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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막 세바시 709회 생각이 바뀌면 삶이 바뀐다 | 김경집 인문학자


강연 소개 : 지금까지 우리는 직선적 평면적 사고로 20세기의 속도와 효율에 맞춰 교육했지만

21세기 창조, 혁신, 융합의 시대에는 입체적인 사고로 집단지성을 추구해야 하는 시대로 바뀌었습니다. 

그 시작은 합리적 의심과 다양한 견해의 집합으로 확장적 지식을 구축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동요 '옹달샘'을 통해 그 사례를 살펴보고 우리가 어떻게 이러한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지를 가늠해보겠습니다.


게시일: 2016. 11. 16.




(박수와 환호)

안녕하세요

'생각이 바뀌면 삶이 바뀐다' 라는 제목인데

사실은 좀 더 세게 했어야 돼요

'생각이 바뀌어야 삶을 바꿀 수 있다'

아마 이렇게 해야 맞을 겁니다




2016년이지요? 거의 끝날 시간입니다

20세기 지난 지 벌써 16년이 지났습니다

IMF 지난 지 정확하게 만 20년 지났습니다

우리 뭐가 달라 졌지요? 더 나아졌나요?

그렇지 않지요?

가장 큰 이유가 뭘까요?

우리는 여전히 20세기 사고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20세기 사고의 특징은 뭘까요?

20세기는, 전체가 20세기 전체 세계가

오로지 속도와 효율에 의해서 모든 것이 결정되었습니다

20세기 전반부는 전쟁을 했고,

20세기 후반부는 산업화 패턴을 따라갔지요

도덕성, 인격, 창의성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직 속도와 효율입니다

20세기는

그런 틀로 살 수가 없습니다

창조, 혁신, 융합 구호나 선언으로는 외쳐요

정작 어떻게 그렇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별생각이 없습니다




먼저 말씀드릴 것은 교육이라고 하는 것은 그렇게 거창한 거 아닙니다

교육은 그 사회가 요구하는 노동력을 제공하는 방식을 따라가게 되어있습니다

우리의 교육이 20세기 배웠던 우리의 교육은 어쩔 수 없이

모든 것이 속도와 효율로 규정됐습니다

음악 시간으로 돌아가 볼까요?

음악에 대한 지식을 배우고

음악에 대한 기능을 습득하면 끝입니다

그러면 동요 하나를 놓고 같이 보시지요


옹달샘이라고 하는 동요를 다 기억하실 겁니다

기억하시죠? 어느 나라 동요인지 혹시 아세요?

우리나라 동요 같지요? 그렇지요?

지금 보시다시피 외국곡입니다

저는 왜 외국곡이라고만 썼는지 이해가 잘 안 돼요

독일 노래에요

'저 언덕 아래' 라고 하는 그런 민요입니다

어찌 되었든 우리 음악 시간 돌아볼까요?

선생님 피아노를 쳐서 선율을 익혀요

한 소절 그다음에 따라 불러요

두 소절 계속 늘려나가지요

그렇게 다 부르면 수업 끝

물론 이 과정이 있어요 기억하셔야 해요

꼭 분단 별로 시키지요

왜 그랬을까요?

예전에 인원이 많으니까

일일이 다 체크를 못 할 수 있지요

그런데, 정말 중요한 것은

21세기 교육에 중요한 것은

'앎의 연대' 에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집단지성' 이라고 말하잖아요

그게 바로' 앎의 연대' 라고 볼 수 있는데

자 이렇게 시켰어요

아까전에는 부를 때 별생각 없이 따라 불러요

심지어 립싱크하는 녀석도 꼭 있어요

이 줄 딱 부르면 어떤 일이 생겨요

긴장해서 불러야 해요

립싱크 못 해요

중요한 체험을 하지요 무슨 체험을 할까요?

발표체험을 하는 거예요

누가 있었어요?

내 친구들이 있으니까

나 혼자 할 수 없지요?

이래서 학교 오는 거예요

그게 '연대' 에요. 이미

그럼 다른 친구들은 어떤 경험을 하게 될까요?

관객체험을 하지요

이렇게 불러주는, 친구 발표해주는 친구 없으면 못하지요

그런데 보세요

아까 내가 따라부를 때는 별생각 없이 불렀는데

다른 친구들 부르는 걸 이렇게 들어보니까

어딘가 잘 안 맞아요

나도 아까 그렇게 불렀거든요

내가 불렀던 노래를 객관화하는거예요

이제 우리 줄 시키면 어때요?

그 부분을 긴장해서 부르겠지요?

그러면 분단 별로 쭉 가면 점점 어떤 일이 생길까요?

나아지겠지요?

그게 '진화' 에요

생각을 잘 안 해요 그냥 부르는 거예요

우리는 오로지

음악에 대한 지식과 노래를 부른다고 하는

기능만 습득하면 됐으니까




가사 해본 적 있으세요? 가사?

이 노래 가사

해본 적 없으시지요?

가사를 한번 보지요

주인공이 누구예요?

고민하실 거 없어요

1절에 주인공 하나밖에 없어요 토끼에요

토끼가 숲속의 강자입니까? 약자입니까?

약자지요 오죽하면 이름이 토끼에요

급하면 그냥 토껴야 되요

그런데 토끼가 뭐가 하고 싶은 게 있데요

가사를 봤더니 뭐 하고 싶데요?

세수

이게 말이 돼요?

약자가 하고 싶은 게 있다?

그럴 권리가 있어요?

지금 우리 사회 어때요?

약자는

넌 그냥 시키는 일만 해

네가 무슨 권리야

그러잖아요

누가 파업하면 내가 귀찮은 것만 생각하고

그 사람이 왜 그럴까?

묻지도 따지지도 않아요

최소한의 공감 능력도 없어요

생각을 해봅시다

숲속에 제일 약자인 토끼조차도

뭔가 하고 싶은 게 있고 그럴 권리가 있대요

거창하게 말하면 그게 뭐예요?

'행복추구권'이에요

누구든지 권리는 있어요

그럴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 조건이 주어졌느냐 아니냐 그 차이뿐이에요

행복추구권을 초등학교 1학년이 배우잖아요

토끼가 일찍 일어났어요

왜요? 세수하려구요

질문하나 드리지요

이 토끼가

늙은 토끼일까요? 아니면 어린 토끼일까요?

늙은 토끼 손들어 보세요

예 왜 늙은 토끼라고 생각하세요?

새벽에 일어났다고 하잖아요 얼마나 논리적이에요

집에서 어르신들 눈 비비고 안 일어나잖아요?

그렇지요?

어린 토끼라고 생각하시는 분이요?

예 왜요?

아기들도 새벽에 일어나요 예

그건 아주 갓난아기일 때

제가 아까 슬쩍 힌트를 드렸어요

눈 비비고 일어나는 났잖아요

어르신들 눈 비비고 안 일어나 나잖아요

눈 비비고 일어난 거 보면 얘 어린 토끼에요

그럴 확률이 크지요?

저는 이 발견에 스스로 놀라서 자뻑도 했어요

자 보세요 이제

제가 어떤 유명한 기업에 가서 이렇게 강연을 하는데

이 이야기를 하면서 은근히 자부심을 가지고요

어린 토끼냐 늙은 토끼냐 물어봤더니

한 직원이 손을 딱 들더니 질문이 잘못된 것 같데요

저는 자뻑하고 있는데 화가 슬쩍 나더라구요

뭐가 잘못됐냐?

그랬더니

왜 두 가지만 묻예요 선택을

너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젊은 토끼래요

속으로 저거 바보 아니야

그다음 말 듣고 딱 알아들었어요

아니면 최소한 사춘기 토끼

무슨 뜻인지 짐작이 되셨어요?

할아버지 토끼가 뭐 외모에 신경을 쓰겠어요

세수하는 건 외모에 신경을 쓰는 건데

물론 뭐

노인정에 마음에 두신 할머니 계실 수도 있어요

어린 토끼가 그럴까요?

별생각 없을 거에요

그런데 젊은 토끼거나 사춘기 토끼면

능히 그럴 수 있지요

이게 '지식의 집단화' 에요

'연대' 에요

저 두 개하고 자뻑했는데

만약에 그 여직원을 안 만났다면

오늘도 두 가지 이야기했을 거예요

그런데 그 친구를 통해서 확장되는 거예요

그 친구도 저를 안 만났으면 이런 생각을 아예 안 해요

그렇지요?


세수하러 갔는데 세수했어요 안 했어요?

안 했지요

그럼 물어봐야지요 왜 세수를 안 했는지

별별 대답이 다 나와요

그런데

중요한 것은 질문을 받으면 생각을 하지요?

그게 뭐냐면

'생각의 자유' 혹은 '사상의 자유' 에요

다 생각해요

나랑 답이 같으면 어때요?

괜히 친근감이 생기지요?

왜 그럴까요?

내 답이 맞을 확률이 커져서 그래요 심리적으로

내 생각과 다르면 미워요 괜히

왜요? 내 답이 제 땜에 틀릴 거 같아요

그래서 비슷한 생각 묶어두고

다른 생각 묶어둬요 나 지금 뭐 하고 있어요?

수학하고 있잖아요

'집합'

이 생각도 아니고, 이 생각도 아니면 따로 모아둬요

'여집합'




심리학과 수학이 같이 있지요

별별 대답 다 나와요 정말요

개중에 이상한 대답을 하는 애들 꼭 있어요

그러면 어떻게 반응해요


저 바보 아니야 저거


심지어 이런 판단도 해요


재수 없어


그러고 내 관계에서 그냥 끊어 버려요

그러면 얘도 금방 바로 알아요

애들이 말은 하지 않지만

표정으로 탁 나타나지요

무슨 생각이 들까요?

내가 이 수업 끝나면 '따' 당할 거야

벌써 이렇게 확 위축돼요

선생님이 물어봐요

너 왜 그렇게 생각해?

내가 그렇게 질문을 받았으니까

말할 권리가 있지요?

의무도 있지요?

이게 '표현의 자유' 에요

떠듬떠듬 설명해요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아까 분명 재수 없어 그랬는데

얘 얘기를 들어보니까 전체를 다 동의할 수는 없지만

'어 저건 말 되네', '어 그럴 수 있네' 생각이 달라지겠지요?

그래서 아까 내렸던 판단을 거두어들입니다

그러면서 내가 사람을 판단을 할 때는

어떻게 해야 되겠어요 시간을 두고

그게 사람에 그칠까요?

사물을 판단하든, 사태를 판단하든

다 마찬가지입니다


놀랍게도 이 어린아이들의 가장 많은 대답은 뭐냐면 이렇습니다

자 나는 권리도 있어요 의무도 다했어요

숲속의 법칙은 먼저 가는 녀석이 임자에요

얘가 뭐라고 말하냐면

내가 여기가서 풍덩들어가서 샤워를 하거나 세수를 하면

다른 동물들이 이 물 못 먹잖아요

지가 그 생각할 때에요?

그런데 아이들은 놀랍게도 그런 대답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선생님이 물어봐요

만약에 너희가 그렇다면

세수할래? 안 할래?

가서 선생님이 봤으니 안 할 거예요


그러면 중요한 정의가 하나 생겨요

얘가 왜 그럴까요? 내가 분명히

권리도 있고 의무도 다했어요

그런데 내 행복이 내가 행복을 추구할 권리도 있고

내 행복이 누군가를 더불어서 더 행복하게 해주거나

내 행복이 타인의 행불행과 관계가 없으면

내가 누려도 돼요

하지만, 내 행복 때문에

누군가가 불행해진다면

그게 행복일 수 있을까?

애들 전부다


아니요


여러분 같으면 어떻게 하겠어요?


우리 그렇게 안 할 거예요


타인의 불행을 담보로 아이들한테 말이 어려우니까

타인이 불행한데도

내 권리 주어졌으니까

나만 내 행복을 누리면 돼

그렇게 하지 않는 스스로 그렇게 하지 않는 것

그게 바로 '정의'에요 '저스티스'

이게 '입체적 사고' 에요

어떤 하나를 놓고 그것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생각이 달라질 수 있지요


수업이 다 끝났어요

음악 시간에 음악 시간이 끝났으니 애들 쉬는 시간이잖아요

요즘 쉬는 시간에 애들이 운동장 가서 놀지는 않지만

고무줄놀이를 한다고 칩시다


오늘 여기 오신분들이

고무줄놀이를 한 마지막 세대거나

혹은, 목격한 마지막 세대에요

그렇다고 고무줄놀이에서 별로 낭만적이지도 않았어요

무슨 노래 불렀는지 기억 안 나세요?


전우의 시체를 넘고 넘어 이런 노래 불렀잖아요


자 이제 음악 시간에 배운 노래

이 옹달샘을 부르면서 고무줄놀이를 해요

몸은 팔짝팔짝 뛰는데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무슨 생각이 떠오르겠어요?

아까 음악 시간에 했던 모든 내용이

하나의 직관으로 들어옵니다.

이 노래를 평생 들을 때마다, 부를때 마다

'정의'가 뭔지

'행복추구권'이 뭔지

함께 사는 '공동체적 가치'가 뭔지

이런 것들을 깨닫게 돼요




21세기가 요구하는 지식의 방식은 이런 겁니다

'앎의 연대''삶의 연대'

우리의 사고의 전환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그래야만 살 수 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주체와 중심이 바로 '사람'입니다

사람에 대한 '존중' 그거 없으면

그 사회 아무리 기능적으로 뛰어나도 몰락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입체적 사고'와 사람에 대한 '존중'

21세기 우리의 미래를 살려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한글자막: 김동원(sdplace@naver.com) 

한글검수: 박진희(jinee10.park@gmail.com)


이 글은 청각을 잃은 제 친구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전체 또는 일부가 잘못듣고 잘못 옮겨적은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해당글에 댓글 남겨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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