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막 세바시 540회 이동의 경험을 혁신하다 | 남궁성 한국도로공사 교통연구실장


강연 소개 : 가장 혁신적일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산업혁명 이후 가장 혁신의 폭이 좁았던 곳은 바로 도로의 경험입니다. 달리는 경험, 보행의 경험, 그 상에서의 안정의 경험이 그렇습니다. 그 이유는 모든 경험 디자인의 기준을 개인에게 맞췄기 때문입니다. 공동체의 경험으로 다시금 디자인한다면 어떤일이 벌어질까요? 가장 일상적인 곳에서 일어나는 혁신의 경험을 선사하겠습니다.


게시일: 2015. 3. 23.



(박수)

저는 남궁성이라고 합니다

(박수)


어느날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출근을 하는데 전 자전거를 타고 다녀요

지하철 역을 통과하는데

그 도심 한복판에서 하늘에서 무언가가 떨어진 겁니다

하늘에서요

하늘에서 무언가가 바로 무엇이냐면



멧돼지였습니다

멧돼지가 뛰어온 것도 아니고 하늘에서 떨어졌어요

믿기지가 않죠?

제가 보여드릴게요



자, 여기 보이시죠? 자전거 타고 가는 사람

저 빨간 원 안에 있는 그 무언가가 바로 멧돼지였던 겁니다

자, 떨어졌습니다 바로 제 앞에!

제가 페달을 한 번만 더 밟았더라면

그날 아침 멧돼지를 껴안은 사람이 될 뻔 했어요

멧돼지가 제 앞을 지나서 저렇게 뛰어갈 때만 해도

저는 멧돼지인줄 몰랐어요 상상을 할 수가 없죠

하늘에서 떨어진건데

사진을 다행히 저 때 몇 장을 찍어뒀기 때문에

방송사에서 나와서 취재를 하게 되었고

결국 제가 거짓말쟁이가 아닌 그렇게 됐던 겁니다



여러분들, 여기서 이 멧돼지 사건을 통해서

제가 깨달은 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아까 말씀드렸듯이 '이동'은 파생된 행위입니다

멧돼지가 산책하려고 저기까지 내려왔겠어요?

배고프니까 내려온 겁니다

무언가를 먹기 위해서 내려온 거에요 그게 목적이죠

저기까지 그 불안을 떨면서

저기까지 내려오는 과정은 멧돼지가 바랐던 과정이 아닙니다.

밤새 내려와서요 먹을 건 못 찾고 어디 숨어 있어야 되니깐

백화점 2층으로 올라가서 창문 밖으로 나간 다음에

간판 위에 웅크리고 있었던 거에요

하필이면 제가 지나갈 때 뛰어내리겠단 용기를 가졌던 겁니다


두 번째는 '이동'은 심리반응이라는 겁니다

물 입자는, 무언가 흐르는 거는 자기가 마음대로 이동을 할 수가 없어요

앞으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생활 속에서 겪는 교통이나 이동은 마음대로 움직이죠

저 멧돼지가 여기저기 막 뛰어다니면서 요동을 일으킵니다

그 요동이 우리 교통에서는 정체를 일으키게 되는 그런 거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별의별 일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다 일어납니다

여러분들 기억하실런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우리나라 국민 3,900만 명이 이동하는 명절 대이동 기간의 예보관입니다



사실 기상 예보관은 있지만 교통 예보관은 없어요

우리나라와 같이 특별한 상황에서만 있는 겁니다

기상 예보관은 있는데 왜 교통 예보관이 없느냐면

교통은요, 여기가 막힌다고 얘기하면 어떻게 하겠어요?

사람들이 그리로 안 가죠?

결국 미래가 바뀌게 됩니다

그래서 보통 '트래픽 캐스터 (traffic-caster)'라는 말은 해도

'트래픽 포캐스터(traffic-forcaster)'라는 말은 쓰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교통예보관을 하면서 많은 걸 겪습니다



여러분들이 TV에서 명절 때 보는 흔한 화면이죠?

바로 이 화면이 늘 TV에 나가면서 사람들 마음을 움직이게 됩니다

어디에서 어디까지 가는 걸 정확하게 맞춘다기보다는

어디에서 어디까지 가는 게 얼마나 걸리니

한번 마음에서 결정을 해 보세요

그래서 보따리를 들었던 사람이 놓기도 하고 그러는 거죠

사실 도로가 금방 새로 만들어질 수는 없어요

사람들이 그걸 잘 나눠 갖도록 하는 것

결국은 교통 예보관이 하는 일이라는 건

미래의 상황을 알려줘서 사람의 마음을 바꿔서

모두가 좋은 상황으로 만드는 겁니다



제가 6년 간 교통 예보관을 하면서 느꼈던 여러가지 것들이 있는데요

그 중에 하나 저한테 가장 인상 깊었던 하나의 일이 있었습니다

어느 날이었어요 갑자기 보고 있는데

여러분들 중부선 아시죠?



중부 1선과 2선은 똑같은 데를 가요 늘 거기에 가면 고민을 해야 됩니다

중부선을 가야 되느냐? 2중부선을 통해서 가느냐?



하루는 2중부선이 보시는 바와 같이 굉장히 막히고 있었어요

당연히 저기 입구의 도로 전광판에 이런 정보를 내보냈습니다



2중부선이 극심하게 막히니까 기존의 중부선으로 가시라

근데, 보다보니까 



여기 보면 변하지 않는 차량들의 아래를 보면

왼쪽으로 가면 2중부선, 오른쪽으로 가면 원래 중부선입니다

똑같이 가는 거였어요

아, 이건 뭔가 잘못됐구나

그래서

메시지를 이렇게 바꿔 봤습니다

복잡하지 않게



무엇을 하라는 권고 정보를 먼저 주고 왜 그래야만 하는지 이유를 달아놨던 거죠

그럴 듯하죠?

자, 이 정도 되면 사람들이 뭔가 변화가 있겠지



근데, 여전히 양쪽으로 5:5로 똑같이 가는 거예요

왜 그럴까요?

알 수가 없죠?

가서 마이크를 들이대고 '왜 그러셨어요?' 물어보지 않는 이상

어쩌면 제 생각에

'저 메시지를 보고 모든 사람이 중부선으로 갈 테니까 나는 2중부선으로 가야지'

또는 과거에 저런 정보를 받고 틀렸던, 배반당했던 경험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여기서 제가 드리고 싶은 이야기는 바로 이겁니다

교통은 차량이 도로에서 움직이는 물리적인 현상이라기보다는

마음의 흐름이라는 겁니다

물처럼, 또는 물의 흐름처럼 어떤 힘에 의해서 작용하는게 아니라

사람 마음이 서로 무형의 관계를 가지면서 움직이면서 나타나는 현상

우리가 살면서 겪게 되는 교통 현상이라는 겁니다

그러나 이 교통 현상에서 누구나 겪고 싶지 않은 것들이 있죠? '정체'



'정체' 정체가 왜 발생할까요?

한번 볼까요?

정체가 왜 발생했는지에 대한 비밀을 알려드리기 전에

정체가 없는 세상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바로 이런 세상입니다

주방장이 급해서 접시를 겹쳐 놓든 아니든 간에

여러분들 앞을 지나가는 접시의 속도는 동일합니다



에스컬레이터

올라타기 전엔 주춤거릴지 모르겠지만

일단 올라타면 저렇게 사람이 꽉 차있든 몇 사람이 있든 올라가는 속도는 똑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들 공항에 가면 있는 짐 찾는 곳

가방이 띄엄띄엄 있든, 겹쳐 있든 지나가는 속도는 똑같죠?

이 세 가지 사례의 공통점이 뭘까요?

일반적인 상식으로 보면 바닥이 움직인다는 겁니다

공학적으로 보면, 움직이는 이동 객체들간의 간격이 일정하게 변하지 않는 겁니다

상수인 겁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떻습니까?

조사를 해 보니까요 아무리 능숙한 운전자라 하더라도

앞 자와의 간격을 끊임없이 붙였다 떨어졌다 하면서 갑니다



이게 바로 요동을 일으키고 그 정체를 뒤에 전파시키는 겁니다

앞에 있는 차가 브레이크를 밟으면 뒤에 있는 차는 어떻게 해야 돼요?

더 세게 밟아야죠? 왜?

인지 반응 시간이라는게 있으니까요

1.2초입니다

멈춰야 되는 거리가 더 짧아져요

급기야는 어느 차는 그 자리에서 서지 않으면 앞 차랑 부딪히게 됩니다

그래서 어떤 차가 앞에서 살짝 브레이크를 밟는 현상이

몇 분 뒤에는 뒤에서 정체로 발생하곤 하는 겁니다

여러분들, 정체를 없애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이젠 아시겠죠?

바로 이겁니다


이렇게 바닥이 움직이도록 하면 돼요

근데 바닥이 움직이도록 하면 돈도 많이 들고

이동하는데 자유도가 떨어지죠?

모든 도로가 움직이게 할 수 없으니까

근데 놀랍게도요 이런 방법을 이미 백여 년 전에 생각을 했다는 겁니다



제가 우연히 신문기사, 1924년에 아틀란타 시의 신문기사에 나온 삽화입니다

지하철을 움직이는 도로로 만들자는 제안을 했던 거예요

이미 이때 바닥이 움직이면 정체가 있을 수 없다라는

그런 본질, 정체의 본질을 알고 있었다는 겁니다

우리가 과연 주목해야 되는 게 이 시점에서 뭐냐?

제가 볼 때는 바로 이겁니다


71조(원)


여러분들이 어디론가 가기 위해서 쓰는 시간에 대한 가치를 따져보니까요

무려 1년에 71조라는 겁니다

무언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여러분들이 서비스를 한다면

그게 바로 시장의 규모가 되는 겁니다

근데 71조만 되겠어요?

여러분들 최근에 '스마트 시대'라고 왔죠?



우리 한국인이 하루에 쓰는, 어디론가 오고가는 데 쓰는 게 2시간입니다

평생으로 따지면 약 7년입니다

이 시간이, 사람들이 그 시간을 쓰는 양태가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스마트폰이 들어 오면서 일어난 스마트 시대의 변화의 본질은 바로

제가 볼 땐 바로 이겁니다



이동하면서 과거에는 할 수 없었던 그 무언가를 하는 시대가 온 겁니다

여러분들 이제부터 우리가 문제를 푸는 현상을 바꿔줘야 됩니다

도로는

선이 아니고 공간이고

그 위에 올라가는 것은 차가 아니라 사람의 마음이라는 관점에서 접근을 해야지

우리가 이동하는 그 시간을 좀 더 가치있게 쓸 수가 있는 겁니다

문제를 푸는 방식을 바꿔야 됩니다


5+5가 10이라는 답, 이런 답을 찾아내는 과정이 아니라

10이 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과연 무엇일까? 라는 그런 관점에서 접근을 해야 됩니다


보통 우리가, 사람이 줄을 따라가는 습성이 있어요. 줄을 그어 놓으면

여기가 사고가 굉장히 많이 나는 광안대교였습니다

사람의 마음이 줄을 따라가는 습성이 있다는 관점에서 보니

바로 저러한 해결 방법이 나왔던 겁니다


사고가 많이 줄었어요 저렇게 선을 그어 놓으니까



두 번째, 서울 톨게이트인데 이걸 보면서 무슨 생각이 드세요?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도로가, 고속도로가 생긴 지 약 반 세기 입니다

도로는요 위 아래로 보면 연결이지만 좌우로 보면 단절입니다

양쪽 동네가 저 도로로 인해가지고 약 반세기 동안 서로 헤어져 살았던 거예요

어쩌면 저기를 뭔가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를 한 번 내 봤습니다

어쩌면 고속도로의 서울 톨게이트 지붕 위가

양쪽 지역을 잇는 다리가 되지 않을까?



저는 언젠가는 이런 상상을 해 봅니다

톨게이트의 지붕 위가 양쪽 지역에서 사람이 건너다니는 저런 다리가 되면 어떨까?


상상을 한 번 더 시작을 해 볼까요?

여러분들, 고속도로에 변하지 않는 게 또 하나 있어요

돈을 내고 들어가고 또 돈을 내고 나와야죠

표를 끊고 들어가서 돈을 내고 나온다든가

변한 적이 없어요

근데, 이 톨게이트를 가만히 보면은요

하루에 200만 명의 손에 쥐어지는 그 무언가가 있어요

그게 바로 뭐냐면



통행권입니다

통행권에 뭔가를 쓰면 사람들이 읽어 볼 수 있도록 할 수 있잖아요

예를 들어서 로또를 한다든가

하루에 약 380만 대가 다니는데

한 천 대 정도 공짜로 해 주면 좀 어떻습니까?

그럼 볼 거 아니겠어요?

그럼 거기에 어떤 내용을 적을 수도 있는 겁니다




오고 가는 것의 결속에는 기다림이라는 게 있습니다

국민들로부터 가장 사랑받는 서비스가 버스정보시스템입니다

자기가 기다리는 버스가 언제 온다는 걸 안다 하여

그 버스가 빨리 오거나 늦게 오진 않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열광을 합니다

기다림의 마음이란 걸 다뤄주는 서비스였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 외국에도 이런 사례가 있어요

교차로에 서서 건너편에 있는 사람하고 저렇게 게임을 하는 겁니다




빨간 신호등의 사람

빨간 신호등 보기 싫어 언제 파란 불이 켜질까 기다리죠?

근데, 그 신호가 막 움직여요 춤을 춥니다

어디서 춤을 추나 봤더니



기다리는 사람들이 저런 함에 들어가서 춤을 추면

모션을 갖다가 인식해 가지고

빨간 신호등의 캐릭터가 춤을 추게 하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이동을 디자인하면 어떻게 될까요?

실제로 했습니다

어떤 휴게소에 보면 오줌발 대회라는 것도 있어요

앞에 누고 간 사람의 강도를 기억하고 있다가

뒤에 오는 아저씨가 누면 누가 이기나 시합을 하는 겁니다

여길 가 보기 위해서 들어오는 겁니다 어딜 가기 위해서 거쳐가는 도로가 아니고



그래서 디자이너들 20명이 모여봤어요

과연 이동을 디자인하면 어떻게 될까?

정말 재미난 아이디어들이 나왔어요

예를 들어가지고, 휴게소에 게스트 하우스가 있으면 어떻게 되나?

자고 갈 수도 있는 거 아니에요?

자고서 뒤에 동네를 갈 수도 있고

어떤 거점이 될 수 있지 않겠나 하는 아이디어



그 다음에, 휴게소 영수증이나 티켓에

로또라던가 특별 할인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이디어도 있었고



또 하나, 서울 톨게이트를 지나가는데 뒤에 정자동에 맛집들이 많습니다

맥도날드에만 드라이브스루(Drive-Thru)가 있으란 법이 어디 있겠어요

지나가다 미리 전화나 앱으로 시켜놓고 잠깐 세워서 픽업을 해 가는 겁니다

이런 서비스도 있고



이런 티켓의 뒤에다 로또라던가 다양한 게임 요소를 넣어가지고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방법도 있고



휴게소에 자기 주차를 해 놓고 차를 못 찾아 배회했던 적 있으시죠?

이거는 바로 시행하고 왔습니다 여기 오기 전에

고속도로 휴게소에다가 주차장에 저런 표지판을 세워 놨어요

사람들이 너무 좋아하는 거예요

특히 부모들이

주변의 차들이 없어져요 그럼 주변의 환경이 바뀌죠?

애들이 차를 못 찾아옵니다


돈을 들이고 시간을 들여서 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저렇게 아직도 손쉽게 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많습니다



여러분들, 무언가 쉽고 편안하다면

그 뒤에 있는 노력은 매우 복잡하고 힘든 과정이 있었던 겁니다

함께 성원하고 함께 공감을 해줘야지만이

우리가 사는 그 7년이란 시간을 행복한 시간으로 채워넣을 수 있다고 봅니다

여러분들, 지상 최고의 선물이 뭔지 아십니까?

좋은 선물은 제가 원했던 선물이죠


지상최고의 선물은 바로

내가 원한 적은 없지만

받는 순간 자신의 몰랐던 욕구를 발견하게 하는 그런 선물이

진정한 욕구가 아닐까요?


여러분들, 앞으로의 제 삶은

여러분들 평생 겪게 되는 하루의 두 시간

그리고 평생 약 7년이라는 세월을 가치있는 경험으로 돌려드려

여러분들의 삶과 우리들의 삶을 행복하게 하는 데 두겠습니다

여러분들 함께 노력해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한글번역 : 정규호 (korea4241@hanmail.net) 

한글검수 : 최두옥 (dooook@gmail.com)





이 글은 청각을 잃은 제 친구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전체 또는 일부가 잘못듣고 잘못 옮겨적은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해당글에 댓글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추신 : 여러분의 '공감' 클릭은 제게 정말 큰 힘이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