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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 세바시 437회 인생은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만 | 김성희 Voices from Oxford 대표


강연 소개 :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우리는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매순간 고민하고, 나름대로 계획도 세웁니다. 하지만 뜻대로 살아가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가끔은 샛길로 새기도 하고, 예상치 못한 시련을 만나게 될 겁니다. 하지만 일희일비하지 마세요. 남들보다 조금 뒤처지더라도 불안해하지 마세요. 원래 뜻대로 안 되는 게 인생이니까요. 끊임없이 도전하고, 자신의 선택을 믿고, 씩씩하고 즐겁게 살아가는 저만의 비결을 세바시에서 공개합니다!


게시일: 2014. 6. 30.



여러분 안녕하세요 정말 반갑습니다

저 솔직히 아까 충격받았습니다

I say Yes, To my life

이거 영국에 직수입하라고 할게요 너무 근사해요

정말 기를 저도 많이 받았습니다



저는 옥스퍼드에서 일하고요 거기서는 저를 써니라고 부릅니다

조금 전에 여러분 책 받아봤죠?

그 책의 부제가 <옥스퍼드 써니 할머니의 유쾌한 인생 조언>입니다

솔직히 옥스퍼드에서 저 할머니라는거 잘 몰라요

오늘 그 비밀 탄로날 것 같아요 여기서 이렇게 말씀드려가지고

아까 춤추셨죠? 저는 춤을 정말 좋아합니다

얼마전에 영국 아마추어 볼룸댄스에서 4종목 왈츠, 탱고, 퀵스텝, 폭스트롯 금메달을 땄습니다.

(박수)


(보여줘! 보여줘!)

이거 안되요 안 돼

사실 볼룸 댄스는 좀 넓어야 되요 그리고 파트너가 있어야 되요

여러분 중에 다음에 제가 초대될 것을 기대하시고 열심히 연습해서 제 파트너가 되어 주시고요

저의 진짜 파트너는 아까 제 나이, 실은 제가 예순 두 살이에요

예순 두살인데, 원래 댄싱 커플은 곱하기 2에서 나누기 2하면 되거든요

제 댄싱 파트너는 20대입니다

여기 사진 보이네요

소개시켜달라고 나중에 할 것 같은데 제가 미리 말씀 드리겠습니다

애인 있습니다

저 말고

이 친구는 물리학을 전공하는 옥스포드 대학의 박사과정 대학원생입니다

저는 이 친구하고 춤추는 게 굉장히 좋은 이유가 원래 저보다 훨씬 댄싱 레벨은 낮았어요

근데 몰입하고 공부와 댄싱 이것만 생각하니까 레슨을 똑같이 받아도 저는 생각이 많잖아요

레슨받다가도 직장에서 전화오고 이러는데

얘는 딱 몰입해서 한 번 레슨받아도 그 루틴을 다 기억해요

결국은 제가 이 친구한테 배웠습니다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서 제가 춤 얘기를 했습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써니 할머니의 인생 도전에 들어가겠습니다

(박수)

저는 옥스퍼드 대학의 지식 공유프로그램 Voices from Oxford 한국말로 쉽게 Voice from Oxford

s만 뺐습니다 Voices from Oxford의 대표이고요

한국에서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재료공학부 객원교수로 있습니다

자,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면 여러분이 '와! 공부 되게 잘했나보다'

그런데 제가 하나 고백 드릴 게 있는데요


저도 정말 평범한 여자였습니다

대학 졸업하고 결혼하고 그다음에 두 아이의 엄마 되고요

남편이 영국으로 연수를 떠난다고 해서

따라 갈 때까지 저는 정말 착한 전업주부였습니다

근데 최근 우리 남편이 원고를 살짝 보더니 그 '착한'은 좀 빼라고 하더라고요


제 인생을 확 바꿔놓는 그런 사건이 있었습니다

남편이 79년 9월에 옥스포드에 도착하자마자

우리가 9월 15일날 도착했는데

9월 30일, 그러니까 거의 즉시죠

그때 장결핵에 걸렸습니다

장결핵은 음식을 먹으면 토하고

우유도 토하고 어느것도 마시지도 못하고

완전히 뼈만 남을 정도로 남편이 그런 모습이었어요

병원에 입원했는데

입원했을 때 전부 사람들은 마스크 쓰고 들어오고요

우리 애들은 들어가지도 못하고

아빠가 보고 싶어도 못 들어가고

굉장히 영국사람들 너무 철저하더라고요

그때 저는 큰 충격을 받았어요


의사선생님이 그때 당시에는 굉장히 위중한 병이어서 "최악의 시나리오도 있을지 모르겠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여러분 생각을 해보세요

그때 저도 여러분처럼 꽃다운 이십대였는데

남편 따라가서

그때는 해외여행이 그렇게 쉽지 않았어요

아마 우리 부부가 교수 1호였어요 같이 갈 수 있는 게

고대하고 고대했는데

정말 남편이 먹지도 못하고 그랬을 때 저는 깜깜했어요

애는 두 살, 네 살이죠 남편 병수발도 했어야 되죠

와, 제가 어느 어두컴컴한 터널에서 막 헤매는 그런 기분이었습니다


제가 어느 날 저녁에 생각을 했어요


'야, 최악의 시나리오, 이건 무슨 소리냐'


내가 한 가정의 가장 영어로는 Breadwinner 라고 하는데요

아, 내가 가장이 돼야 될지도 모르겠다 될 수도 있겠구나

남편 뒷바라지 뿐만 아니라

어학 영어공부를 생계형 영어를 미친듯이 공부했습니다

그때 굉장히 힘들었어요

낮에, 아침에 집안일 하다가

또 숙제는 너무 많이 나와요

Essay writing 숙제해가면

빨간 걸로 촥촥촥촥 해 가지고 완전히 제 Writing을

우리 학교에서 지금은 여러분 많이 배우시겠지마는

그 당시는 Essay writing 을 별로 배우질 못했어요 학교에서

Essay writing이라고 써가며는

빨간줄 긋고 '이건 에세이가 아니다' 이래서

밤에 콜록콜록, 날씨는 안 좋죠 기관지염 걸렸죠

어렵게 영어공부를 했습니다


우리 가족을 쳐다보고, 어려울 때 아! '때문에'라고 생각을 하지 말고

'덕분에'로 제가 인생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남편이 아파서 내가 가장이 될 지도 모른다는 그 생각으로

나는 정말 지독하게 영어를 열심히 하고 있구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남편은 완치가 되었습니다

제가 한국에 2년 있다가 79년부터 81년까지 있고

2년 후에 한국에 돌아왔을 때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땐 영어도 막 붐이 일어나 가지고

모기업에 영어연수를 시작으로

현대, 삼성, 대기업 또 그 다음에 한국은행 등 여러 기관에서

정말 최고 인기 영어강사를 했습니다

돈도 좀 많이 벌었어요 그때 사실

여러분, Teaching is learning

가르치는 것은 배우는 것입니다 여러분

제가 그때 1시간 가르치기 위해서 4시간을 수업준비를 했습니다

그때 엄청나게 제가 많이 배웠는데요


그러는 그 가운데 제가 가르칠 때도 그렇고

집에서 준비할 때도 그렇고

왜 이렇게 모르는 게 많아요

좀 더 잘 가르치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그래서 서강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대학원에 들어갔습니다

영어영문학과 졸업하고 서강대에서 교단에도 서고 영어도 가르치고

EBS 텔레비전에서 BBC영어 옥스퍼드 영어를 가르쳤습니다


자 여러분, 제 얘기를 들으시고

요새 뭐 사실 여기에 계시는 분들은 영어 굉장히 잘 하실 거예요

옛날하고 달리 영어가 거의 생활화가 됐잖아요

인생은요 항상 착착착착 이렇게 가지를 않아요 항상 Ups and downs 하죠


제가 어느 모임에서 큰 자극을 받았습니다

거기에 영국 남자하고 결혼한 한국 부인이 있었어요

제 텔레비전 프로그램도 본 것 같고

굉장히 여러 사람 앞에서 제 발음을 아주 비판하는 거예요

거기서 그때 당시 창피했어요 솔직히

너무 큰 자극을 받았고


‘아! 나도 정말 아직 멀었구나, 내가 정말 많이 많이 많이 공부해야 되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 아이들도 공부 굉장히 중요한 입시 기간이었고

일반 엄마처럼 두 자녀 교육에 올인을 했습니다

한국과 영국을 오가면서 아이들의 뒷바라지를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들 대학교육이 딱 끝나니깐요

'아, 이제 해방이다! 와, 우리 한잔하자!' 이럴 때

저는 왜 그렇게 허전했는지 왜 그렇게 허무했는지

영어에 Empty라는 단어 아시죠?

그때 정말 저 힘들었어요



남편은 자기 직장에서 잘나가죠

두 아이들 약속하려면 약속시간을 정해야 하고

저만 시간이 항상 있는 거예요

저만 너무너무 허무하더라고요

여기보니까 지금 어느 분들 고개 끄덕이는 분도 계시고

여러분의 엄마도 그런 경험 하셨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은데

허전하고 허무하고


그때 옥스퍼드대학으로 영어영문학 공부를 대책 없이 떠나게 되었습니다

당연하게도 나이는 제일 많았고 왕따를 당했는데

거기에 케이트라는 굉장히 모델같이 예쁜 케이트가 어느 날 보트 파티를 가자고 하는 거예요

거길 갔는데 옥스퍼드 학생들이 맥주잔을 들고 그냥 얘기하는 거예요

너무 기대를 했는데

템즈강을 따라 가면서 이게 파티인가 했는데

케이트와 제가 춤을 추기 시작했어요

우리 둘이 먼저 추기 시작했더니 삼삼오오 해서 나중엔 80명이

전부 별빛 아래서 춤을 추게 됐어요

제가 그 순간까지는 왕따였고 학교를 가도 소속감이 전혀 없었어요

근데 그때 이후로 그 파티 이후로 물론 우리 따라서 전부 다 춤을 췄죠


그때부터 제 별명이 댄싱퀸이 됐고

파티 있을 때 마다 전부 얘들이 저를 불렀어요

학생들과 잘 어울리고 소속감을 느끼고

왕따 아줌마에서 인기 있는 여학생으로 변신을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해피한 유쾌한 써니의 제2의 전성기를 학창시절로 보냈구요

공부를 끝내고 한국에 왔는데 옥스퍼드에서 또 다른 제안을 했습니다

옥스퍼드 대학 하면 접근하기도 힘들다 그래서 대중과 소통하고

일반인도 이해하기 좋게 교수와 교수가 인터뷰 할 때

전공이 전혀 다른 교수가 해서 서로 이해가 쉽게 그런 인터뷰를 했습니다



이제 저의 인생 3막에 대해서 말씀 드리고 싶은데요

제가 여기에 온 가장 큰 이유는 아까 정말 뜨거운 것을 봤어요

저도 영국에서 세바시 프로그램을 굉장히 열심히 봤습니다

심야에 특히 새벽에 세바시 프로그램을 보고 뜨거운 눈물을 흘렸어요

세바시처럼 지식과 감동을 주는 프로그램이 그렇게 흔치 않습니다


제가 테드 프로그램을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테드 프로그램을 굉장히 많이 봤는데

운 적이 한번도 없었어요


근데 세바시 보면서 고향이 그리워서 그랬는지도 모르겠죠, 조국이 그리워서

메시지가 있어요


그 연사들의 표정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여러분은 굉장히 운이 좋으세요

오늘도 수백 명이 대기자로 있다고 하는데

테드는 주로 북미 중심이잖아요

저는 유럽의 가치와 아시아의 가치를 접목해서 옥스퍼드 테드를 지금 기획 중입니다


제가 62살이라고 실버들 무시하지 마세요 저는 새로운 도전을 할 것입니다

여러분 같이 해 주시겠어요?

인생은 뜻대로 되는게 아니지만

같이 하시죠

(인생은 뜻대로 되는게 아니지만)


인생을 바라보는 태도는

(인생을 바라보는 태도는)


우리가 바꿀 수 있다

(우리가 바꿀 수 있다)


여러분 “Here and now” 이 순간은 소중합니다

지금 열심히 최선을 다 하시면

여러분이 원하는 인생의 방향으로 갑니다

오늘을 꼭 붙잡으시길 바랍니다




이 글은 청각을 잃은 제 친구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전체 또는 일부가 잘못듣고 잘못 옮겨적은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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