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2. 24. | 세바시 2058회 | 김소정 (사내뷰공업 PD)
유튜브·인스타그램·틱톡에서 '사내뷰공업'으로 활동하는 김소정 PD의 누적 조회수는 18억 회가 넘습니다. 특출난 장기도, 뛰어난 말솜씨도 없다는 그가 날고 기는 유튜브 세상에서 살아남은 비결은 '경험의 진정성'이었습니다. 시간 낭비라 여겼던 수많은 알바와 방황의 순간들이 어떻게 785개의 공감 콘텐츠가 되었을까요. '쓸모없다고 믿었던 시간들이 나를 이룬다'는 그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 이 강연의 순서
1. 18억 조회수 유튜버 김소정 PD의 진짜 무기
2. 알바왕의 서브웨이, 최악의 실수가 500만 조회수로
3. 시간 낭비 같던 알바, 노래 한 곡이 스친 순간
4. 잘하는 게 없다 믿던 취준생, 알바가 특기가 되다
5. 쓸모없는 시간은 없다

📖 18억 조회수 유튜버 김소정 PD의 진짜 무기
안녕하세요.
저는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틱톡에서 '사내뷰공업'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소정 PD입니다.
제 채널의 누적 조회수가 18억 회를 넘다 보니, 지나가다 한 번쯤 제 영상을 봐주신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저는 특출난 장기가 있는 것도, 외적으로 두드러지는 것도, 머리가 좋은 것도, 말을 웃기게 하는 편도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날고 기는 사람이 많은 유튜브 세상에서 살아남고 있을까요?
그건 바로 제가 가진 이야기의 진정성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총 785개의 영상을 올렸는데, 이 수많은 공감 영상의 시작점은 바로 제 경험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쓸모없다고 믿었던 시간들이 나를 이룬다'는 주제로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 알바왕의 서브웨이, 최악의 실수가 500만 조회수로
저는 알바생 연기 같은 알바 공감 콘텐츠로 초반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이 '그 많은 알바를 정말 다 해보셨느냐'였는데, 대답은 '대부분 해봤습니다'입니다.
대학교 1학년 때 처음 시작해 정직원으로 취업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때로는 두세 개씩 알바를 했습니다.
지방에서 홀로 상경한 사람에게 알바는 여행이나 소비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일이었으니까요.

제가 가장 오래, 가장 사랑했던 알바는 학교 앞 서브웨이였습니다.
2년 정도 일했는데, 서브웨이 알바는 난이도가 높은 편입니다.
야채도 손질하고 빵도 발효시키고 쿠키도 굽고, 손님과 상호작용하며 샌드위치를 만들면서 설거지와 청소까지 동시에 해야 하거든요.
그 덕분에 실수도, 오픈 준비도 참 많았습니다.
한번은 근처 교회에서 단체 주문을 예약해, 새벽부터 나와 야채와 빵을 두 배로 준비하고 피크 타임 손님까지 받아가며 그날 하루에만 샌드위치를 200개쯤 쌌습니다.
그런데 약속한 시간이 지나도 손님이 오지 않아 전화를 드렸더니, '저희 오늘이 아니라 내일로 주문했는데요'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제가 날짜를 착각한 거였죠.
손이 바들바들 떨리고 식은땀이 났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 일을 '알바 인생 최악의 실수'라는 쇼츠로 만들었고, 그 영상이 무려 500만 조회수에 댓글 3,500개를 기록했습니다.
최악의 경험이라 여겼던 일이 어느새 최고의 콘텐츠 소스가 된 것입니다.

🎵 시간 낭비 같던 알바, 노래 한 곡이 스친 순간

학원에서 중학생을 가르치며 소리를 지른 것도, 놀이공원에서 하루 종일 가짜 웃음을 지은 것도, 호텔에서 텃세 부리는 선배를 만난 것도 전부 영상의 소스가 됐습니다.
친구 생일 선물을 사주려고 콘서트장에서 새우튀김을 튀긴 적도 있어요.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12시간을 일하면 일당이 10만 원, 당시 최저임금이 6천 원 정도였으니 무조건 해야겠다며 올림픽공원으로 달려갔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무거운 장비를 양손 가득 나르고 있을 때, 공연장에서 에픽하이의 'Fly'가 흘러나왔습니다.
그 노래를 듣는 순간 무언가 머리를 스쳤어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오늘 이 순간이 내 삶의 중요한 한 획을 그을 것 같다'는 본능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실 알바를 하던 당시에는 그 시간이 진짜 낭비처럼 느껴졌습니다.
하루 24시간 중 7~8시간을 그냥 버리는 시간이라 생각했고, 남들은 이것저것 경험해 보라는데 나는 여기서 뭐 하고 있나 현타가 온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어요.
🌱 잘하는 게 없다 믿던 취준생, 알바가 특기가 되다
그래서 이번엔 도움이 되는 경험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언어라도 늘겠지 하는 마음에 무작정 일본으로 워킹홀리데이를 떠났고, 훗날 포트폴리오로 쓰려고 유튜브 채널도 함께 운영했어요.
그런데도 '이게 정말 내 미래에 도움이 될까?' 하는 의문은 늘 저를 따라다녔습니다.
얼렁뚱땅 대학을 졸업하고 취준생이 되자 정말 큰일 났다 싶었습니다.
취준 기간에 쓰려고 알바로 500만 원을 모아뒀는데, 월세를 내며 한 달 한 달 초조해지더군요.
이 돈이 다 떨어질 때까지 취업을 못 하면 부산으로 돌아가야 하나, 매일이 불안했습니다.
그러다 지금 회사에 PD로 입사했습니다.
콘텐츠·마케팅 계열이면 여기저기 다 지원했는데, 이곳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저를 면접에 불러준 곳이었어요.
첫 업무는 숏폼 제작이었는데, 릴스와 쇼츠가 막 시작하던 때라 레퍼런스도 없었고 '나는 잘하는 게 없다'며 한참을 방황했습니다.

그렇게 두 달을 고민하다 문득 깨달았습니다.
'남들보다 잘하는 건 없어도, 알바는 남들보다 많이 해봤잖아.
어디 가서 알바왕 명함은 내밀 수 있잖아.' 그렇게 해서 바로 알바 공감 시리즈가 탄생했습니다.
✨ 쓸모없는 시간은 없다


돌이켜 보면 저는 제 삶을 늘 '준비 단계'라고 여겼습니다.
고등학교를 위한 준비, 대학을 위한 준비, 취업을 위한 준비.
이 기간만 끝나면 멋진 인생이 펼쳐질 거라 믿으며 현재의 행복은 잠깐 미뤄뒀죠.
하지만 사실은 그 지긋지긋한 일상이 곧 저였습니다.
도움이 될까 긴가민가하며 했던 소소한 경험들이 쌓여 저라는 사람을 만들더라고요.
그 시간을 지나 서른이 된 저는 이제 쓸모없는 시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학 시절 알바를 그렇게 많이 하지 않았다면 120개나 되는 알바 영상을 만들지 못했을 테고, 워홀 때 유튜브를 운영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숏폼 업무도 맡지 못했을 겁니다.
지나온 시간은 거짓말하지 않고, 차곡차곡 쌓여 나의 이야기가 됩니다.
어떤 경험이 쓸모 있는지 없는지는 그 누구도, 부모님도 선생님도 판단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최선의 선택을 하려 아등바등하지 마세요.
마음껏 실패하고 좌절하고 방황하며, 그 시간들로 멋진 나만의 책을 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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