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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결코 관리되지 않는다 | 황병구 '관계중심시간경영' 저자 | 세바시 102회


강연 소개 : [What we really need in 2012] 자신의 재능과 시간, 심지어 인맥까지 더 효율적으로 관리해서 남보다 앞서가려는 자기계발기법들이 넘쳐납니다. 그러나 세속적 성공을 위한 경쟁의 흐름을 거스르면서 자신의 소명에 따라 건강한 삶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다른 원리와 실천이 필요합니다. 이 강의에서는 삶의 본질을 관계로 파악하고, 시간의 본질을 사건으로 인식하는 새로운 시각을 일상의 예를 통해 소개합니다. 결코 관리되지 않던 시간의 바다에서 헤어나와 새로운 시간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시간관리를 나름 해오셨던 분, 사뭇 자신없어 하는 분 모두 환영합니다.


게시일: 2012. 2. 6.



네 15분이라는 한정된 시간 내에 영원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되는 황병구라고 합니다

이 강연에 제가 붙인 제목이 '시간은 결코 관리되지 않는다' 임에도 불구하고 여러분들은 내심 시간관리에 대한 기술을 기대하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마 이 강연의 작은 목표중의 하나는 그런 기대를 얼마나 제가 깰 수 있을까 그런 거랍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2년 전쯤 이런 이야기를 담은 관계중심 시간경영이라는 책을 썼습니다



관계중심 시간경영
국내도서
저자 : 황병구
출판 : 코리아닷컴(KOREA.COM) 2010.01.10
상세보기


어느 분들은

두가지 양립될 수 없는 가치를 결합시킨 모순 형용이라고 놀리시더라고요

사실은 시간경영이라는 단어 때문에 자기계발서 코너에 꽂혀 있긴 하지만 

이 책은 자기계발서의 탈을 쓴 자기부인서입니다


사실 오늘 강연의 진짜 목표는 세속적인 성공 요소 중의 하나인 시간 관리하는 영역에 있어서 

뭔가 세속적 가치를 쫓아가지 않으려는 분들 

특별히 그리스도인들이 어떠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가져야 되는가를 소개하는 시간으로 삼고 싶습니다



익히 아시는 개념일 수도 있지만 시간에는 두 가지 관점이 있죠


크로노스(Cronos)

하나는 크로노스라고 하는 시계시간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데요

산업혁명 이후에 노동시간을 측정하고 생산과 유통 과정을 통제하기 위한 용도로 도입된 시계시간은 2백 년 정도밖에 소개된 시간이 지나지 않았지만 우리에게 가장 시간하면 우리에게 익숙한 개념입니다


카이로스 (Kairos)

반면 질적시간이라고 알려진 카이로스는 다소 철학적이고 관념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성경 등에서 이야기하는 '때' 들은 주로 이런 카이로스인데요

중요하다고는 말하지만 우리의 일상과는 관계 없다고 생각하기 십상입니다



오늘 저는 여러분께 이 사건시간이라고 일컬어지는

카이로스가 얼마나 일상적이고 우리 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인지

알려드리고 이런 질적시간을 관리하는 그런 접근법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합니다



일단 노래를 하나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노래하는 건 아니고 가사만 소개를 할게요

'둥근 해가 떴습니다' 입니다

사건시간을 소비하는 가장 탁월한 노래 라고 제가 생각합니다

둥근 해가 떴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제일 먼저 이를 닦고 웃니 아래 이닦자

세수할 때는 깨끗이 이쪽 저쪽 목 닦고

머리 빗고 옷을 입고 


무엇을 하죠?

학교에 벌써 가면 안되고

거울을 봅니다 자기성찰의 시간이지요



꼭꼭 씹어 밥을 먹고 가방 메고 인사하고

학교에 갑니다 씩씩하게 갑니다


이 노래에는 사건시간의 주요요소인 사건의 순서와 흐름 게다가 의미까지 있습니다


세수할 때는 깨끗이 

밥을 먹을 때는 꼭꼭 씹어서

학교 갈 때는 씩씩하게


초등1년생의 아침 일과가 이렇게 질서정연한 반면



고등학교 1학년때쯤 되면

알람을 듣고 일어나서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인사는 하는 둥 마는 둥 

현관을 박차고 나가는

우리네 모습들을 볼 수 있죠 

게다가 우리가 늘상 만나는 시계시간 말고

사건시간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바로 배꼽시계입니다



아마 우리가 배고플 때 밥을 먹고 아랫배가 묵직해지면

일보러 가는 것이 가장 자연스러운 거죠


저는 고등학교 시절 때 2교시가 끝나면 도시락을 다 까먹고

점심시간엔 축구를 했습니다

그런데 요즈음 고등학생들은 12시가 딱 되면 식판을 들고

배식을 받는 그런 모습인데요 좀 안쓰럽기도 하고

좀 씁쓸하기도 합니다



제가 필리핀에 선교여행 갔을 때 얘기를 하나 들려드리고자 하는데요



청첩장을 하나 받았습니다 거기에는

예식의 날짜와 장소는 적혀 있는데 시간이 없는 거에요


어떻게 예식이 진행됐을까요?

신랑 신부가 하루종일 그 예식 장소에 있으면서

하객들이 편한 시간에 오면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파티도 하는

그런 예식이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예식문화는 그렇지 않죠

네 저는 토요일날 3건의 결혼식에 참여한 적이 있었습니다

근데 우리네 장례문화는 좀 다른 것 같아요

사흘이나나 닷새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놓고 

조문하는 분들이 돌아가신 분을 추모하고

유족들을 위로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있기에

그것은 사건시간적으로 배치된 것이구나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선남선녀들의 연애지사에도 사건시간은 참 중요합니다

남친들에게 여친을 만난 지 100일째는 중요한 날이죠

장미꽃을 100송이 준비한다거나 학을 1000마리 접어야되는

아주 이벤트의 집약적인 날입니다

근데 저는 이 100일째보다 더 중요한 날이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것은 바로

그녀의 손을 잡는 날입니다

이날은 그저 100일이 지난다고 도래 하는 날이 아니고

의미있는 사건이 축적되어야만 도래하는 그야말로 카이로스입니다



저와 제 아내는 교회 커플입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알고 지내던 교회 오빠 동생 사이였습니다

물론 그때부터 교제를 한 건 아니었습니다

아내가 대학을 졸업하던 즈음부터

제 마음에 약간의 사심이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편했던 오빠 동생 사이에 그런 사심이 들어오니

뭔가 좀 불편해졌습니다

엽서나 편지를 보낼 때도 초벌편지를 연습하고

그것을 깨끗한 편지지에 옮겨적는 세심함이 발휘되기 시작했습니다

편지를 보내고 제가 초벌편지를 보관했습니다

답장이 오면 대조해서 읽으려고요

심지어 초벌편지 없이 일필지기로 그냥 연애편지를 썼을 때는

복사에서 사본을 남기고 원본을 보냈습니다


뭘 놀라세요 보낸편지함을 관리한 거죠


관계가 진전되어서 일주일에 한 번씩 배타적인 데이트를 할 수 있는

특권을 허락받고 그때부턴 작전을 좀 바꿨습니다

성경을 묵상하던 스프링노트와 동일한 노트를 하나 사서

거기에 제 마음을 적었죠

그대를 향한 사심이 있노라 이런 류의 글을 적어서 

첫 페이지에 적어서 보내면 다음 데이트 할 때는 뒷페이지에

대강 눈치 챘는데 좀 기다려봐라 이런 뉘앙스의 글이 돌아오곤 했습니다

1년에 지속하니 이 한권이 완성됐습니다

이게 당시에 실물입니다


내용을 보여드릴 수는 없습니다

닭살이 돋는 내용들로 주로 되어 있고요


2년째는 아내가 노트를 마련해서

2년째 두 번 정도를 적고나니 제 마음의 용기가 생겨서

프로포즈도 했고 결혼에 골인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제 연애와 결혼에 있어서 일등공신을 저는

연애노트라고 꼽고 싶습니다


물론 신앙이 독실했던 한 남여의 교재에도

위기가 있었죠

제가 좀 섣불리 스킨십을 시도했다가 자매가 토라지기도 하고

자매가 약속시간에 너무 늦게 와서 제가 좀 삐치기도 하는 일이 있으면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노트는 어느새 서랍 속에 들어가 있거나

책꽂이에 잠시 멈춰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뭔가 다시 만남을 성숙시키고자 할 때

이 노트를 복습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됐습니다

과거의 기록을 보면서 우리의 진심을 확인할 수 있었던 거죠



그래서 저는 인격을 향해서 축적된 기록에는 무언가 창조와 회복의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기억하세요 인격을 향하여 축적된 기록


다른 말로는 이렇게 표현할 수 있겠죠


적자 생존


그것은 기록하는 자만이 살아남는다는

적는자만이 살아남는다사자성어입니다

10년 전부터 제가 사용했지만 여러분들이 비슷한 의미로

사용하고 계시더라구요 어쨋든 기록 자체가 중요하다는 게 아니고

인격을 향하여 축적된 기록이라는 점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축적된 기록이 정보와 지식의 기초가 되고

결국은 인생의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를 발휘하는 기초가 되기 때문입니다



제가 시간과 관련해서 익숙한 성경구절 하나를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그것은 에베소서 말씀인데요 주로 송구영신예배 등등에서

'주여 나를 도우사 세월 허송 않고서' 뭐 이런 찬송가와 함께

투탑으로 등장하는 성경 말씀입니다

함께 한 번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시~작



에베소서 5장 15~16절

"그런즉 너희가 어떻게 행할 것을 자세히 주의하여 지혜없는 자 같이 말고

오직 지혜있는 자같이 하여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


저는 이 말씀의 뜻이

그저 동서고금의 보편적 지혜인 시계시간 '촌음'을 아껴서

허비하지 말고 효율적으로 써서 인생을 의미있게 살아라

이 정도의 뜻으로 새겨왔습니다


하지만 위대한 신학자 위대한 철학자 당시의 최고 지성이었던 바울의 진술은

이 정도의 평면적인 뜻이 아니라는 것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세월을 아끼라라는 뜻은 

시계시간을 절약하라, 'Save the Cronus' 정도가 아니고 'Redeem the Kairos' 사건 시간을 대속하라

무언가 댓가를 치루고 되사오라, 값을 치루고 건져내라는 뜻이었습니다



때가 악하다는 뜻도

그렇죠 시대가 타락했다는 그런 뜻이라기보다는

시계시간인 하루 24시간이 손상되고 오염되었다는 뜻이었습니다

제가 간단히 말씀드릴 수밖에 없지만


이렇게 세월을 아낀다는 뜻은

세속적인 시간 개념에 빠져 있던 우리네 인생을 무언가 댓가를 치루고 건져낸다는

그런 철학적인, 신학적인 함의가 있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시간에 단순한 절약이 아니라 사건의 선택입니다


7가지 습관의 저자 스티븐 코비는

"시간은 결코 관리되지 않고 다만 사건을 대응하는 우리들의 행태가 관리된다"

즉 사건을 선택하는 방식이 관리 된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국내도서
저자 : 스티븐 코비(Stephen R. Covey) / 김경섭역
출판 : 김영사 2003.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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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사건의 연속이고 어느 사건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그 후의 시간은 완연히 달라집니다


여러분은 세바시 강연에 오셨고 이 강연이 끝나면 여러분의 인생은 조금 바뀌어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사건시간 경영 즉 카이로스 경영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우리는 시간이 남는다고 아무나 만나지 않습니다

사건을 선택하는 기준은 사실관계입니다

소중한 관계가 만들어낸 사건에 우선권을 두게 되는 거거든요

그러한 선택은 약간의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불편을 자처하고라도 이루어집니다


저는 그래서 이렇게 소중한 관계가 어떤 사건을 선택하게 하는 원리 그것을 관계 중심적인 시간경영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누구일까요?

네 이영표 선수죠 

이영표 선수와 저는 어릴 적부터 오래 전부터 잘 알고 지내던 사이가 아닙니다

그저 인증샷입니다


제가 이 사진을 얻으려고 선약을 30분 미루고 

우연히 만난 식당에서 이영표 선수가 식사를 마치기를 기다렸습니다 

이해가 되시죠?



우리의 일상은 이런 선택의 연속입니다

이제는 무엇이 소중한 관계냐 하는 것입니다

무엇이 소중한 사건이냐는 것이죠



소중한 것을 먼저 해라 이 정도의 진술은 스티븐 코비가 이미 밝혔습니다

그러나 스티븐 코비는 과연 무엇이 소중하냐에 대해서는 꼭 집어서 얘기해주지 않습니다


그것은 당신의 소명에 맞춰서 스스로 판단하라 

쉽게 말해서 "니가 알아서 해"


저는 약간 비겁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면 우리는 다 같이 이기적인 존재들이기 때문에

전문 용어로 본질상 진노의 자식이기 때문에

우리들은 세속적 가치에 너무도 쉽게 이끌리기 때문입니다


신앙인들조차 또 종교적 지도자들조차

어떤 규모와 부유함 명예 간지 안락함 편리함

이런 것들에 쉽게 이끌리지 않습니까?



제가 주목하는 소중한 관계는 그저 인간관계만을 지칭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랑이라는 지고한 가치가 발휘되는 방향은 4가지 관계입니다

절대자와의 관계에서

나 자신과의 관계에서

이웃과 공동체와의 관계에서

그리고 세상과의 관계에서

성경이 얘기하고 있는 사랑의 계명 이것이 유효합니다


저는 우리들의 일상에서 그저 성실하고 열심히 효율적으로 사는 것 이상으로

이러한 네가지 관계를 지속적으로 인식하는 것이 무척 중요함을 깨닫게 됐습니다


내가 어떤 관계를 소중히 여기는가는 그 관계와 관련된 인격적 기록을 축적하고 있는가입니다

즉 그 관계를 지속적으로 가꾸고 있는가라는 거죠

관계를 가꾸는 사람은 인생의 문제 앞에서 지혜를 발휘할 수 있는 자산을 가진 것입니다


내면세계 또한 절대자와의 관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어떤 묵상과 기도 내용은 여러분 기록하고 계신지요

자신과의 관계를 기록하는 성찰일기라던지 일정표들은 관리하고 계십니까? 

특별히 여러분 주변의 사랑하는 이들과의 관계를 기록하는 어떤 방식을 가지고 계십니까


제가 연애노트를 적듯이 소중한 이들과의 만남이 잘 간직되고 있습니까? 

세상과의 관계 즉 내가 맡은 책무나 과업들에 대해서는 무엇을 기록하고 계신지요


이러한 기록을 통합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체계적으로 배우시거나 소개받은 적이 있으십니까

시계시간은 독립된 물리량이라 할지라도 사건시간은 필시 관계의 함수입니다

더욱이 영원한 가치를 추구하는 우리들에게 있어서 

자기개발의 무한욕구를 내려놓고 대가를 치르면서 

소중한 사랑의 관계를 건져내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새로운 질적시간의 세계로 관계중심적인 시간경영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END


이 글은 청각을 잃은 제 친구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전체 또는 일부가 잘못 듣고 잘못 옮겨 적은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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