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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자막 세바시 699회 나음보다 다름 | 조수용 제이오에이치 대표


강연 소개 : 많은 분들이 제게 늘 부담스럽게도 ‘크리에이티브’, ‘디자인’ 그리고 ‘브랜드’ 같은 표현을 붙여주십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가 생각하는 크리에이티브, 브랜드, 디자인이 어떤 것인지 그리고 저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씀을 드리려고 합니다.

여러분은 크리에이티브라고 하면 어떤 게 떠오르시는지 궁금합니다.

혹시 굉장히 좀 특이한 아이디어? 톡톡 튀는, 자다가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아주 유별난 발상? 무언가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사는 사람들이, 무언가 아주 창의적인 특이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무언가 괴짜처럼 벌이는 일들? 그런 걸 상상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저는, ‘뭔가 특이한 아이디어를 낸다’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는, 사실은 크리에이티브라는 것은 의외로 깊은 고민과 공부로 나온다고 저는 생각하는 사람이어서, 예전부터 저는 후천적으로 크리에이티브는 만들어진다는 표현도 되게 많이 했는데요. 

제 기준의 크리에이티브는 것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말씀드리고, 이걸 좁게는 내가 하는 프로젝트 넓게는 내 일에 적용시키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까지를 알려 드리겠습니다.


게시일: 2016. 10. 30.




(박수와 환호)

네 안녕하세요 조수용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크리에이티브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는데요




제가 일해왔던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일들

또 제가 만들었던 매거진 B 라는 브랜드를 통해서

많은 기업, 많은 사람이

어떻게 크리에이티브를 구현해왔는지에 대해서

제가 그간 깨달았던 것들을 가지고 여러분께


첫 번째는 크리에이티브란 게 뭘까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서

브랜드 그리고 또 여러분들 다 좋아하시는 말일 것 같은

디자인이라는 말에 대해서 디자인 어떻게 해야 될지

결국 나는 어떻게 크리에이티브한 사람이 될지에 대해서

제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오늘 드릴까 합니다




제일 먼저 

'크리에이티브하다'라는 말에 대해서 이야기를 조금 많이 할 건데요 

'크리에이티브하다'라는 거는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들만 하는 걸까요? 

그러니까 디자인하는 사람이거나 굉장히 창의적인 직업이 따로 있을까? 

여러분들이 어떤 직업인지는 다 다르겠지만 

내 일에서는 크리에이티브함이 있을 수 없을까요? 

실제로 많은 분이 크리에이티브하다 라고 하는 거를 이야기할 때 

남과 다른 독특함? 지금 여기 말씀 나오신 게 다 맞아요 


근데, 다 알고 있지만, 지금 여러분들 크리에이티브 합니까? 

아니에요? 

왜 크리에이티브하다고 자신 있게 표현 못 하시냐 하면 

그런 생각은 많이 하실 거에요 

근데 이렇게 해봐야 사람들 별로 안 좋아할 거야 

그죠? 

윗사람이 싫어하실 거야 사람들이 이런 거 싫어할 거야 

그래서 아마 나만의 생각이라고 하는 거에 대해서 불안감이 많으실 거예요 


제가 지금 이야기하는 것처럼 대중적으로 생각할 때 

많은 분이 생각하는 크리에이티브라는 거를 정의할 때 

나보다는 사람들이 뭐를 좋아할까 라는 생각을 굉장히 많이 해요 

사람들이 이런 거 좋아하나? 

요즘 사람들은 뭐 좋아하지? 

여기 계신 분들은 다 젊으신 분들이지만

좀 나이 드신 분들이 사업하시려고 그러면 꼭 그래요

'요즘 젊은 사람들은 뭘 좋아하나?'

(웃음)

나는 모르겠는데, 그 사람들은 뭐 딴 거 좋아하는 거 같아

이렇게 다른 사람들은 뭘 좋아하지? 이런 질문을 되게 많이 하고

그게 크리에이티브를 찾는 어떤 바닥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그런데 절대적으로 제가 믿는 게 있다면

이렇게 하면 안 돼요

크리에이티브는 절대적으로 내가 깊이 좋아하는 거예요

내가

이게 어떻게 되는 얘긴지 조금만 더 설명을 해볼게요


자, 잠깐 우리 같이 여러분들

저도 그런 꿈이 있었고 지금도 가고 있고

어렸을 때부터 뭐 앞으로도 그럴 거 같은데

카페를 하나 만들어 보는 거는 거의 전 인류의 꿈인 것 같아요 (웃음)

자, 다 알고 있습니다 뭐 하고 싶은지 (웃음)

다 카페하고 싶으시잖아요 (웃음)

자 근데, 왜 못하시는지도 알아요

지금 먹고사는데 바쁘시잖아요

그래서 이제 카페를 만든다라고 드디어 기회가 왔어요

아, 이제 돈을 좀 모았어 좀 뭐 부모한테 빌리고 했어요

자 이제 카페를 만들기로 하고 잠깐만 생각해봐요

어떤 카페를 할까요?

자 어떤 잠깐 생각해보면은

자 일단 카페 맞다 목이 좋아야 되지

그래 그럼 목이 좋은데 있어야지 카페 그런데 안 하면 망한다고 그랬어

아 그것부터 조금 부담스러운데?

그다음에 커피 맛이 좋아야 되는데, 나 커피 맛을 모르네

로스팅도 해야 되겠네 그거 어떻게 해야 되지?

학원 끊어야 되나? 아이 큰일 났는데

근데 인테리어는 어떻게 하지?

인테리어 디자이너 좋은 사람한테 쓰면 참 좋을 텐데

나 돈이 없잖아 어떡하지?

친구한테 부탁하면 되게 안 좋게 나올 텐데 (웃음)

또 뭐 별거 다 생각을, 간판은 어떡하지? 메뉴판 어떡해야지?

홈페이지도 필요한 거 아닐까? SNS 마케팅도 해야 되는데, 뭐도 해야 되는데

막 생각이 들어요

이거를 막 가지고 만들려고 하다 보면

역시 아직 나에게는 지금 할 준비가 되지 않았어 (웃음)

돈도 모자라고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아

이렇게 되는 거예요




근데 제가 아까 했던 대로 잠깐 한 번

나에 대한 나를 기준으로 한 번 들어가 보게 되는데요

내가 언제 뭐를 얼마만큼 진짜 좋아했는지를

아주아주아주아주 구체적으로 끝까지 들어가 봐야 돼요

아주아주아주아주 끝까지

근데 정말 내가 좋아했던 때를 끝까지 들어가 보면

참 아이러니컬 하게도

아까 얘기했던 거가 내가 좋아했던 부분이 아니에요

목이 좋아서도 아니고 커피 맛이 좋아서도 아니에요

신기하게 음악이 좋아서예요

더 황당한 거는 음악이 없어서 좋았어 거기가

어디는 인테리어를 안 해서 좋았어

안 해서

인테리어 안 해서

간판이 없어서 좋았어 어디는

그렇잖아요 그죠?

이렇게 아주 구체적으로 기억해야 돼요


그래서 제가 이렇게 말을 정했는데

내가 무엇을 언제 좋아 헀는지 아주 구체적으로 상상해요 돼요

아주 구체적으로

대충 '아 그때 거기 좋았어' 이러면 안 돼요

끝까지

뭐가 좋았지? 진짜 뭐가 좋았지?

직원의 말투가 좋았었나? 아 뭐지?

그 등이 좋았었나? 의자가 딱딱한 게 좋았었나?

아주 구체적으로 이거를 잘 끝까지 잡아들어가면

브랜드가 만들어진 거예요

그렇게 만드는 거예요

어? 브랜드가 끝났어요

왜 브랜드가 안 만들어져요?

내가 뭘 좋아하는지 끝까지 상상을 못 해서 그래요

대~충, 대충 좋아하면 안 돼요

아주 구체적으로

브랜드가 생겼어요




이렇게 브랜드를 만드는데

이거를 이렇게까지 얘길 해도 이해를 못 하시는 분이 꼭

'그런 게 세상에 어디 있습니까?' 그럴 수 있어서


제가 식당을 만든 이야기를 잠깐 해드릴게요

제가 보통 식당 만든다고 그러면 어떻게 해요?

여러분 카페까지는 아니셔도 식당은 해보고 싶으신 분들이 좀 많을 수 있는데

식당도 똑같아요


아, 입지가 좋아야 돼 아, 쉐프가 요리도 잘해야 돼

맛도 좋아야 돼 인테리어도 좋아야 돼

젊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뭐~ 되게 막 많이 나와요


근데 똑같은 방식으로 내가, 제가, 조수용이

뭘 원하는지를 끝까지 고민을 해보니까

나 진짜 매일 먹고 싶은데

그러니까 한 달 한 번 말고 매일 먹고 싶은데

그게 뭐지? 진짜 뭐지?

정말, 나 정말 파스타를 매일 먹고 싶을까?

스테이크를 매일 먹고 싶을까?

매일 먹으려면 어떡해야 되는 거지?

매일 가도 질리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 거지?

나 되게 건강해지고 싶은데

청승 떨어서 도시락 싸고 다니지 않으면서도

건강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

왜 사람들은 현미밥 다 좋아하는데 왜 안 팔지?


진짜 내 이야기에요 내 깊은 속 이야기

이 깊은 이야기까지 쭈욱 들어가고 나면

별거 아닌 거예요 사실은 그죠?

그렇게 해서 그냥 이런 식당을 만들었어요

지금 이제 한남동에서 영업하고 있는 '일호식'이라는 식당인데요

그냥 아주 평범해요

이것들을 빼고 나서 나머지는 디자인도 거의 안 했어요

디자인 많이 할 필요도 없어요

그냥 이 원래 내가 그렸던 그림 그대로

일본 여행할 때 뒷골목에서 봤었던 그 편했던 느낌을 잘 떠올려서

그냥 그대로 했어요 그냥 그대로

디자인 더 하지 않기로 하고

그래서 실제로 이런 식당이 만들어져서 움직일 때

사람들이 '와~, 어떻게 현미밥을 팔 아이디어를 내셨어요?'라고 물어봐요

전 아이디어를 낸 게 아니라

내가 뭐를 좋아하는지를 아주 구체적으로 들어가다 보니까

그걸 잡아낸 거죠

자 이렇게 브랜드 컨셉을 만드는 거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모든 브랜드도 다 통용되는 이야긴데

아까 제가 디자인 이야기까지 해드린다고 그랬죠




이제 디자인 이야기할 거예요

디자인, 정말 제가 이런 얘기를 되게 많이 드리는데

우리나라 전 세계에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한 명도 없어요

너무 다 디자인 디자인이고 모든 기업과 개인이 다

디자인 정말 중요한가요? 정말?

디자인이 정말 경쟁력 맞나요?

디자인 때문에 세상이 많이 바뀌긴 한 건가요?

정말 여러분들 생각하는 좋은 디자인이 뭘까요?

디자인이라고 하는 거로 사람들을 깜짝 놀래주면 정말 좋은 건가요? 

'와! 끝내준다! 이 디자인!' 그게 정말 좋은 디자인일까? 

제가 이거를 남들을 놀래주는 디자인이라고 표현을 하는데 

실제로 내용이 뭔지는 모르지만 보는 순간, 

'와!' 하는 디자인, 그 디자인이 정말 좋은 걸까? 

아니면 아까 제가 얘기했듯이

내가 상상했던 그 이야기를 그대로 놓고 봤을 때

그거에 딱 맞는 디자인이 좋은 걸까?

잘 생각해보시면 아까 제가 힌트를 많이 드렸지만

어떤 공간 중에서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공간 중에서

실제로는 디자인을 안 해서 좋은 게 훨씬 더 많아요

어느 카페가 좋아하는 이유는

어, 여기는 아무것도 안 한 이 네츄럴한 느낌 너무 좋아

간판 정말 탁월한 디자이너가 디자인하면 좋죠

하지만 내가 내 손으로 쓴 게 훨씬 좋을 때 많아요

우리 아이한테 쓰라고 하는 게 나을 수도 있어요

그렇죠?

어떤 경우에는 일부러 막 발로 쓰기도 해요

더 어린애처럼 보이려고

인테리어도 어 이거 아무것도 하지 말자

그렇게 하는 경우도 되게 많아요

그릇도 집에서 쓰던 거 가져 나와서 될 수도 있어요

그것 자체가 디자인 하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사람들을 깜짝 놀래주려고 막 더 애드(Add, 더하다)하는 디자인이 아니라

내가 아까 만들었던 그 브랜드 스토리에 맞는 디자인을 하는 것

이게 디자인에 가장 중요한 핵심인데

제가 이 강의 주제에서 얘기 드렸던 나음보다 다름이라고 표현했을 때

저는 남들이 좋아할 것 같은 것을 생각하고

남들을 놀래주는 디자인을 하는 거를 나음의 영역이라고 둬요

그거는 나도 모르겠는데 그냥 더 낫게 하고 싶은 거예요

그냥 더 낫게 하고 싶은 거

이렇게 하면 더 나아지는 것 아닌가? 더 안 하면 불안하고

이게 나음의 영역이에요




그렇다면 그다음은 다 알고 계시죠

내가 정말 좋아하는 거를 잘 만들어서

거기에 맞는 디자인을 하면 그거는 달라져요

그거는 다름의 영역이에요 비로소 달라지는데

다시 처음 얘기로 돌아보면,

그걸 크리에이티브하다 라고 그러는 거예요

'어~! 크리에이티브하다'




잠깐 우리 앞으로 처음으로 돌아가 볼까요

처음에, '크리에이티브한게 뭡니까?'

'창의적인 게 뭡니까?' 제가 물어봤을 때

여러분들 굉장히 짧게 탁 튀어나온 아이디어라는 생각 많이 하지 않으셨어요?

'번쩍!' 뭔가 '툭!' 되게 괴팍하게 살다가 갑자기 '툭!' 이런 거?

근데 지금 잘 제 이야기를 들어보시면

전혀 그건 관계가 없죠


나한테 있어요 근데 굉장히 구체적이어야 돼요

대부분은 구체적이지 못해서 그렇게까지 잘 안 나오게 되는 거고요

또 하나는 그렇게 구체적이려면 실제로 굉장히 좋아해야 돼요

좋아하지 않으면 구체성이 안 생겨요

아주 좋아해야 돼요


그러니까 카페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거는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하는 거예요 그래서

정말 좋아해야만 구체적으로 떠올라요




그래서 어찌 보면 크리에이티브를 할 수 있는 가장 기반은

무언가를 엄청나게 좋아할 수 있는 힘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이렇게, 어떻게 보면 너무 쉽죠?


내가 잘하면 돼요 남 탓할 필요가 없어요

그렇게 해서 크리에이티브하게 딱 되고 나면

이제 어떤 경지에 오르게 되냐하면

뭐를 하지 않아도 되는지에 대해서 자신감이 생겨요

진짜 '크리에이티브하다'라고 하는 것은

여러분들 살면서 '크리에이티브하다'라고 하는 거를 잘 들여다보시면

뭐를 더해서 생긴 게 아니에요

'허, 저걸 빼다니' '와, 멋지다'

그 남긴 거가 뚜렷하게 보여서

더, 그 브랜드, 그 크리에이티브가 강력하게 보이는 거거든요

이 뺄 수 있는 용기라고 하는 것은 크리에이티브에 마지막 칼 같은 거예요

맨 마지막에 카페를 런칭하면서 뭐하나 더하려고 고민하는 게 아니라

'아 저걸 빼야 되는데' '진짜 뺄 수 있을까?'




그래서 여러분들이 앞으로 '크리에이티브하게 산다'고 할 때

제 말을 꼭 기억하실 것은

내가 좋아하는 거를 아주 구체적으로 생각해야 된다는 거 하고

거기에 맞는 디자인을 하는 거지

자꾸 더 잘 보이려고 얹는 디자인을 하는 게 아니라는 거

그렇게 해서 크리에이티브해짐 이라고 하는 거에 완성은

뺄 수 있는 용기라는 거

네, 이 말씀을 오늘 마지막으로 드리고요


여러분들이 앞으로 사시면서 어떠한 일을 하시든지 간에

직업과 관계없이 자기 일에서 이렇게 다른 무언가

다른 크리에이티브를 만드는 그런 분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글자막 : 조주영 (hahaseven@naver.com) 

한글검수 : 박진희 (jinee10.park@gmail.com)


이 글은 청각을 잃은 제 친구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전체 또는 일부가 잘못듣고 잘못 옮겨적은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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