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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감나무 | 김창옥 김창옥퍼포먼스트레이닝연구소 소장 | 세바시 193회


강연 소개 : 제가 집을 처음 떠나 본 것은 바로 군 복무를 시작하면서부터였습니다. 섬을 떠나야 섬이 보인다는 말처럼, 집을 떠나보니 비로소 가족이 보였습니다. 특히 어머니와 제 자신에 대한 깊은 생각들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소중한 사람일수록 한번은 떠나봐야 그 사람을 알게 됩니다. 자신도 마찬가집니다. 이번 강연은 제 가족과 삶을 조금 더 깊게 바라볼 수 있었던 경험과 깨달음을 나누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게시일: 2012. 9. 4.




네 감사합니다 

전 오늘 여행이라는 것에 대해서 한번 소개 하고 싶은데 사람들은 이렇게 짧은 여행이든 긴 여행이든 새로운 세계를 향해서 떠나는 때가 있는 거 같습니다 


미국에 오신 것은 대단한 결심을 갖고 신세계를 향해서 용기를 내셔서 여기 오신 거겠죠 

제가 상당히 큰 용기를 갖고 여행을 한 몇번의 경험 있는데 

그 중에서 단연 꼽으라고 하면 군대에 지원한것을 전 꼽고 싶습니다 

저는 대학을 두 군데 나왔습니다 

경희대, 해병대 이렇게 두 군데 나왔어요 


제가 해병대를 간 이유는 그 국가의 어떤 대단한 부름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솔직하게 얘기 하겠는데 그때 당시에 군대를 가야 하는데 제가 전문대학을 재수해서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엄마가 저를 부끄러워 한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일종에 홧김에 해병대를 지원한 것도 있었고, 그리고 제가 누나들만 네 명이 제 위로 쭉 있었고 그리고 이제 형이 하나 있었는데 

너무 여자들 밑에서 자라다보니깐 '내가 너무 여성스러운 거 아닌가 자 이제 남자다워 져야겠다'

그래서 이제 해병대를 지원한게 있었죠 

그래 가지고 이제 해병대를 갔는데 

저는 조만간 알게 됐습니다 

오판이었구나 

내 예상처럼 세상이 되는 것은 아니구나


여러분 미국의 오셔서도 그러셨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새로운 세계를 찾아서 여기 왔는데 

와서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 수가 있었겠죠 


근데 이미 저는 머리를 다 깎았습니다 

머리를 깍았고, 집에서는 돈도 받았고 그래 가지고 이제 가면은 이미지가 부끄러워 졌기 때문에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참 희한한건 

사람이 군대 가서 본게 뭐냐면 군대 생활도 봤지만 저는 진짜 보이는게 있더라고요 


저에게는 어머니가 한 분 계시네요 

저희 어머니는 올해로 일흔 여덜이 되셨고 아 아니 어머니 일흔 다섯 아버지가 일흔 여덜이 되셨어요 

엄마는 아버지를 부를 때 주로 '인간'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시는데요 

두 분의 관계가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인제 그런 엄마, 아버지 밑에서 제가 이렇게 딱 자랐는데 

저는 어렸을 적부터 좀 어떤게 있었냐면 

좀 그 고집이 좀 쌔고 자기가 원하는 걸 해 달라고 했는데 엄마가 약속을 했는데 안 해주면 엄마하고 말을 좀 안 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잘 보시면 아시겠지만 제가 정면으로 보면 모르는데 옆면으로 보면 입술이 약간 튀어 나왔습니다 

이게 왜 그런거냐면 말을 안 하면서 입을 쭉 내밀고 있었어요 해줄때까지 

주로 뭐 사달라는 건 큰 건 아니었습니다 

뭐 나이키 운동화 사줘라 엄마는 인제 못 사 준다 

'빕세가 황새 걸음 걸음으면 가랑고가 찢어진다'라는 단어로

이게 풀어서 설명하는 건 이거죠 

다리에 폭이 좁은 새가 넓은 새에 폭을 따라가려고 하면 가랭이가 찢어진다 

지금 돈이 없다 아버지가 돈을 받아 오시면 사 주겠다 

근데 저는 약속된 시간에 사 주기로 했으니까 사 줘라 

그래서 엄마하고 그 얘기를 안 하다가 

제가 이제 돈을 삥땅을 ...  

아 ... 삥땅이라는 말은 아 다른 표현을 하겠습니다 

'엄마의 동의를 받지 않고 미리 엄마의 돈을 취하다'라는 해석을 좀 써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게 또 방송이니깐요

아 그래서 이제 엄마의 돈을 어떻게 취할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저는 굳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저희 엄마가 글을 모르실거든요 

학교를 다닌 적이 없어서요 

그래서 학교에서 과제물이나 뭐 필요한게 있으면 고걸로 2중, 3중으로 돈을 받아 내야 되겠다'라는 어떤 신의 계시? 뭐 그런게 있었습니다 

영감이라고 봐야죠 

그래서 이제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엄마한테 가서 '엄마 나 영한사전 사야 돼 돈 줘' 그럼 이제 엄마가 영한이라는걸 엄마가 잘 모르시잖아요 

이제 영어도 잘 모르시고 한글도 잘 모르시니까 

'사전 사야 돼 빨리 돈 줘' 그러면 이제 엄마가 '응 알았어 가' 

또 이제 한 일주일이 지나서 엄마가 잊어버렸다라는 생각이 들면 

'엄마 나 이제 영한사전 말고 한영사전 사야 돼 한영사전 빨리 돈 줘 엄마'

그러면 엄마가 

'저번 주에 뭐 안 샀냐 ?'

'그건 영한 이번은 한영 (알지도 못하면서 우쒸)'

그럼 이제 엄마가 이제 돈을 또 주셔요 

그러다가 또 한 일주일이 지나면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써야 되겠다'라고 생각을 하고 

'엄마 나 프라임 사전 사야 돼 프라하 사전 돈 줘' 그럼 이제 엄마는 뭐 자꾸 사전에 종류만 바뀌면서 

아들이 계속 돈을 받아 가는 겁니다


근데 그때는 제가 탁 보고 전 이런 생각을 했어요 

'흐 ~ 엄마가 모르시는구나 얼릉 한 번 더 두번해서 돈을 엄마 모르게 얻어내야지'

그래 가지고 저는 이제 그 돈으로 그 두뇌 개발을 했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한국의 두뇌개발을 하는곳이 많았어요 

그 오락실에 가면은 두뇌개발이라고 써져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그 오락을 매일 열심히 하면서 두뇌를 개발 했죠 

그리고는 이제 나이키 안 사 주면 또 말 안 하고 


이렇게 살던 애가 이제 전문대도 재수해서 떨어져 가지고 해병대를 가게 된 겁니다 

저희 집은 가난했지만 저는 큰 고생을 하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군대 가니까요 

아 ~ 힘들더라구요 


해병대는 뭐 이렇게 수중에 폭파하고 하늘에서 뭐 점프를 하고 이런 거를 할 줄 알고 갔는데 그런 거는 안 했습니다 

일단 그리고 저는 해병대 였는데 산에 있는 부대로 배치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해병대가서 수영 한 번도 못 해봤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건가요?

그리고 저는 포병부대에 통신병으로 가게 되면서 하늘에서 떨어질일은 없게 됐습니다 

그리고는 이제 주로 뭘 하는 거냐면 고참들의 속옷을 빨아서 이렇게 각을 잡아서 정리해서 놓고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면은 고참들보다 먼저 일어나서 신발을 이제 정리해서 놓고 이제 이런 일을 하게 된겁니다


그런데 대민지원이라는걸 나가게 됐어요 

대민지원이라는건 뭐냐면 

제가 강화도에 배치를 받았는데 

거기에는 이제 시골에는 다 이제 노인 어른들 할아버지 할머니 밖에 안 계시는 거예요 

그러니까 농사일을 도울 사람이 없으니깐 군인들이 와서 도와 주는 겁니다 

어 그런데 이제 거기에서 막 이렇게 일을 돕는데 

거기는 이제 강화도는 약간 말투가 그 북한말투가 있습니다 

그래서 '아들 났습니까 알았습니까'라는 말을 '아들나쓰껴 딸나쓰껴' 이렇게 얘기를 합니다 


그런데 이제 이제 시골에서 할머니 할아버지가 정말 전통적인 할머니 할아버지죠 

그리고는 이제 뭐 이렇게 수고했으니까 막 맛있는 걸 많이 해 줍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농사 일을 처음 해 봤잖아요 

제주도는 이제 논이 많지가 않고 그리고 또 이제 뭐 부모님은 가난해지셨지만 자녀들에게는 그런 험한 일을 시키려고 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저는 아르바이트 같은걸 하지는 않았거든요

그런데 여기서는 논이 쩌~까지 멀어요 

그런데 고참이 자기는 한 포대를 들고 쫄병인 저한테는 투 포대를 들라는 겁니다 

그리고 저~쪽에서 이렇게 저한테 표시를 이렇게 하는 겁니다 



이건 뭐냐면 

뛰어 와라 

그러면 이제 논에서 이렇게 푹푹 빠지는데에 벼 가마니를 두 가마니를 지고 이렇게 뛰어갑니다 


그리고 이제 군대 가서 저는 평생 맞을 매를 정말 많이 맞았습니다

항상 아침에 일어나면 파트라슈가 됐어요 파트라슈

이제 너무 많이 맞고 먹을 거는 제대로 못 먹고 그러면서 누가 생각이나 할까요

그러면서 엄마가 생각이났습니다

놀라운 것은 아빠는 많이 생각이 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제 엄마가 생각이 나기시작하는 거에요

그리고는 시간이 지나면서

아 우리 엄마 우리 아버지가 이렇게 노동일을 해서 나를 가르켰는데 

내가 엄마 글을 모른다는 이유로 내가 한영사전 산다고 영한사전 산다고 삥땅을 쳤구나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아버지도 생각이 나고 엄마가 생각이 나는 겁니다


그래서 어느 날은 요즘은 군대가 뭐 무슨 뭐 페이스북이니 뭐 그렇게 가지고 막 자녀들에 실시간 상황을 알려 주는데 

그때 당시에는 아예 그런게 '통신보안'이였기 때문에 위치도 알려 줄 수가 없었고 뭐 여러가지가 보완 사항이 였습니다 

그런데 이제 논 논일을 막 도와주다가 


제가 이제 그 아주머니한테 이렇게 얘기를 한 거죠 

아주머니 저 집으로 수신자 부담 전화 한 번만 하겠습니다 그랬더니 

'아유 그냥 하시라요 뭐 뭐 이렇게 도와주는데'

'아닙니다 저 수신자 부담으로 하겠습니다'


그리고 나서 님들 고참들이 저 앞쪽에가 있는데 몰래 전화를 했어요 

그리고는 이제 제가 전화를 몇 번 뚜뚜뚜 하고 딱 전화를 받는데 저희 엄마가 전라도 해남 분이거든요 

그래서 서울분들처럼 목소리가 세련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곤 이렇게 받으시는 거예요 '여보세요?' 

그런데 ㅇ ㅏ ... 갑자기 제가 아무 말을 못 하겠는 겁니다 

근데 엄마가 본능적으로 하시는 거 같아요 

'막둥이냐?'

근데 제가 '어 나야 엄마'

이제 그때 강화도에 가면은 감나무가 되게 많습니다 


저희 엄마가 양쪽 위 아래로 어금니가 하나도 없으세요 

'제가 엄마 임플란트 하세요 아들이 해 드릴게요'

'으응 모해 엄마는 햅심증에 있어서 그 마취를 한번 디져 버려 디져 버려 햅심증'

여기서 햅심증 이라는 것은 협심증이다 라고 해석하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저희 아버지는 그 뭐가 있으신데도 항상 해 달라는 스타일이고 

그래서 엄마가 

'저 염병할 놈이 일 이년 살다 뒤지면 될 것인데 뭐다러 이빨을 하냐고 얼마 산다고 몇 년 살다 뒤지지 나이 먹고 노인네들이 추잡스럽게'

항상 저희 엄마는 그렇게 얘기하시고 

그래서 '엄마 아버지만 하시지 말고 엄마도 하셔 임플란트를' 

근데 엄마는 항상 햅심증 그리고 이제 모깨나 모깨나


근데 엄마는 이제 제가 보기에는 아들이 돈을 쓰는게 이제 불편하니까 계속 임플란트를 안 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엄마가 치아가 상당히 없으세요 그래서 엄마가 좋아하는게 홍씨입니다 



그런데 그 홍시가 저 ~ 감나무 한 쪽 끝에 있는데 수백개가 그 주홍색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달려 있는 겁니다 

그리고는 갑자기 저는 여기서 감나무를 보고 있고 엄마의 목소리가 '막뚱이냐?' 그러는데 

'엄마 나야' 

근데 엄마가 가만히 있다가 '우냐?'  

(ㅎㅎ)

제가 할 말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엄마 감 좋아하잖아'

그러곤 제가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르겠어요 

제 마지막 대사는 '엄마 감 좋아하잖아' 그리고는 이제 뭐 할 말이 없더라구요 

말을 할 수도 없고요 



그리고 이제 그 달에 월급을 4,800원을 받았습니다 

저는 제 신앙에 따라서 십일조 헌금은 해야 되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정확하게는 480 원이죠 

그렇지만 저는 믿음이 매우 강한 사람이어서 반올림을 해서 500원을 하기로 결심을 했습니다 

그 반내림 하는 사람 믿음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믿음이 매우 많았기 때문에 반올림에서 500원을 십일조를 하고 

나머지 모든 돈을 해골이 그려진 해병대 편지 봉투에 넣어서 보냈습니다 

엄마 내가 해병대와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힘들게 번 돈 한 달 동안 맞고 훈련받고 선임들에 속옷을 팔아서 번 돈 전부입니다 

이것을 보내드리니 엄마 아버지 '감' 사서 드세요'라고 하고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리고는 제대로 하고 어느날 서랍을 딱 열어봤더니 엄마가 이제 군대에서 받은 편지들을 시리즈로 다 갖고 계시고 

그 첫 번째 편지에 보니까 내가 보낸 돈이 그대로 있더라구요 

전 군대를 제대하고 나서 엄마가 하시는 말씀에 대해서 '아니요' '왜' '못 해요' 라고 하는 말도 뉘앙스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는 엄마하고 사이가 매우 좋아졌습니다 그리고 소통은 '머니(money)'라는 사실을 알게 됐죠 

사람은 마음을 있으면 반드시 돈을 쓰는 거 같습니다 



그런데 그리고 나서 생각이 드는게 그거 였었어요 아 ~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이라는 아가씨 인데요 

그 사람이 이 지구별을 떠나서 우주에서 가서 본 것은 아름다운 '달'이 아니었습니다. 그 사람은 무엇을 봤을까요? 

경이롭게 아름다운 블루마블 지구를 본거죠 

그리고는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내가 우주의 가서 본 것은 아름다운 우주가 아니라 아름다운 우주의 일부분인 행성 블루마블 지구다 

나는 저렇게 아름답고 경이로운 이 별에서 자랐는데 내가 요만한 일로 죽네 사네 하고 산 자기가 너무 후회스럽다는 거예요 

그리고 만약 다시 저 별로 건강하게 돌아간다면 난 예전처럼 여전히 열심히 살겠지만 이만한일에 '죽네 사네' 하고 살고 있지는 않다 



제가 해병대 가서 본 것은 특수 훈련이 아니라 어머니와 아버지를 봤습니다 

그분들이 누구신지 저에게 어떤 의미인지 그것을 봤죠 



여러분이 미국의 오셔서 처음 본 것은 미국 이겠지만 

이미 다 아시겠지만 여러분은 미국의 오셔서 한국을 보셨을 겁니다 

그리고 부모님을 떠나 오신 분들은 부모님을 보셨을 태고 그리고 또 각자 자기의 감나무에 수 없이 널려 있는 주홍색감을 보셨겠죠 

여러분 이 얘기를 들으시 다가 혹여나 미안한 감나무가 마음에 생각나거든 

지금 미국에는 비가 오고 있는데 이 비가 다 그치기 전에 그 사람들한테 어색하게라도 미안하다고 한 번씩만 얘기해 주면 좋겠습니다 



영화의 이런 제목이 그리고 대사가 나오는 구절이 있습니다 

오늘은 우리 남은 인생의 첫날이다

영어로 하지는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노스페이스의 알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우리 남은 인생에 첫날이다 


미국에 오셔서 여러분이 보신 여러분의 감나무 여러분의 감이 있겟죠 

그리고 그 분들이 아직까지도 혹여나 살아 계시다면 

그 감나무가 아주 진하게 기억 된다면 그분들한테 어색하지만 용기 있게 꼭 한번 

미안하다고 얘기하시고 좋은 관계를 맺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글은 청각을 잃은 제 친구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전체 또는 일부가 잘못듣고 잘못 옮겨적은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해당글에 댓글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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