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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자막 세바시 552회 사랑한다면 탱고처럼 | 김수영 여행작가


강연 소개 : 지금 사랑하고 계신가요? 사랑 때문에 행복한가요? 어느날 문득,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으세요?’라는 누군가의 질문에 저는 ‘사랑’을 하겠다고 결심했지만 뒤늦게 배운 사랑은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13개월간 22개국에서 108개의 러브스토리를 수집하면서 사랑을 배웠죠. 그러다 지구반대편에서 사랑과 꼭 닮은 춤을 만났습니다. 어떻게 사랑에 빠지고 어떻게 사랑으로 행복해질 수 있을지, 그 사랑을 온몸으로 함께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바로 지금, 우리 사회에 '사랑'이라는 약이 왜 필요한지도 함께 느끼고 생각해보려 합니다.


게시일: 2015. 4. 20.




(박수)

와~ 사랑합니다

와~ 사랑합니다, 여러분

이렇게 열렬하게 환영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세바시 2년 반 만에 이 무대에 다시 섰는데요

오늘 주제가 '사랑한다면 탱고처럼'인데요

사랑은 저에게도 굉장히 낯선 주제였어요




아시는 분도 있겠지만

저는 굉장히 험난한 10대와 치열한 20대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십 년 전부터는

꿈 목록을 쓰고 그 꿈들을 이루기 위해서

전 세계의 70여 개국을 굉장히 바쁘게 돌아다녔어요

그러다 보니까

사랑이 제 인생의 우선순위였던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살아온 끝에

제가 그토록 원하던 많은 꿈들을 이루게 됐고

제가 그토록 원했던 그런 삶을 살게 된 순간

그 모든 것이 무너지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바로, 사랑에 빠진 것이죠

(오오~)

그런데 꿈은 노력하면 이루어지는데

사랑은 노력한다고 되지가 않더라고요

아니, 노력을 하면 할수록 더 어긋나는 거예요

그래서 너무 힘들어서 절에도 들어갔고요

또 미친 듯이 달려도 봤고

심지어는 제가 과거에 만났던 모든 남자들을 찾아가서

물어보기도 했어요

그런데도 회복이 되지가 않아서 저만의 가설을 세웠습니다

'오로라를 보면 내 마음이 깨끗이 포맷이 될 거야'

'그러면 다시 사랑을 할 수 있을 거야'

그래서 그 많은 스케줄을 다 뒤로하고

캐나다의 최북단에 오로라를 보러 갔어요

오로라를 봤는데

회복이 안 되더라고요

그리고 오히려 의문이 더 많아졌어요

'그는 도대체 왜 그랬던 걸까?'

'나는 도대체 왜 그랬던 걸까?'

'도대체 이놈의 사랑이 뭘까?'

그래서 원래는 제가 2011년부터

전 세계 사람들의 꿈을 인터뷰하는

'드림 파노라마 프로젝트'를 진행을 하는데요

그런데 꿈 인터뷰를 하다가도 저도 모르게, 사람들에게

"그런데요, 혹시 사랑에 빠져보신 적 있으세요?"

"사랑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하고 묻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아, 안 되겠다'

그냥 아예 주제를 사랑으로 바꾸고

'러브 파노라마 프로젝트'를 진행을 했습니다

그래서 22개국에서 108개의 러브 스토리를 수집했고요

또 전 세계 훈남 만나기 프로젝트를 진행을 했어요

그래서 정말 많은 것을 깨닫고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는데

그 얘기를 하자면 저희가 3박 4일을 해도 부족한 관계로

오늘은 딱 한 가지 이야기

바로 탱고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저는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라는 나라에서 탱고를 만났는데요

탱고가 굉장히 사랑과 닮은 춤이에요

그래서 어떻게 사랑에 빠지고 사랑을 할 수 있을지를

이 탱고라는 키워드를 통해서 풀어나가려고 하는데

꼭 남녀 간의 연애뿐만 아니라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사랑에 비추어서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첫 번째는 바로 'CABECEO(까베세오)'라는 건데요


탱고는 남녀가 함께 추는 춤이잖아요

그런데 춤을 같이 출 파트너를 찾기 위해서

사람들이 이렇게 둘러보다가 눈이 맞는 순간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고 여자가 고개를 끄덕이면서

두 사람은 무대에서 만나서 춤을 추게 됩니다

쉬울 것 같죠?

지금 한번 옆 사람하고 눈 한번 마주쳐 보시겠어요?

굉장히 민망해 하시네요

저도 아이컨택이 너무 어색해서

눈을 어디에 둬야 될 지를 모르겠더라고요

근데 너무나 신기하게도 그곳의 사람들은

그 수십 명, 수백 명이 정말 찰나의 순간에

눈을 맞추고, 무대에서 만나서 춤을 춥니다

그래서 저도 이제 점점 까베세오에 익숙해지면서

'남녀가 눈이 맞는 데는'


'두 가지 조건이 성립해야 된다' 라는 것을 알았어요

바로 매력과 접근 가능성인데요

내가 아무리 매력이 있어도

저기서 세계 최고의 댄서가 나를 이렇게 바라보고 있는데

제가 애먼 데를 계속 바라보고 있으면 아무 소용이 없어요

반대로 이 사람이 나를 계속 바라보고 있는데

제가 이 사람을 바라보지 않으면 소용이 없겠죠

그래서 누군가를 바라보지 않으면 우리는 춤을 출 기회도 없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 혹시 여기 모태솔로 있으세요?

다들 제 시선을 피하시네요

제가 까베세오를 보고 나서 연애를 잘하는 친구들을 보니까

그 친구들은 이렇게 촉이 발달돼 있어 가지고

누가 조그마한 시그널을 보내도

바로 캐치를 해 가지고 리액션을 하더라고요

근데 연애를 못 하는 친구들은요

자기들끼리 모여가지고 이런 얘기를 합니다

"야~ 괜찮은 남자들은 다 유부남 아니면 게이다!"

(웃음)

그러면서 정작

자기에게 시그널을 보내는 사람을 보지 못하고 있어요

그러니까 조금만 더 여러분 주변에 관심을 보여주시고요

그리고 접근만 가능하면 소용이 없죠, 매력이 있어야 해요

물론 매력이라는 거는 워낙에 다양한 요소가 있어서

다 얘기할 순 없겠지만

그 매력을 완성하는 것은 자신감인 것 같아요

한 땅기루(Tanguero, 남자 탱고 댄서)가 저한테 해준 얘긴데

까베세오에서 어떤 여자들을 보면

막 눈을 어떻게 해야 될 지를 몰라서 피하거나

아니면 '제발 저를 간택해 주세요' 하는 간절한 눈빛으로 바라보면

고개를 돌린다고 해요

근데 이 탱고의 고수들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씩 하고 웃는대요

왜냐하면 '네가 나한테 춤 신청을 하지 않고 배기겠어?'

하는 자신감이 있어서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고 합니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자신감 넘치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자기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끌리죠

그런 사람이 되려면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죠

근데 제가 여기에 계신 분들을 위해서 특별히 마법의 주문을 알려드릴게요

저를 한 번 따라해 보시면 됩니다

나는 소중하다 (나는 소중하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행복하다 (나는 행복하다)

자 이제 옆 사람 한번 다시 한번 보세요

오! 갑자기 '내 눈을 바라봐' 이런 자신감으로 넘치세요

이 마법의 주문을 하루에 다섯 번씩만 외우시면

훨씬 더 매력적인 사람이 될 것 같아요

그럼 이제 우리 본격적으로 까베세오를 해 볼까요?

(음악~♬)




잠깐 탱고를 보셨는데 탱고가...

(박수)

이렇게 탱고를 보셨는데 탱고가 뭐 같아요?

네? 열정!

네? 뭐라고요?

작업! (웃음)

사람은 역시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 같아요

네, 탱고는 한마디로 말해서

두 사람이 안고 함께 걷는 것인데요

걷는 것을 'CAMINADA(까미나따)'라고 합니다


그냥 남녀가 함께 걸으면 될 것 같은데, 굉장히 쉬워 보이는데

저는 이게 그렇게 안 되더라고요

제가 다른 춤은 굉장히 빨리 배운 편인데 이게 왜 이렇게 어려울까 하고 보니까

이 춤은 남자가 여자를 리드를 해요

그래서 남자의 움직임에

여자가 굉장히 예민하게 한 발짝 한 발짝 같이 움직입니다

물론 남자가 여자를 리드한다고 해서

여자가 이 남자에게 매달리는 거는 아니에요

그게 아니라

두 사람 다 자신의 무게중심을 잃지 않고

함께 한 발짝 한 발짝 걸어가는데요

만약에 여자가 남자에게 매달리면 여자는 여자대로 온몸에 힘이 들어가고

남자는 그 무게를 지탱해야 되기 때문에 너무나 힘이 들어요

그래서 제가 그제서야 깨달았어요

왜 내가 사랑에 실패했는가

이제까지 저는 제가 원하는 방향대로 상대방을 끌고 가려고 하다 보니까

나도 힘들고 그 사람도 힘들었던 것이 아닌가

물론 우리가 그런 코어의 무게중심은 잃지 않되

몸에 좀 더 힘을 빼고

상대방의 요구에

조금 더 예민하게 세심하게 반응해 주면서 함께 걸어갔더라면

좀 더 멀리 갈 수 있었을텐데 하고 깨닫게 되었죠



그리고 탱고의 꽃은 바로 'ABRAZO(아브라소)' 포옹인데요

일단, 춤을 추기 시작하면요

이 사람이 얼마나 매력적이고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고

이런 것 따위는 중요하지 않아요

그보다는 이 사람이 얼마나 나를 편안하게 해 주는가

이 사람과 나의 심장과 심장이

얼마나 잘 커넥션(연결)이 되어 있는가가 굉장히 중요해요

여러분 혹시 여러분 힘들게 하는 사람 있어요?

많은가 봐요

아마 그 사람도 여러분 때문에 힘들 거예요

(웃음)

왜냐하면

옆 사람을 지금 막 찌르시네요

왜냐하면 사람과 사람의 관계는 액션-리액션이거든요

모든 관계는 작용-반작용이에요

내가 이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고 사랑하면

이 사람도 나를 똑같이 소중하게 여기고 사랑합니다

반대로 내가 이 사람을 '아 뭔가가 부족해'

'아 저 사람은 왜 저러지?' 하고 불평스러운 마음을 갖게 되면

상대방도 똑같은 마음을 갖게 돼요

물론 우리 모두는 완벽하지 않아요

그리고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그 사람의 결함이나 단점이 장점보다 더 많아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서로를 끌어안아 줄 때

우리는 훨씬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고

더 큰 가능성을 발휘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이거는 주변 사람들뿐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 곳곳에 마찬가지겠죠

사랑하는 마음으로 보면 특별하지 않은 사람이 없어요

우리 그 사람을 생각하면서 다음 곡 갈까요?

(박수)




(웃음)

(박수와 환호)

여러분 다시 한 번 박수 부탁드릴께요!

(박수와 환호)

어, 깜짝 놀라셨죠? 저도 너무 놀랐는데

(웃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완벽한 커넥션을 유지했기 때문에 이토록

(웃음)

이토록 아름다운 움직임을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탱고를 '3분 간의 로맨스'라고도 하는데요



이렇게 한 사람과 춤을 추는 시간을 'TANDA(딴다)'라고 합니다

음악이 흐르는 동안 우리는 이 '딴다'에

이 사람과 이 사랑에 함께 흘러가게 되는 거죠

그런데 아무리 완전하게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언젠가는 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놓듯이

모든 인연에는 시작과 끝이 있어요

마찬가지로 음악도, 이 사랑도 이 딴다도 언젠가는 끝이 납니다

그것에 대해서 슬퍼할 것도 분노할 것도 없고요

중요한 거는 지금 이 순간 내 손을 잡아준 이 사람

내 심장에 심장을 맞대준 이 사람에게 집중하고

이 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겠죠

이 새로운 음악이 흐르면

새로운 인연이, 새로운 사랑이,

또 새로운 딴다가 시작될 테니깐요

그럼 이제 새로운 딴다를 시작해 볼까요?

(음악~♬)




(박수)

네, 이제까지 공연에 아리스김, 류가, 저는 김수영이었고요

이제부터 여러분의 탱고가 시작됩니다

다들 자리에서 일어나 주세요!

이제부터 음악이 끝날 때까지

눈이 마주치는 모든 분들을 포옹을 해 주시면 됩니다

뭘 한다고요?

포옹!

네, 이제부터 준비되셨죠, 여러분?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우리 모두의 탱고를 시작해 볼까요?

(박수)


한글자막 : 조주영 (hahaseven@naver.com) 

한글검수 : 최두옥 (dooook@gmail.com)






이 글은 청각을 잃은 제 친구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전체 또는 일부가 잘못듣고 잘못 옮겨적은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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