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경청은 왜 인간을 위대하게 만드는가? | 세바시 313회 | 조우성 기업분쟁연구소 소장, 변호사


강연 소개 : '경청'이 증요하다는 것은 귀가 아프도록 들어와서 이제는 식상한 느낌까지 줍니다. 하지만 인간의 욕망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소송 현장에서 '경청'이 얼마나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는지를 들어보신다면  경청의 위대함을 절감하게 될 것입니다. 18년차 로펌 변호사가 직접 체험한 사건 경험을 통해 풀어내는 경청의 힘 사례. 여러분을 한 단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 줄 것입니다.


게시일: 2013. 10. 7.





안녕하십니까? 저는 직업이 변호사입니다

변호사의 모습은 TV에서 다양하게 다뤄지곤 있는데

변호사가 지경마다 다양한 일을 하곤 합니다

그런데 저는 소송전문 변호사입니다

쉽게 말하면 싸움꾼이죠

법정에서 주먹으로 싸우는 것이 아니고

글과 말로 싸우는 사람입니다



그런 제가 올 4월달에 책을 한 권 냈습니다

에세이 집인데요

제목이 '내 얘기를 들어줄 단 한 사람이 있다면'

이 책에 대한 제 의미는 17년 변호사 생활의 중간정산의 의미가 좀 큽니다

제가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것은

지난 17년 간 많은 사건들 중에서

제가 기억에 남는 35개의 사건을 뽑아서 에세이식으로 풀었는데요

이 책에서 제가 이야기 하려는 핵심 메시지는

사람들끼리 그렇게 분노하고, 싸우고, 격정적으로 부딪히는 그 순간에서도

상대방의 얘기를 경청하고 상대방에 대해서 공감해주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가,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해주는 것인가를

제가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이 세바시 강연에서는

이 책에 나오는 얘기 중에서 한 사례를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제가 변호사 한 지 한 5년 쯤 됐을 때였습니다

그 당시 제가 몸담고 있는 로펌 법무법인이라고 하죠

로펌에 가장 큰 의뢰인 중의 하나는 시중 모 은행이었습니다

보통 우리는 의뢰인을 클라이언트라고 하죠 우리의 빅 클라이언트가 이 은행인데

제 담당비서가 저한테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변호사님, 모 은행에서 지금 사건을 맡기러 온답니다"


근데 그게 상당히 좀 저한테는 특이했던 것이

대형로펌에서 5년 차라고 하면

독립적으로 사건을 맡을 만한 아직 짬밥(경력)이 안되는 거예요

보통 한 8년, 9년차 파트너 변호사가 사건을 상담을 하고

저 같은 주니어 변호사에게 사건을 던져주는데

비서한테 물어봤죠 


"나한테 바로?"

"네, 변호사님한테 바로요"

"흠.. 그래?" 


그러고 저는 혼자 생각했죠


'아, 내가 벌써 이렇게 인정을 받나? 바로 이렇게 사건을 받다니?' 


좀 우쭐했죠

그래서 모 은행의 법무팀장이랑 제가 만난 겁니다



이런 사건이었어요

대출과정에서 은행이 실수를 했다는 이유로 화가 난 고객이

지난 5년 간, 이 은행을 상대로 6건의 소송을 제기한 겁니다

그러니까 이 사장님은 법무팀장 말대로 이야기하면

거의 또라이, 진상

계속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거예요

근데 이 분의 소송 자체가 법 논리적으로는 옳지 않기 때문에

이길 수가 없어요, 이 분이

근데 문제는 뭐냐? 소송과정에서 너무나 은행을 괴롭히는 거예요

괴롭힐 수 있는 방법은 많습니다

다양한 직원들을 증인으로 부르는 거예요

혹시 여러분들 중에서 법정에 증인으로 나가보신 분이 계실지 모르겠는데

판사님 앞에서 선서하고 증언하면 상당히 떨리거든요

그 다음에 한 2년, 3년 전의 일을 막 물어본단 말이죠. 막 이렇게

기억이 좀 애매한 것들에 대해서 '예스'나 '노' 하는 게 쉽지가 않아요

그러면 물어보고, 제대로 답변 못 하거나 조금 애매하게 답변하면

바로 그 은행원을 위증죄로 고발해 버립니다

지난 5년 동안 증인으로 불려나와서 위증죄로 고발된 사람이 열댓명이에요

물론 그 과정이 다 무혐의로 끝나기는 하지만 너무나 힘든 거죠

그래서 소송에선 이기지만 그 과정이 너무너무 힘들었는데

이번에 새롭게 소송을 제기한 거예요


또 말을 이상하게 바꿔가지고

근데 이번 소송에서 소송을 제기하면서 선전포고를 한겁니다

이번에는 그 은행의 부행장님을 포함한 네 명을 증인으로 신청하겠다

그러니 법무팀장이 와서 그러는 거예요


"변호사님, 부행장님이 증인으로 나가면 저 잘립니다"

"어떻게든 이 소송에서 부행장님이 증인으로 안 나가게끔 해주세요" 


라는 거예요

근데 변호사로서 소송에서 이기는 건 할 수 있는데

절차에서 아예 증인으로 못 나오게 막는 건 진짜 쉽지 않습니다

그러면서 얘기를 하는 거예요


"왜 하필 저를 찾아 오셨습니까?" 


그랬더니

알고 봤더니 지난 한 5년 동안 싸우면서

우리 선배들이 전부 다 그 사람한테 완전히 데일 만큼 데인 거예요

그래서 아무도 이 사건 안 맡겠다고 저를 찍은 거예요

짱돌을 맞은 거죠 


"아- 그러면 그렇지"


그래서 이제 어차피 피할 수가 없으니까

공격하는 서면을 소장이라고 하는데 소장을 이렇게 봤더니

이분 특징이 소장이 열댓 페이지 되는데 띄어쓰기를 안 해요

여러분 띄어쓰기 안 한 글 보기 되게 힘들거든요

줄로 그어 가면서 이렇게


"아- 이것도 전략인가"

(웃음)


진짜 그걸 읽는데 너무너무 힘들더라구요


근데 문득 그 원고, 공격하는 그 분이 보니까 1946년 생이에요

1946년 생이 개띠인데, 저희 어머님이 저를 스무살에 낳으셨는데 46년 개띠거든요

빌 클린턴이 46년 생이고 

실버스타 스탤론이 46년 생인데

저는 


"아- 이분이 우리 어머니랑 동갑이구나"


왠지 거기에 묘한 동질감을 제가 느꼈어요


그러면서 '오죽 답답하면 5년째 이런 짓을 하고 있을까' 싶어 생각을 하니까

제 마음 한 켠에는 나라도 이 분을 잘 대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졌어요




그리고 1회 변론기일에 제가 법정에 나갔습니다

법정에 나가서 제가 그 분 사진을 봤거든요 되게 무섭게 생겼어요

이제 법정에 딱 가니까 저기 앉아 계세요

제가 가서 명함을 드리고 인사를 했습니다


"제가 이번에 무슨 은행 사건 그 은행 담당인 조우성 변호사입니다"


그랬더니 이 분이 앉아서 명함을 받더니 저를 째려보시는 거예요


"흠, 이번에 변호사를 바꿨네"

"뭐 일부러 덩치 큰 사람으로 바꿨나? 잘해봅시다" 


이러는 거에요

그런데 정말 적의에 차 있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그 분한테


"저도 어차피 월급받고 일하는 일인데"

"저희 의뢰인이 그 은행이니까 어쩔 수 없지만"

"제가 사장님의 소장을 봤더니 그 동안 참 정말 힘드셨겠습니다"


제가 그 얘기를 했어요 절반은 진심이었어요

그랬더니 그 사장님이 저를 계속 째려보고 있는 눈빛이 순간

파박 흔들리는 걸 제가 느꼈어요

뭐랄까, 되게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던 사람이

누군가가 자기를 알아주는 듯한 말에 조금은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제가 다시 인사를 하고


"법정싸움이 만만치 않으니까 건강 살피십시오"


이러면서 제가 돌아왔어요

그리고 재판을 간단하게 진행을 했죠 원래 1회 변론기일에는 많이 안 합니다

그러고 재판 마치고 나오면서 제가 "살펴 가십시오" 그랬더니

그 분이 저를 부르는 거예요


"조변호사라고 했죠? 거참 독특한 변호사네"

"나 얘기 좀 해도 돼요?" 


그러는 거예요


"아예, 말씀하시죠"


저를 법정 바깥의 코너에 몰아넣고 막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그 은행, 그 시키들이.."


정말 울분에 차 있는 거죠

저는 가만히 들었어요


"네, 네, 은행 그놈들이 그랬습니까? 하아, 고객인데"


같이 맞장구를 치면서 얘기를 들었죠

30분 동안 계속 말씀을 하시는데 뭐랄까 댐의 물이 가득 찼다가

조금 균열이 생기면서 물이 빠져 나가는 그런 느낌을 제가 받았습니다

조금씩 잦아드는 거예요



그런데 제가 그분 이야기를 들으면서 한 가지 느낀 것이, 한 가지 알게 된 사실이

지금 은행과의 싸움 이외에 자기 원래 동업자랑 법정분쟁이 있는 거예요

제가 이름을 밝히기 힘드니까 '대박 실업'이라고 합시다

대박실업이라고 또 거기랑 법정분쟁이 있는데

그건 잘하면 이길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보니까

그래서 그 분께 그렇게 말씀드렸죠


"사장님, 이 은행사건은 제가 은행쪽 대리를 받고 있으니까 얘기는 못하지만"

"대박실업 그 사건은 제가 좀 도와드릴게요"

"혹시 관심 있으시면 아까 제 명함 있잖아요 그쪽으로 연락하시면 제가 함 봐 드릴게요"


그러니 정사장님이 


"그래도 돼요?"

"뭐 안 될 거 있습니까, 오세요" 


제가 그랬어요

한 이틀 쯤 지났나 사무실로 전화가 왔어요

비서가 


"정 누구누구씨 라는데요"


그 분이에요 


"어, 바꿔바꿔봐"

"조변호사, 내가 길을 지나가다가 우연히 생각이 나서 전화를 했는데 잠깐 가도 될까?"

"네, 오세요 오세요"


그 분이 음료수를 사가지고 오신 거예요 회의실에 탁 앉았죠

아주 기묘한 장면이죠

저랑 싸우고 있는 양반이 다른 사건 때문에 제 앞에 앉은 거예요


"기록 한 번 내 보십시다, 보십시다"

"사장님, 여기도 또 띄어쓰기 안 했네요"

"이러면 판사들이 돌아 버립니다 이게 무슨 작전입니까 지금?"


그 사건에도 보니까 파상적으로 증인신청을 많이 해 놓은 거예요


"사장님, 이래가지고는 판사님들이 정말 짜증만 냅니다"

"소송은 말이죠 쟁점 위주로.. 잠깐만 좀 기다려 보십시오"


그러고 제가 제 방에 와서 막 정리를 했어요

그래서 제 코치들을 데리고 한 세 시간 동안 회의를 했습니다


"사장님, 요거 이렇게 진행하시면 충분히 승소 가능합니다"

"아, 그래요? 정말 고맙소" 


이렇게 하고 갔어요



그러고 이틀 쯤 뒤에 그 은행에서 연락이 왔어요


"조 변호사님, 큰일 났습니다" 

"왜요?"

"드디어 그 또라이가 증인 신청서를 냈습니다"


저로선 약간 좀 섭섭한 마음이 들더라구요


'내가 그렇게 도와줬는데 또 자기 할 건 다 하네?'


그러고 제가 2차 변론기일에 갔습니다 가니까 저기 앉아 계시더라구요

잠깐 나오시라고 했죠 약간 제 눈을 피해요


"사장님, 그 증인신청 기어이 다 하셨대요" 


그러니까


"그거야 뭐 소장 낼 때부터 내가 그렇게 하기로 했는데"

"어휴- 재판 그렇게 해 봐야 안 된다니까요, 진짜"


그러면서 제가 한 마디를 했어요


"아- 제가 은행한테 너무너무 쪼입니다"

"직원 입장에서는 부행장님을 증인으로 신청하니까 얼마나 겁을 먹고 저를 쪼겠습니까"

"하아, 힘듭니다" 


그랬더니 정사장님이 그러시는 거예요


"조 변호사를 힘들게 하고 싶진 않은데"


그리고 이제 재판장에 갔습니다

재판장에 갔더니 그분이 그러시는 거예요

판사님이 


"자, 이천 몇 년 사건 원고 나오셨고, 피고 나오셨고"

"원고가 보니까 지금 증인 신청을 또 줄줄이 하셨네요?"

"뭐 어떻게, 증인신청 (진행)하십니까?"


그랬더니 그분이 그러는 거예요


"증인신청 다 철회하겠습니다 네 명 다"


그랬더니 판사님이 


"아! 다 철회하는 겁니까?"

"네, 이미 앞선 사건에 다 다루어진 내용이라 철회합니다"

"그래요, 재판은 그렇게 하는 겁니다 쟁점 위주로! 좋으신 생각입니다"

(박수)


그러고 제가 나오는데 온몸에 소름이 막 돋는 거예요

제가 나와서 정사장님께 찐짜 90도 절을 드렸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그랬더니 정사장님이 그러시는 거예요


"조변호사, 나도 안다

내가 지금 법정에 한 오년째 다니고 있는데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내가 모르겠나? 이 사건 내가 진다

근데 나는 너무 화가 나서 어떻게든 저 은행 저 놈들을 내가 혼내주고 싶었다

근데 조 변호사가 내 얘기도 들어주고 힘든 부분도 해결해주고 그래서

내가 정신이 번쩍 들더라 내가 이렇게 살면 안 된다

난 지금도 은행 생각하면 밉지만 내가 조 변호사 생각해서 그렇게 할 수가 없더라"


라고 얘기를 하시는 거예요

아주 극적인 반전을 이룬거죠

결국 그 사건에서 그 분은 졌어요. 당연히

보통 이 분이 지게 되면 또 2심, 3심까지 가서 괴롭히는데, (이번엔) 깨끗이 승복을 했습니다



대신 동업자와의 사건에서는 5억을 청구했는데

일부승소, 제가 계속 도와드려서 3억을 받게 해 드렸어요

그리고 그 분 아들이 취직이 안 되고 있었거든요. 웹디자이너인데

제가 제 주위 아는 사장 친구한테 전화를 했죠


"어이, 최사장" 

"어- 그래, 조 변호사!"

"디자이너 필요없나?" 

"디자이너? 우리 사람은 다 있는데"

"여기 괜찮은 친구가 있는데 일단 인턴 써 보고 좋으면 계속 좀 하고 안 그러면 잘라도 된다"

"아 뭐, 조 변호사 부탁이면 내가 그리 해야지"


이래 가지고 이제 그 아들내미를 인턴으로 집어 넣었어요

한달 쯤 뒤에 


"최사장, 어떻노 그 아들?" 


그랬더니

그 아들이 지 아부지를 닮아서 무지하게 집요한 거예요

(웃음)


그런데 디자이너한테 집요함은 미덕이란 말이죠


"요즘 그런 친구 없는데 정말 훌륭한 친구를 줬어"

(박수)


정사장님 고향이 강원도입니다

지금도 때가 되면 이 분은 저한테 옥수수와 감자를 보내세요

정말 적으로 만났지만 이렇게 좋은 사이가 됐죠

제가 한 800건의 사건을 하면서 소송물가액이 천 억이 넘는 사건들도 몇 건이나 있었습니다

근데 제 기억에 가장 남는 사건은 바로 감히 이 사건이라고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




아까 제가 초두에 말씀을 드렸지만

제가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는

변호사라는 직업에게 필요한 가장 중요한 덕목은 저는 경청(傾聽)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청은 인간을 위대하게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자를 조금 풀이해보면

여기에서 말하는 '경(傾)'은 우리가 '경사졌다' 할 때 그 '경(傾)'입니다

그래서 누구를 경청하려면 "어, 얘기해 봐" 이게 아니에요

"그래. 아, 그래?"

여러분들이 누군가와 얘기하면서 몸을 한번 숙여보세요

그러면 그 분은 자신이 존중받고 있다는 걸 느끼고

본인 스스로도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그 다음에 '청(聽)' 들을 '청(聽)' 역시 파자, 즉 한자를 쪼개보면

귀'이(耳)' - 귀로 듣고, 눈'목(目)'- 눈으로 보고 마음 '심(心)' - 마음으로 공감하는

이 세 가지가 다 곁들여져야만 제대로 된 들음이 되는 거예요




저는 변호사라는 업에 대해서 좀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전 처음에 변호사는 글레디에이터라고 생각을 했어요

의뢰인들로부터 돈을 받아서 무기를 장만하고 콜로세움에 팍 들어가는 겁니다

그러면 때로는 사자가 나와 있고 때로는 호랑이가 나와 있고

때로는 큰 곰이 나와 있고 열심히 싸우는 거예요

싸워서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어요

그런데 그 뛰어난 야구 선수인 '이승엽'이나 '추신수'도 타율이 3할 대이지 않습니까?

변호사가 열 번 다 이길 수가 없습니다 하다보면 지는 사건들도 많아요

지게되면 의뢰인한테 미안한 마음 들고 난 왜 이렇게 안 될까

제가 변호사를 처음 할 때는 이런 승부의 세계에서 냉혹한 승부사로서의 변호사의 모습을 가져갔습니다


근데 한 7년 지나고 10년 지나고 이러면서 조금 생각이 바뀌었어요

검투사가 아니고 저는 이런 예를 들곤 하는데요

의뢰인이 갑자기 사건에 휘말린 것은 마치 깜깜한 동굴에 확 갇혀버린 거예요

평생 경험도 못한 깜깜한 동굴에 갇히니까

어디가 앞인지도 모르고, 출구도 모르고 너무나 불안한 거예요

근데 그때 이 동굴을 조금 더 아는 가이드가 싹- 오는 겁니다

"힘드시죠? 저랑 같이 한번 출구를 찾아봅시다"

근데 그 가이드라고 해서 100% 출구를 찾지는 못해요

같이 걸어 갑니다

걸어가다 같이 돌부리에 넘어지는 거예요

그러면 가이드는 "사장님, 괜찮습니까?

그러면 그 사장님도 "가이드 선생님도 괜찮으세요?'

같이 무릎 털면서 가는 거예요

가다가 박쥐 떼의 습격도 받는 겁니다

그렇게 가다가 "아, 저기가 출구입니다"

같이 출구를 찾을 수도 있어요 그건 승소!

근데 아무리 가도 출구가 안 나와요

그럼 패소거든요

그때 같이 있던 사람은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가이드한테

처음에는 정말 눈앞이 하나도 안 보였는데 이제는 조금 보이는 거예요

이 시력이 회복이 되고

이제는 옛날처럼 그렇게 겁이 안 나는 거예요


"아이고- 가이드 선생 이제 내가 좀 알겠소

이제는 내 살 길을 좀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으니까 이제 됐습니다"

"그러세요? 그동안 고생 많았습니다"

"가이드 선생님도 고생 많았어요"

"그럼 저는 더 괴로운 사람들을 가이드하러 가겠습니다"


이런 글래디에이터가 아닌 동행자로서의 가이드로서의 변호사의 모습이

제대로 된 모습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는 제 필명이 '뚜벅이 변호사'입니다 제 책에도 보면 '뚜벅이 변호사'라고 되어 있는데

그 의미는 제가 생각하는 어느 지향점을 향해서

지치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간다는 의미를 좀 담고 있습니다

제가 참 좋아하는 필명인데요


오늘 이 강연 자리는 저에게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제가 이 많은 분들께 잘난 척 이야기를 하고 있잖아요

누구를 경청을 했고 제가 이런 변호사가 되겠다. 가이드로서의

제가 이렇게 많이 선언했기 때문에 이젠 이 말을 주워담지도 못합니다


여러분들은 앞으로 저를 계속 지켜봐 주시면서

과연 저 변호사가 그렇게 말을 했는데 잘 하는지

감시도 해주시고 애정어린 응원도 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동행자로서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할 수 있는

그런 '뚜벅이 변호사'로서의 삶을 앞으로 열심히 살아갈 것을

여러분께 맹세드리면서 강의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글자막 : 이은미 (mebiuslem@hanmail.net) 

자막감수 : 최두옥 (dooook@gmail.com)


이 글은 청각을 잃은 제 친구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전체 또는 일부가 잘못듣고 잘못 옮겨적은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해당글에 댓글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추신 : 여러분의 '공감' 클릭은 제게 정말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