘야 되지 않을까. 인간은 누구나 행복할 권리가 있잖아요. 이 남자를 놓치면 또 이런 기회가 올까. 한 번밖에 없는 인생 — 기회가 왔을 때 잡아주고 그 행복한 순간들을 지지·응원해 주는 것이 우리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 아빠

 

도시 야경이 펼쳐진 배경 위에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이라는 세바시 로고가 떠 있는 마무리 슬라이드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 야경 위 마무리 슬라이드

 

어머니 장차현실의 마지막 한 줄. "이분들이 가정에서 나와 홀로 서기를 하고, 노동자로서 급여를 받고, 당당한 한 사람의 존재로 사회에 있을 때 — 이분들이 자율적인 선택을 훨씬 광범위하게 하고 있더라고요. 자기의 배우자를 선택하고, 우리가 그 삶을 책임지도록 한번 해볼 거야, 이런 용기까지요. 그건 사실 사회적 지원이 없었다면 여기까지 오기에 아마 어려웠을 거라고 생각해요."

강연의 마지막 한 줄을 아빠가 단정합니다. "늘 걱정거리였던 존재들이, 이제는 우리 사회에 새로운 희망과 행복을 전하는 커플로 또 가족이 되겠습니다."

✍️ 내가 밑줄 친 세 문장

"이불을 뒤집어쓰고 혼자 뜨개질을 하고 있었죠. 이게 어디 인간의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 정은혜의 아빠 (학교 졸업 후 갈 곳 없는 발달장애인의 삶)

"〈우리들의 블루스〉 보고 — 아 이게 내 여자구나. 연기하는 거 보니까 딱 마음이 됐어요." — 조영남

"이 남자를 놓치면 또 이런 기회가 올까. 행복한 순간들을 지지·응원해 주는 것이 우리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 정은혜의 아빠 (결혼 허락의 진짜 이유)

📝 블로거 한 줄 후기

정은혜의 아빠가 말한 '비언어적 소통 도구로서의 예술'이라는 한 줄. 그리고 어머니 장차현실의 한 줄 — "부모의 사랑은 아름답지만 한계적이에요. 이분들보다 제가 먼저 죽는다는 거." 이 강연이 단순한 가족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발달장애인의 '결혼 자립'이라는 구조적 질문으로 옮겨가는 결정적 한 줄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오늘 발달장애인 가족·당사자·일터·예술이라는 단어 중 하나만이라도 한 번 더 들여다봐 주시기를. 정은혜와 조영남이 결혼식 무대로 걸어 들어가는 그 날에, 우리 사회가 한 발짝 같이 걸어가야 할 길이 분명히 있습니다.

💡 오늘, 단 한 가지만 해본다면

오늘 발달장애인 작가의 작품을 한 점만 검색해 보세요. 정은혜 작가의 〈니얼굴〉 캐리커처, 영화 〈니얼굴〉, 혹은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에서 함께 일하는 30명 작가들의 그림 중 하나. 비언어적 소통 도구라는 게 어떤 결인지, 그림 한 점이 바로 알려줍니다.

📚 더 보면 좋을 자료

정은혜 작가의 다큐멘터리 영화 〈니얼굴〉은 다운증후군 캐리커처 작가로서의 일상과 가족 관계를 가장 풀버전으로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정은혜의 연기를 본 강연이 강연을 만들었던 그 드라마 tvN 〈우리들의 블루스〉의 영희 에피소드, 그리고 아빠가 인용한 넷플릭스 〈폭싹 속았수다〉의 양관식(박보검)도 함께 보시면 강연의 메타포가 입체적으로 잡힙니다. 어머니 장차현실은 1990년대 후반부터 활동해온 만화가로, 〈정차현실〉·〈엄마는 외계인〉 등 자전적 만화에서 발달장애인 자녀와의 일상을 풀어왔습니다.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정책과 발달장애인 결혼 자립 사례에 관심이 가신다면 장애인부모연대의 자료를 검색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한 번뿐인 인생 — 행복한 순간이 왔을 때, 옆에서 지지하고 응원해 주는 일. 그게 가족이 할 수 있는 가장 단단한 사랑이고, 그 옆에서 사회적 지원이 함께 걸어줄 때 — 두 사람의 결혼은 단순한 결혼이 아니라 한 사회가 함께 만든 길이 됩니다. 두 사람의 결혼식, 멀리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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