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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 세바시 96회 이유있는 반항, 미디어에서 길을 찾다 | 윤치형 비렉트 대표


강연 소개 : [신년 특집 My Start-up Life] 스탠퍼드 대학교 컴퓨터 과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라클에 입사, 잘 나가는 엔지니어로 별 걱정없이 잘 살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자꾸 커져가는 손님의식과 주체할 수없는 호기심 때문에 새로운 길을 찾아 헤매게 됐습니다. 결국 미디어에 기술을 접목시켜 세상을 바꾸는 꿈을 가지고 창업 전선에 뛰어 들었습니다. 미디어 아티스트를 꿈꾸는 엔지니어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게시일: 2011. 12. 29.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영상제작 서비스 비렉트를 운영하고 있는 네오캐스트 대표 윤치형입니다. 

반갑습니다.




오늘 날씨도 너무너무 추운데 이렇게 늦은 시간까지 정말 고생 하셨고요.

카메라도 있고 사람들도 많이 있으니까 좀 긴장이 되네요.


사실 제가 방송은 오늘이 처음이 아니고 예전에 K본부에 1:100이라는 퀴즈 프로에 나간 적이 있었는데요, 어떻게 됐을까요?

찬스는 있는 대로 다 쓰고 5단계 만에 떨어졌습니다.

오늘은 그래도 떨어질 걱정은 안 해도 되겠네요.

여기서 떨어지지만 않으면...


제가 아직까지는 이런 자리에 서서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할 자격이 있다는 생각은 안 드는데 

오늘은 제가 살면서 겪었던 세 가지 일화를 얘기해 볼까 합니다.



1. 반항

첫 번째 이야기는 반항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중학교 때 부모님 몰래 가출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짐을 싸들고 아예 집을 나온 건 아니였구요.



보이시나요? CD-ROM 드라이버라는 건데요.

요즘에는 잘 없는데 예전에는 저게 귀했습니다.

그래서 있으면 컴퓨터로 음악을 들을 수 도 있고 프로그램들도 깔아서 쓸 수 있고 아주 귀했죠.

그런데 저희 집에 운 좋게도 컴퓨터는 있었는데 CD-ROM 드라이버가 없는 겁니다.

근데 당시에 삼 만 원정도 용돈을 받았던 것 같은데 용돈을 받으면 주로 

음악 CD를 사고 컴퓨터 잡지, 마이컴이니 그런 컴퓨터 잡지들을 샀어요.


컴퓨터 잡지를 사면 저런 부록 CD를 줍니다.

그럼 부록 CD속에 뭐가 들어 있냐, 별별 것들이 다 들어 있죠.

게임도 들어 있고 프로그램도 들어있고, 근데 저게 너무 해 보고 싶은에요.


꼭 좀 깔아서 해보고 싶은데, 부모님께 말씀을 드렸죠.

'CD-ROM 드라이버를 사 주 세요.'

그랬더니 부모님께서 말씀 하신 게 그게 공부에 필요한 거니?

그래서 아닙니다. 

그랬더니 그럼 됐다, 그렇게 말씀 하셨죠.

제가 그러면 그냥 넘어 갔겠느냐? 그냥 안 넘어갔죠.


여름 방학 때 결심을 했습니다.

여름 방학 때 새벽 두 시에 몰래 일어나서

방에서 슬금슬금 기어 나와서 어디를 갔을까요?



네, 여길 갔습니다.

동네에 있는 조O일보, 신문배달 보급소에 가서 신문 돌리러 왔습니다.

하고 갔죠, 그래서 당시 하루에 100부씩 돌리고, 부모님도 당연히 중간에 눈치를 채셨죠.

애가 새벽에 어딜 자꾸 나가는구나. 

그런데 그렇게 말씀 하시더라 구요

네가 정 해보고 싶으면, 갖고 싶으면 한번 어떻게 하는지 보자 해봐라,

그렇게 말씀을 하셔서 정확히 한 달 동안, 30일 동안 알바를 하고 하루에 일당 6000원씩, 30일이면 18만원이죠,



18만원 저한테는 상당히 큰돈이었습니다. 

당시 중학생이었으니까.

그때 봉투에 돈을 받았는데 너무 뿌듯한 거예요,

그래서 그 길로 달려가서 아까 보여드렸던 CD-ROM을 샀습니다.



집에 아마 잡지하고 부록 CD가 몇 년 치는 있었을 거예요.

지금은 다 버렸는데 아마 저희 부모님은 기억하시리라 믿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아마 제가 컴퓨터를 가지고 게임만 했을 거라 생각 하셨을 지도 모릅니다.

물론 실제로 게임을 많이 하긴 했어요.

스타크레프트부터 시작해서 디아블로, 안 해본 게임이 없습니다.

근데 당시에 저런 프로그램들을 깔아 보고 또 모르는 것 들을 접해 보면서 

MS 도스가 뭔지, 유닉스가 뭔지, 프로그래밍이 뭔지, 맛을 볼 수가 있었고요.

그런 열정이 바탕이 돼서 나중에 스탠포드라는 대학교에 가서 컴퓨터 과학을 전공할 수 있는 바탕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어렸을 때부터 뭔가를 공부해야 되고 준비해야 된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게 아니라요

자기가 정말로 하고 싶은 게 있다면 그거를 부모님이 말리더라도, 혹은 선생님이 말리시더라도 한번쯤 해 볼 필요도 있다.

그래서 어떤 때는 소신반항을 부려야 할 때도 있다.

그런 말씀을 드리고 싶었고요,



2. 도전

두 번째 이야기는 도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미국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서 컴퓨터 회사에 엔지니어로 들어가 일을 하다가 3년 만에 회사를 그만뒀어요.

올 4월에 회사를 그만뒀는데 내 일을 좀 해야겠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같이 일을 할 사람이 정해져 있었던 것도 아니고 

무슨 일을 해야겠다라고 확실히 정해진 것도 아닌데 

그냥 회사를 나왔죠.


아마 주변에서는 왜 그만 두냐, 

좋은 직장에 좋은 환경에 월급도 많이 받고 기술도 쌓을 수 있는 그런 좋은 기회가 아니냐, 

그런데 제가 왜 그만 뒀냐?

가장 큰 문제가 일을 하면 할수록 신이 안나는 거예요. 왜 신이 안나냐?

아마 방금 전에도 비슷한 얘기를 한 것 같은데 


저는 이런 이런 것들을 해보고 싶은데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것들은 다른 것들이고, 그러다 보니까 어떤게 생겨 나냐면 

저희가 흔히 말하는 손님 의식이라는 게 생기는 거예요.


아마 주인 의식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 보셨을 거예요.

주인 의식이라 하면 내 일에 주인이 돼서 하는 것이고 손님 의식은 그 반대를 말합니다.


그래서 어떤 특징이 있느냐? 

시키는 일만 하고요, 그리고 필요한 것만 합니다,

그리고 또 아무리 할 일이 많아도 퇴근 시간 되면 집에 갑니다.

이런 것들이 자꾸 생겨나더라고요.


그래서 그만두고 창업을 결심하게 됐는데 사실 결심하기 까지도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정말 이게 나한테 맞는 일일까?

이거 하다가 망하면 부모님께 죄송한 일이 아닐까?

이런 고민을 하면서 창업에 관한 책들도 많이 읽어 보고 또 선배 창업가들의 강연도 많이 쫓아 다녔습니다.


그 중에서 프라이머라고 하는 창업 멘토 강연이 있었는데 거기서 어떤 분께서 말씀하시기를

'여러분이 창업을 통해서 계속 기업가의 길을 갈수도 있고 혹은 다시 회사원의 길로 돌아 올 수 도 있다.

하지만 창업이라는 그 경험을 통해서 여러분이 인생을 대하는 관점, 혹은 태도는 영원히 바뀌게 될 것이다. '

라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젊음의 도전,

Nothing to loose!


그때서야 제가 든 생각이 

'아 나는 아직 잃을 것 보다 얻을게 훨씬 많구나, 사실 잃을 건 별로 없구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때서야 지난 7월에 제가 친하게 지내던 동생과 저기 와있는데, 함께 회사를 차리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7월에 시작했으니까 다섯달이 됐는돼요 

다섯달이라는 시간동안에 진짜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얼마 안 되는 그런 천만원이라는 자본금이 조금씩 조금씩 깍겨나가는걸 보면서 불안해 하기도 하고 

처음으로 이제 계약이 마무리되서 통장에 딱 돈이 찍혔을 때 '아! 그 뿌듯함' 기뻐하기도 하고 

또 어떨 때는 고객한테 아쉬운 소리 

전화로 '아 왜 그게 그렇게 잘 안 됩니까'  이런 소리 들으면서 

막 집에 와가지고 '아! 내가 왜 그랬을까' 이렇게 한탄을 하기도 하고

또 항상 바쁘게 고객들 전화가 걸려 오니까 

집에 가서 잠을 자려고 해도 전화가 오는 거 같은 기분이 계속 드는 거예요 

그런 경험을 겪었는데 

저는 이게 물론 힘들고 어떻게 보면 어려운 일들이 많이 있었지만 

주인 의식이라는 거를 정말 제 몸으로, 제 온 몸으로 체험한 그런 경험이 아니었나 생각을 합니다


이 경험은 제가 책을 통해서 혹은 무슨 강연을 통해서 얻은 경험이 아니라 

저 자신만의 누구도 누구에게든 제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제 자신만의 경험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어떻게 보면 연애랑도 좀 비슷하지 않나 싶습니다 

뭐 그 사람 어때? 예뻐? 성격은 어때? 뭐 좋아하는 거 뭐야?

물어보겠죠 소개팅하면 소개팅하면 

근데 이제 아무리 얘기해 줘도 그 말을 듣는 걸로 성이 차는 경우는 아마 없을 겁니다


그래서 어느 책 제목에도 있는 것처럼 '일단 만나' 봐야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뭐 나랑 맞는 사람인지 알아 볼 수가 있겠죠 


혹시 하고 싶은 일이 여러분도 있으시다면 한번 일단 한번 도전해 보세요

창업 했다가 망하면은 다른 회사 차리거나 직장 구하면 되고요 

고백했다가 안 되면은 매달리시거나 다른 여자 찾으시면 됩니다



3. 행복

그리고 세 번째 이야기는 마지막으로 행복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사실 한달전쯤에 처음 이 '세바시',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강연을 하라고 제안을 받았을 때 못 하겠다 그랬어요 

제가 뭐 사실 아직 다섯 달 정도 밖에 안 됐는데 뭔가 이룬것도 없고 

남들한테 '이렇게 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라고 얘기하는게 굉장히 주제넘다고 생각이 됐거든요 

어떻게 하다 보니까 지금 이렇게 여섯 명 안에 들어가게 되서 강연 원고를 준비 해야 되잖아요?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는 거예요 

15분 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보면 짧고 어떻게 보면 긴데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해야 되나? 나는 할 얘기도 없는데 

그게 너무 고민이 되어서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이제 강연 일주일전까지가됐는데 

원고는 커녕 원고는 쓸 생각도 안 되는 거예요 


그래서 근데 지난 일요일 날 아침에 눈을 떠서 

갑자기 든 생각이 뭐였냐?

왜 나는 이 기회를 시험이라고 생각하고 경쟁이라고 생각을 했을까 

왜 나머지 다섯 명 보다 못 하면 어떡하나? 뭐 남들은 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나만 못 하면 어떡하나 

그런 걱정을 했을까 


사실은 그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이렇게 많은 분들이 직접 오셔서 들어 주시는데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어떤 정말 좋은 기회가 아닐까 

왜 그 기회를 즐기려는 생각을 못 했을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서 사실은 이제 다섯 달밖에 안 됐다고 말씀을 드렸지만 

사업을 하면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던 거 같습니다 

회사를 회사를 그만두고 많은 거를 제 딴에는 버리고 도전을 했기에 

'좀 빨리 성과를 내야겠다' 또 남들한테 내가 선택한 길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더 성공을 해야겠다'

또 지금 하신 분들도 보셨겠지만 나이가 저보다 어린 분들도 굉장히 많은데 나는 지금 뭐 하고 있나 '한시라도 빨리 뭔가를 보여 줘야겠다'

이런 생각들이 자꾸드는거죠 


근데 제가 아까 처음에 직장을 그만둔게 뭐 때문이라고 말씀드렸죠?

손님의식 



그게 그 손님의식이라는게 어떻게 보면 다른 형태로 찾아온게 아니였나 

무슨 얘기냐면 

그 어떤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동기가 제가 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런 어떤 성과를 내고 또 남들보다 경쟁에서 더 성공하기 위해서 되는 순간 

그것도 또 다른 형태의 손님은 식으로 제 삶에 자리를 잡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서 그런 깨달음은 깨달음을 얻고서 



'아 그게 아니라 정말 즐겨야겠다' 그런 무거움을 내려놓고 나서야 

오늘 강연 원고도 부족하지만 쓸 수가 있었습니다 



뭐 사업에 있어서도 

제가 즐기지 못한다면 

잘 한다고 해도 또 뭐 잘 하기도 어려울 거고 

잘 한다는 것에 의미도 아마 좀 퇴색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에게는 세상을 바꾸는 시간 이였는지 모르겠지만 

저에게는 오늘 주어진 이 15분 이라는 시간을 잘 즐길 수 있었던 시간이였던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셨나요?



오늘 마지막으로 그래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Find it! 찾으십시오 

Do it! 해 보십시오 

Enjoy it! 그리고 즐기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글은 청각을 잃은 제 친구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전체 또는 일부가 잘못 듣고 잘못 옮겨 적은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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