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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바시 843회 순례길 1,450km를 혼자 걷게 되면 깨닫게 되는 것 | 심혜진 배우 | 여행 동기부여 강의 강연 영상 듣기


게시일: 2017. 11. 14.


강연 소개 : 저는 데뷔 30년 차 배우입니다. 그런데 지난 몇 달간은 저는 여행자였어요. 지난해 스페인 산티아고길 800km를 걸었고, 바로 지난달에는 포르투갈 순례길 650km를 걸었습니다. 왜 떠났냐고 많이 물어보세요. 그런데요, 믿어지시나요? 30년 동안 저는 혼자 해본 게 없었어요. 어느 날 문득 혼자 여행을 하고 싶어졌어요. 그렇게 여행을 다녀오니 많은 분이 저에게 "혼자 걷다 보면 어때요?"라고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래서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네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저는 이제 대뷰 한 ... 30년 차가 되가는 ...

너무 늙었죠

30년 차가 거의 다 돼가는 배우 심혜진입니다 반갑습니다


근데 지난 몇 달 동안은 아주 초보여행자로 살아봤어요 



제가 산티아고길 800km 그리고 지난 9월에는 포르투갈길 650km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사실 그동안 나이 50이 넘어서 혼자 여행을 다녀 본 적이 없었어요 

정말 과감하게 도전을 못 해 봤고 

집 밖에 혼자 나간다는 것을 생각해 보지도 못했어요 

용기가 없었던 거죠 

근데 이 나이가 되고 보니까 꼭 한번은 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이번에 과감하게 도전을 해 봤습니다 

(박수)

고맙습니다 


여행을 가기로 결정을 하고 한 달 전부터 짐을 쌓기 시작했어요 

그러니까 도보 여행이니까 배낭을 메고 가야 되잖아요

근데 먼저 다녀 오신 분들에 안내가이드북 같은 거를 지침서를 해서 

아직 교과서 적으로 짐을 잘쌌어요



근데 한 달 전부터 싼거니까

사실 다 싸놓고도 요건 요만만큼 더 필요 할지도 몰라 또 이것도 더 필요 할지 몰라 

이렇게 계속 풀고 싸고 풀고 싸고를 반복해서

결국 짐을 쌌는데 그 짐의 무게가 거의 15kg로 에서 20kg를 육박 하더라구요 



근데 그게 정상이라고 생각하고 가지고 갔어요 

그리고 가지고 가서 가방을 메고 걸어 보니까 정말 무겁더라구요 


그리고 그 가방을 메고 겄는데 



다른 외국인들이 메고 걷는 가방을 보니까 제 가방학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가벼워 보이는 거예요 

부피도 작고 그리고 무게도 상당히 가벼워 보이고 

근데 어떤 여행객에게 물어봐요 

어떻게 그렇게 무거운거를 들고 걸을 수 있겠느냐고

그래서 제가 매번 숙소에 들어 올 때마다 그 짐을 줄여 보겠다고 매일 풀었어요 

매일 풀고 어떻게 하면 짐을 줄일 수 있을까를 고민 했었어요

근데 제가 아무것도 버리질 못하고 있었더라구요 

버리질 못 하더라고요 못 빼고 있더라구요 

왜냐면 전부 다 필요한 거 같으니까 

못 빼고 계속 들고 다닌 거예요 

그 무거운 가방을 들고 다녀 보니까 

정말 무거워서 못 들고 다니겠더라구요 

그때부터 짐을 하나씩 버리기 시작했어요 



근데 그때 제가 가진 생각은 그 가방 안에 있는 짐이 제가 산책하고까지 가져간 고민 같은 거예요 

그리고 그 무게가 제가 가지고 간 무게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잠시 했었습니다

그래서 이것들을 어떻게 바로 해결 해야 되나 이렇게 생각하는 거보다 

조금 내려놓고 여유를 가지고 방법을 찾고 그러다 보면 해답이 보이겠다'라고 생각을 하고 다시 걷기 시작 했습니다 

(박수)



그렇게 열심히 걷다 보면 몸이 아파요 

허리도 아프고 

그리고 뭐 근육통은 말도 못하게 옵니다 


근데 이 몸도 적응을 해요 

한 일주일이나 열흘이 지나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통증이 다 풀리기 시작하거든요 

그러면 어느 정도 걷는게 익숙해져요 


그런데 사람인지라 간사해요 조금 지루함이라는게 있어요 

걸을 때마다 맨날 사색하고 고민하고 있진 않잖아요 

근데 참 다행스러운 것은 같이 간 동행이 있어서 그 지루함을 조금은 이겨낼 수가 있었어요 

같이 수다도 떨어 주고 얘기도 해주고 그러다가 서로가 각자의 시간을 갖고 싶을 때는 

서로 약속한 건 아니지만 시간을 배려해 주는 싸인이 생기더라구요 



'아 내가 지금은 혼자 걷고 싶어' 라고 생각이 들 땐 

누군가가 먼저 이어폰을 꽂아요 그렇게 꽂으면 

'아하 ~ 지금 너는 혼자 걷고 싶은 거지'

'너는 지금 혼자 생각할 시간이 필요한 거지' 그런 무언의 싸인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먼저 앞으로 가 주고 아니면 혹은 뒤떨어져서 걸어 주고 

아니면 길 건너서 걸어 주는 그런 무언의 싸인이 생기기 시작하고 그런 배려심을 갖게 되기 시작해요 



그래서 따로, 또 같이라는 여행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또 이렇게 걷다보면 가끔은 한국 사람들도 만나기도 해요 

그런데 한국 사람들끼리는 이렇게 알면서도 금방 말을 안걷네요 

어 한국 사람인 거 같은데 서로 눈을 마주치면 

눈을 피하고 이렇게 돌아서 갑니다


근데 제 생각에는 한국 사람인거 같아서 저를 알아 보는 거 같아서 이렇게 보면 말을 안 걸어서 

제가 먼저 용기를 내서 '혹시 한국 사람이세요?' 라고 먼저 물어봐요 

그러면 그때서야 

'아! 한국에서왔어요. 어디에서 왔고요 저는 어떻게 어떻게 길을 걸어 가고 있고요'라고 대화가 시작이 돼요 

그런데 그 중에 어떤 친구 하나가 제일 고등학교 후배 였더라구요 

한참 까마득한 후였는데 

그 후배가 나중에 그런 말을 하는 거예요 

제가 누군 줄 알았다고 그런데 말을 못 걸었다고 

근데 그 이유는 자기가 들은 얘기로는 제가 같은 학교 출신이고 아는 척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얘기를 들었대요 

그래서 제가 생각할 때 

나는 그래도 나름 제가 스스로 생각할 때는 소탈한 성격이고 이야기도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아 ... 남들이 나를 보는 시선이나 생각은 나와 굉장히 다르구나 그걸 또 알게 됐어요 



그래서 내가 먼저 다가가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훨씬 더 나를 알아가는데 도움이 되는구나'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산티아고 그 길을 걷다 보면 

그 길에는 우리가 모르는 법칙들이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보이지 않게 또는 보이게 서로를 도와 주고 배려해주는 그런 법칙들이 형성 되어 있더라구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제가 길을 걷다가 손에 끼고 있는 장갑 같은 거를 하나 떨어뜨려서 잊어 버렸잖아요?

그러면 제 뒤에 오던 사람이 그거를 주어서 저에게 찾아 줘요 

제가 잃어버렸는지 어떻게 알았을까요?

그런데 그 길을 가는 모든 사람들 

제 뒤에 오는 사람들 제 앞에 가는 사람들이 다 서로 말은 안 하고 있었지만 길동무라고 서로 인식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런데 항상 다니다 보면 내 마음에 드는 사람만 만나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사실은 


근데 그 순례자들이 가는 숙소가 알베르게라고 하는데 

그 알베르게에 항상 갈때마다 매일 만나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독일인들이 왔는데 

그 독일인들은 제가 보는 관점에 별로 예의가 없었던 거예요 

제일 시끄러웠어요 

그리고 또 무엇인가를 행하면 먼저 실례를 하잖아요 익스큐즈미 하던지 하는데 그런거 조차 안 했어요 

근데 더 싫었던 거는 어느날 저희가 밥을 먹고 있었는데 

그 저녁 식사를 하는 와중에 그들이 조금 무리가 있었거든요 

그 무리들이 한 사람이 와서 자기들이 지금 저녁 식사 준비가 다 되어 있고 인원이 많으니 자리를 좀 비켜 달라 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가 좀 먹고 있으니까 다 먹고 난 다음에 너희가 오면 되지 않겠니 했더니 

음식이 다 준비가 되어 있어서' 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같이 간 그 친구가 비켜주자 해서 비켜주고 났더니 

그 친구가 하는 말이 사실은 저들이 한국인들을 조금 험담하는 얘기를 들었대요 

근데 그 친구가 마침 독일에서 오래 살다 와서 독일어를 잘 알아 들었기 때문에 그 소리를 들을수 있었던 거예요 

근데 그 소리를 듣고 나니까 더 유쾌하지 않은 감정이 생겼어요 


그런데 참 이상하죠? 

그 모든 그 순례자들은 산티아고가 마지막 목적지에요 

근데 그들이 먼저 목적지에 도착해서 성당 가서 순례 미사를 보고 나오면서 저희와 또 마주쳤어요 

근데 그 마주치면서 저희를 보고 함박웃음을 웃고

이렇게 손을 두팔벌려서 달려오고 그리고 허그를 하는 거예요 

그래서 그 순간에 제가 눈 녹듯이 그 유쾌 하지 않은 감정들이 사라졌어요


근데 그게 뭘까 생각해봤더니 

우리가 서로 다른 문화에서 다른 언어로 생활을 했잖아요 

그러니까 모든 인간들이 살면서 편견과 오해와 갈등은 다 있잖아요 

그런데 어쩌면 그 사람들하고 우리는 말이 안 통해서 생긴 오해일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을 잠깐 했었어요



그리고 그런 갈등을 해소하는데 백마디 말보다 한번의 포옹이나 뭐 ... 따뜻한 미소 나 

이렇게 가벼운 어깨 두드림이 갈등을 해소하는 큰 언어일 수 있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박수)


그리고 또 제가 그 길을 걸으면서 참 곤욕 스러웠던거 하나는 벌레에 물린 거 였어요 


그 빈대 아시죠 

그 빈대에 물려서 굉장히 힘들었었는데 그 빈대에 물리고 나니까 

그 순례자 숙소에 또 들어가는게 되게 무서웠어요 사실은 

왜냐하면 그 제가 가져갔던 침낭이라든지 옷가지나 이런 것들을 모두 소독 하지 않으면 버려야 했었거든요


근데 그때 마침 그 순례자길을 걷던 분중에 한분이 자기가 갖고 있던 호스탈 

그러니까 저희로 따지면 그냥 모텔같은 정도에 숙소

그 숙소에 리스트를 다 예약을 해서 가지고 다녔던 분이 계셨어요 

근데 그분이 기꺼이 그것을 저희한테 나눠주고 

혹시 너희가 언어가 잘 통하지 않을 수가 있으니 예약까지 다 해 주고 

그 방이 다 차서 그 숙소에 들어갈 수 없으면 

다른 숙소를 또 예약까지 해주는 호의를 베풀어 주셔서요 


그러니까 제 입장에서는 그 작은 호의가 열흘 동안 산티아고까지 들어가는 동안에 정말 큰 힘이 됐죠 

그래서 그때 제가 또 느낀 것은 

그렇게 대가 없이 누군가에게 호의를 베푸는 것이 정말 대단한 힘이 될 수 있다는 것 또한 느꼈습니다 

근데 그런 호의들이 릴레이로 릴레이로 이어지면 더 좋은 결과가 생길 수도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박수)



뭐니 뭐니 해도 이렇게 그 길을 걷는 큰 이유 중에 하나는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서 인거 같아요 

그리고 저도 역시 집을 떠나서 멀리 그거까지 가서 보니까 제 문제점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구요 

그때 왜 내가 그렇게 말을 했고 

왜 그때 그렇게 행동을 했고 

왜 어떤 문제가 있었나를 생각해 보니까 

문제의 원인이 저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문제의 중심에 걸림돌은 항상 저였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됐어요

그러다 보니까 제가 제 자신을 다시 돌이켜보는 그런 시간이 됐어요 


그것은 결국 그동안 내가 내 자신을 돌아 본다고 생각은 했지만 

한번도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지않은(?) 제 모습을 인정하거나 알려고 하지 않았던 부분도 있었더라고요 

그러니까 그런 부분들을 제가 스스로 인정하고 돌아보고 하는 순간부터 

그 문제들을 하나씩 내려놓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그 행복 중심 

그 문제를 해결하는 모든 중심에는 내가 있고 

그래서 더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됐어요 


그렇게 되면서 그렇게 조금씩 깨달아지는 것들이 있으니까 

내가 이 길을 걷는 것이 훨씬 더 몸과 마음도 가벼워지고 정말 그 풍경이 아름답다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고 

이게 그런 깨달음들이 조금씩 있어지니까 

그 덕분에 누구의 덕분인가 내가 스스로 깨달아서 그게 아니라 

그 길을 같이 걸으면서 배려라는 것도 가르쳐주고 

친절이라는 것을 가르쳐 준 그 길 동무들 덕분이라는 생각도 같이 해봤습니다 



그 포르투갈길과 산티아고길을 걸으면서 느낀게 배운게 뭐가 있습니까?' 라고 물어보시는 분도 있었어요 

근데 저는 조금 배운거 조금 달라진 거를 굳이 말씀드리면 

제가 이전보다 아주 조금 더 친절해 졌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박수)



그리고 매일 아침 그 길을 걸으면서 기도를 해요 

마음속으로 기도를 하는데 

늘 기도 할 때는 제 자신과 제 자신의 일 그리고 가족 뭐 이런 것들을 위해서 기도를 했는데 

어느 날부턴가 제가 그 기도의 내용이 바뀌기 시작했어요 

내가 어느 날 기도를 하면서 누군가를 위해서 기도를 하는게 달라졌어 

그거는 이 길을 걷고 있는 모든 길동무두를 위해서 기도를 하고 있었어요 

저한테는 굉장히 놀라운 변화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또한 기회가 주어진다면 내년에도 다시한번 그 길을 걷고 싶어요

왜냐면은 제가 조금 더 친절해 볼려고요

제가 조금 더 친절해지면 제 인생도 그만큼 더 행복해지리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고맙습니다




이 글은 청각을 잃은 제 친구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전체 또는 일부가 잘못듣고 잘못 옮겨적은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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