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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 세바시 703회 기억의 건축 백희성 KEAB 건축디자인 대표


강연 소개 : 우리는 기억과 추억이 있다. 그리고 도시도 기억이 있다. 이 기억과 추억이 어떻게 공간이 되고 건축이 될까? 그 과정을 고민하고 해결해가는 과정이 우리가 성장하는 과정과 닮았다. 도시의 기억과 사람의 기억이 건축이 되는 과정에서 도시는 정체성을 찾고 사람은 자아를 찾게 된다. 건축은 우리의 자아를 찾게 해주는 도구이다.


게시일: 2016. 11. 8.




안녕하세요 건축가 백희성입니다

제가 오늘 여러분들께 도시에 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데요

도시가 진짜 우리가 살고 있는 장소이지만 

정말 우리의 일부인 것을 한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오늘은 기억에 관한 도시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를 덧붙여서 이야기를 좀 해 드리고 싶습니다 


기억이란 무엇일까요? 

보통은 추억 그리고 우리의 작은 이야기 이런 걸로 얘기 될 수가 있죠 

근데 건축가인 저는 이 기억이란 것에 이 배경이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사진을 보시면요

이 사진에는 그 가운데는 옛날 사진 있죠 

이 어린 아이가 찍은 사진과 그리고 지금의 사진에 그 오버랩 해 보면 변하지 않는 요소가 하나 있습니다 공간입니다 

그래서 저는 기억에 배경이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도시를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건축을 먼저 이야기를 해야 됩니다 왜냐면 도시의 요소가 건축 이니까요 

건축을 얘기할 때 제가 한 건축주하고 있었던 이야기를 좀 해 드리고 싶습니다 


이 건축주와 만났을때 제가 제일 먼저 물어 봤던게 하나가 있습니다 

살면서 

집에 살면서 

어렸을 때를 통틀어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 언제였는지 그리고 그 시간에 있었던 그 분위기를 말씀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 분이 이런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

한옥에 살았는데 미음자 한옥에서 살았답니다 

근데 하늘위에 구름이 이동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웠데요

근데 그보다 더 아름다웠던 뻘~건색 다라 아시죠? 

그 다라에 어머니께서 언니와 본인을 씯겨 주셨던 그 모습이 아직도 기억난답니다 

그리고 다라에 물을 가득 채워 놓고 거기 들어가서 누워서 하늘을 봤을때 

구름이 네모난 하늘에 흘러 다니는 구름이 너무 아름다웠답니다 

그리고 그때 해주셨던 어머니 말씀이 지금도 평생 기억에 남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이거를 건축으로 바꿔 봤습니다 

욕실에다가 천창을 달아 드렸습니다 

근데 처음에는 이거 이야기를 해 드리지 않고 그냥 해 드렸어요 

별 얘기는 안 하고요 

워낙 다른 얘기 너무 할게 많아서 그거 먼저 했고 그리고 이 얘기는 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결국엔 알아보실 거라 생각 들었거든요 


근데 완공이 되고 나서 한 두 달이 지났을때 쯔음에 약간 그 울먹울먹 하시면서 전화 하시더라구요 

이게 갑자기 그 어렸을때 어머니하고 같이 있었던 그 장면이 기억난답 합니다 

그리고 왜 저기 천창을 저렇게 뚫어줬는지도 인체에 알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 힘들 때마다 항상 가서 그 욕실에 누워서 조용히 천창을 본다고 합니다 


저에게는 건축가마다 가장 중요한 재료가 있습니다 

저한테 가장 중요한 재료는 기억입니다 

저는 건축은 제가 생각한 건축은 기억에 재구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보통 가장 적합한 공간이 어떤 공간이냐 라고 고민하실때요 

잡지에서 찾아 보시면 안 됩니다 

잡지에 심플하고 아름다운 공간은 나하고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정말 아이러니하게도요 

제가 여태까지 만나온 대부분의 건축주들은 가장 완벽한 공간을 자기 어린 시절에 추억에서 찾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공간이랑 자기 어렸을 때 가장 행복했던 그 사건을 기억하던 그 주변 공간이랑 딱 일치하는걸 

제가 발견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리고 이 기억은 사람뿐만 아니라 건축 뿐만 아니라 도시도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사람처럼 기억이 있습니다 


청계천에 되게 예쁘죠? 청계천에 예를 들면 연인과 같이 이렇게 거닐다가 모르고 장난치면서 그냥 어깨 툭 쳤는데 여자친구가 빠졌어요 

그리고 남산에 올라가서 돈까스 먹고 싶어가지고 열심히 돈까스 먹는데 동생이랑 마지막 한 조각 두고선 대판 싸웠습니다 

그런 개인적인 공간 ... 

이 기억은 제 얘기가 아닙니다 오해하지 말아 주세요 

믿어주십시오 

이런 기억들은 어떤 공간에 있는 이런 기억들은 개인적인 기억입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도시의 기억은요 

우리가 한 공간 안에 공통으로 기억하고 있는 집단의 기억입니다 

집단의 기억이 뭔지 다음에 설명드리겠습니다 


기억나시죠? 2002년이죠 

여기 젊으신 분들 또 모르시는 분도 있겠지만 

이 당시에 2002년도 월드컵 이 당시 이런 기사가 있었습니다

단군 이래 가장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당연하죠 인구가 늘었는데

(ㅎㅎ)

그리고선 그 이외에 수많은 집회들이 이 시청 앞 광장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월드컵 때도 또 사람들이 모여 들었고요 

사람들은 기억하죠 

2002년 월드컵이 처음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런데요 

이곳에는요 

그 전에도 사람들이 모인 기억이 있습니다 

1987년입니다 

민주화운동이 여기서 일어났었습니다 

근데요 이게 끝이 아닙니다 


이전으로 27년 전으로 똑같이 돌아가보면요 

또 사람들이 이렇게 모였던 적이 있습니다 

또 하나 더 있습니다 

1919년에 3 1 운동이 여기서도 일어났습니다 


시청 앞 광장은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어떤 공통된 목소리로 이야기했던 곳이였던 겁니다 

그런 기억이 이 빈 여백에 도시에 빈 여백에서 발생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기억이 바로 이 도시의 기억이 우리 역사입니다 


안타까운건 많은 분들이 빈 공간 안에 이 빈여백 안에 도시에 여백 안에 백년 전부터 그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한 목소리를 냈었던 그 기억을 기억이 점점 흐릿해진다는 겁니다 

2002년도가 처음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어요 

그리고 더 시간이 지나면 2002년도 잊혀지겠죠 


만약에 이 장소에다가 우리의 기억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그렇게 되면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고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고 

어떤 역사가 당길 수 있는 어떤 그런 건축이나 공간이 되지 않을까요?

그래서 여러분들께 하나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어떤 한 사람이 앉아서 이 공간 안에 오프라인 된 어떤 인터넷도 연결되지 않는 컴퓨터에다가 

자신이 원하는 메세지를 씁니다 

연인간에 사랑에 메시지도 좋고 사회에 쓴소리를 하고 싶은 메세지도 좋습니다 

그리고 부모님의 건강 기원도 좋고 낙서도 좋습니다 

그런 잡동사니 기록들을 잔득 적습니다

그리고 출력을 합니다 

그리고 돌돌 말아서 네모난 나무박스에 집어넣습니다 

그리고 이 박스를 벽에다가 채워 넣었습니다 

자 그럼 다음에 어떻게 될까요? 

이런 모습이 될 겁니다 

사람들의 사람들이 메세지를 담는 공간이 됩니다 


이 벽은 외부에 노출되 있어서 이 박스를 채워 넣으면 그 공간에는 빛이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리 비어 있는 공간에는 빛이 들어오는 거죠 


상상해 보세요 

남산타워에 보면은 그 사람들 수많은 사람들이 그 열쇠 꾸러미에 글씨를 남겨서 걸어 놨죠?

그리고 프랑스 파리에 "뽕대자~흐" [퐁데자르(Pont des arts)]라는 재수 없지 않나요 ? "뽕대자~흐" 정확한 발음입니다 

예술의 다리에도 여전히 사람들이 많은 기록들을 열쇠 꾸러미에 남기고 있습니다 

자신의 메시지나 이야기를 남기고 싶어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입니다 


여러분들도 이런 공간이 있다면 아마 자신의 이야기들이나 어떤 메시지를 남기고 싶어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런것들은 시민들이 직접 자신의 메시지로 참여하는 공간이 되는 겁니다 

1919 년도에는 3·1 운동을 하면서 사람들이 태극기를 깃발을 흔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이런 공간이 된다고 하면 작은박스 안에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것을 끼워 넣는 행위가 되겠죠 

행위는 좀 달라졌지만 목소리를 표현한다는 측면에서는 그 기억은 같습니다 


한번 일련의 과정을 한번 돌이켜 보겠습니다 

1월 15일 텅 비어 있죠 아무도 없습니다 

이 두 사람 왔는데 

여기가 뭐 하는 곳이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3월 1일 날 다시 와 봅니다 

꽤 많은 사람들이 그 사이사이에 그 자신을 메시지를 남기고 같습니다 

그리고 나서 8월 15일 광복절날 한번 방문해 보겠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메세지를 많이 체워 넣습니다 

그리고 12월 31일 되면 거의 대부분의 공간이 거의 다 찼습니다 


그리고 나서 이 메세지를 모아서 아까 기억하시죠? 

그 컴퓨터 안에 있는 오프라인 된 그 컴퓨터 

거기에 있는 데이터들을 정리해서 한해동안 우리 시민들이 이야기했던 메시지 키워드를 찾는 겁니다 

그러면 우리는 온라인에서는 많이 볼 수 있지만 오프라인에선 이런 걸 볼 수가 없습니다 

내 주변에서 친구들 내 주변에 가족들 내 주변 지인들이 어떤 생각하고 있고 

나는 어떤 생각하고 있는지 그 이야기들을 모을 수 있는 거죠 

그리고 그 목소리를 담는 공간이 생기는 겁니다


그리고 다시 1월 1일로 돌아가면 다시 또 공간이 비워질 겁니다 

또 다시 우리들의 메세지를 담기 위해서요 


밖에선 어떻게 보일까요? 

8월 즈음 8월의 어느날 쯤 이 바깥에서 본다고 그러면 이런 모습일 것 같습니다 

이 건축물은 시민에 의해서 완성이 되서 비워지고 완성이 되고 비워지는 공간입니다

안타깝게도 이 프로젝트는 실현 되지 않습니다 

계획안 일 뿐입니다 


하지만 왜 이 프로젝트를 여러분에게 말씀 드리고 싶냐 하면요 

서울에는 정말 수 많은 이야기 역사 하나 이야기 기억을 갖고 있는 공간들이 제 기억을 지키지 못하고 서서히 잊혀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한테 이런 기억들을 어떻게 담백하게 담을 수 있는지 

그거에 대해서 건축적으로 좀 설명 드리고 싶어서 선택하기 됐습니다 


아직도 서울에는 기억이 남겨져 있는 굉장히 많은 공간들이 있습니다 

너무 많아서 사실 이 짧은 시간안에 모두 다 설명드리기는 힘듭니다 

하나만 설명드리자면요 

장충동 아시죠? 

뭐로 유명한가요? 

(족발)

족발이죠 

진짜 엄청난 일입니다 

이 엄청난 역사를 뛰어넘고 족발이 이겼습니다 

족발로 유명한 장충당공원요 

실제 을미사변 당시 마지막까지 싸웠던 우리나라 장수들이 기르기 위한 성스러운 공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일제시대때 그 규모가 축소되었고 해방 이후에 일제시대가 끝난 이후에도 여러가지 역사적 격변기를 겪다보다 

어쩌다 보니 한 호텔이 들어서게 됐습니다 

그리고 실제 장충단이 있었던 그 공간은 한쪽으로 밀려나서 장충단 공원에 아주 자그만 비석이 하나 있을뿐입니다 

굉장히 안타깝습니다 


제가 아까도 그 기억을 건축과 만나서 되게 새롭게 만든 것처럼 이 장충당도 호텔을 없앨순 없습니다 

하지만 건축적으로 역사와 건축이 만나서 방법을 찾는다고 하면 굉장히 유쾌하고 재밌을 수 있습니다 

역사는 무겁지 않습니다 

무겁게 바라보기 때문에 무거운 것일 뿐이고 만약에 건축적으로 더 창의적이고 재밌는 생각을 한다고 하면 

지금 우리 삶의 일부가 될 수도 있습니다 


역사를 

도시에 역사를 어떻게 담을지 고민하는 것은요 

약 2천 년의 역사 갖고 있는 서울을 살리는 길입니다 

최첨단 도시 너무 좋습니다 

저도 최첨단 기술이나 그런 것들을 건축에 이입 하려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첨단도시는요 다음에 생기는 최첨단 도시에게 그 영광을 물려 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역사를 담아내는 도시는요 

그 어떤 도시와 비교할 수가 없습니다 

각각의 도시는 역사가 다 다르거든요 


제가 여러분들께 해드리고 싶은 마지막 말씀은 서울을 아름답게 살리는 길은 

최첨단 도시 도 중요하겠지만 

그와 병행해서 우리 주변에 있는 역사들을 다시 일깨워서 그것을 어떻게 건축으로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 

이게 어떻게 서울을를 진짜 살리는 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상으로 마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글은 청각을 잃은 제 친구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전체 또는 일부가 잘못듣고 잘못 옮겨적은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해당글에 댓글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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