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에서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는 법 | 오 준 세이브 더칠드런 이사장, 경희대학교 석좌교수 | #출산 #인구감소 #환경 | 세바시 1568회
2070년대가 되면 인구의 한 절반 가까이는 65세 이상이 된답니다.
그러면 지금 태어난 아이들은 65세 이하 1명이 65세 이상 1명을 부양해야 되는 그런 황당한 사회가 되는 겁니다.
왜 그럴까요?
네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여러분들과 함께 그 인구 문제에 또 추가해서 역시 중요한 문제인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특히 제가 현재는 국제 아동 권리 기관인 세이브더 칠드런과 함께 일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아이들의 미래라는 관점에서 한번 이야기해 볼게요.
제가 어렸을 때는요 굉장히 옛날이죠.
그때는 아이들이 누구나 만화 가게에 갔습니다.
그래서 요즘 만화방 PC방 이런 거 달라요.
만화 가게에 가서 앉아서 돈을 내고 만화를 보거나 아니면 빌려서 집에 가서 볼 수도 있는 그런 만화 가게인데요.
저도 만화가게에 잘 갔는데, 제가 아주 좋아했던 만화의 시리즈는 이 세상에 xx가 없다면 이런 제목이었어요.
그러니까 예를 들자면 이 세상에 책이 없다면, 이 세상에 집이 없다면, 종이가 없다면,
이런 식으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들이 사라진다면 이런 만화였어요.
어떻게 보면 굉장히 생각하게 만들고 상상력을 자극하고 교육적이기도 한데,
그래서 제 친구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저는 저의 최애의 만화 시리즈가 이 세상에 xx가 없다면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만화 중에서 이 세상에 아이들이 없다면 이런 시리즈가 있었어요.
이런 만화가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너무 오래된 일이라 그 내용이 다 생각나지는 않지만, 대강 그 내용을 제가 좋아했기 때문에 대강 이런 이야기예요.
이제 아이들이 갑자기 어느 날 사라져 버린 거예요.
그러면 어른들은 시끄러운 아이들, 또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그런 부담 이런 것에서 해방되니까 처음에는 어른들이 너무 좋아하는 거예요.
재밌다. 신난다. 애들 없으니까 진짜 좋다. 이런 분위기였는데,
점점 더 아이들의 웃음이 사라지고 또 어른들은 늙어서 한 사람씩 사망하고, 이렇게 돼서 인구가 줄고 하니까
어른들이 불행해지는 그런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그때 당연히 아이였기 때문에 이 어른들이 아이가 없으면 이렇게 불행해지는구나 하는 걸 읽으면 아주 고소하고 신나고 재미있었는데, 지금 우리나라에서 이런 만화의 약간 황당한 이야기가 현실이 되고 있는 느낌이 있죠.
요즘 한 명의 여성이 평생 동안 아이를 몇 명 낳았느냐? 하는 것을 합계 출산율이라고 하잖아요.
합계 출산율이 세계에서 제일 높은 나라는 아프리카의 니제르 6.9 정도 되고 선진국 OECD 중에는 이스라엘이 2.9로 가장 높고 우리나라는 0.81입니다.
그래서 세계에서 가장 낮을 뿐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낮은 기록을 매년 경신하고 있습니다.
두 명을 낳으면 인구가 유지된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우리는 2명 이하로 내려온 건 이미 30년 전이고요.
지난 한 4년 전에서부터는 1명 이하로 내려갔을 뿐 아니라. 여태까지 그런 출산율도 있었어? 하고 듣다 보다 못한 0.81이라는 출산율이 됐고 금년에는 0.75까지 내려갈 거래요.
제가 어렸을 때 어른들이 이렇게 저에게 물어보는 질문 중에 좀 싫어했던 게 뭔가 하면 너 형제가 몇이니?
이런 질문을 하면 제가 삼형제거든요. 삼 형제의 장남인데 세 명이요.
이렇게 대답하면 어른들이 거의 예외 없이 '왜 그렇게 적어?' 이렇게 얘기를 하신 거예요.
그래서 제가 대답할 말도 없고 왜 그렇게 적은지 모르겠고, 그건 우리 부모님한테 물어봐야 되는데, 그때는 우리나라 출산율이 6이 넘었거든요.
그러니까 어른들 입장에서는 '왜 그렇게 적어?' 한 거죠.
아마 요즘에 그렇게 대답을 하면 왜 그렇게 많아 이렇게 세 명이라고 그러면 꽤 많네 이렇게 얘기했겠죠.
전 세계 인구도 21세기 후반이 되면 성장을 멈추고 정체될 것이라고 전망된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미 2년 전서부터 자연 감소가 시작됐죠.
즉 돌아가시는 분이 태어난 아기보다 더 많은 거예요.
그래서 이런 추세가 이제 시작됐기 때문에 50년 후 2070년대가 되면 우리나라 인구가 반토막이 난대요.
그뿐 아니고 인구의 한 절반 가까이는 65세 이상이 된답니다.
그러면 지금 태어난 아이들은 걔네들이 50살 정도가 됐을 때는 65세 이하 1명이 65세 이상 한 명을 부양해야 하는 그런 황당한 사회가 되는 겁니다.
이 세상에 아이가 없다면 하는 이 만화의 황당한 이야기가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한국에서 실현이 될 것이 걱정되는 상황입니다.
아이들의 인구 감소가 우리나라에 특별히 문제라면, 기후변화는 전 세계적인 문제입니다.
인류는 한 100만 년 전서부터 불을 사용했다는데요.
불을 사용해서 난방 조명 이런 데 쓰잖아요.
그런데 250년 전에 유럽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으로 우리가 엄청나게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게 된 거예요.
예를 들어서 여러분이 많이 타고 다시는 자동차, 비행기, 전기 이런 것이 다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우리가 산에 있는 나무를 잘라다가 때우는 거 가지고는 안 되고, 땅을 파서 땅 속에서 3억 년 전에 죽은 나무를 끄집어낸 거예요.
그게 뭐죠? 그게 석탄입니다.
석탄은 3억 년 전에 죽은 나무가 땅속에 있는 거죠.
석유는 한 1, 2억 년에 죽은 해양 생물이 석유가 됐다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있는 나무만 때워도 탄소가 발생하는데, 오래전에 죽은 나무까지 다 끄집어내서 태우니까 어떻게 되겠어요?
탄소가 공기 중에 너무 많은 거죠.
탄소가 많아서 지구 온난화 같은 그런 변화가 일어났고,
이제 탄소 배출을 줄여서 기후 변화를 막지 못하면, 지구의 환경과 살아있는 생명 모두가 큰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위기는 또한 아동의 위기입니다.
세이브더 체드런의 최근 보고서에 보면 2020년에 태어난 아이들은 조부,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 그러니까 제 세대죠.
제 세대와 비교했을 때 평생 동안에 여러 가지 기후 변화를 경험할 수밖에 없습니다.
폭염을 경험할 가능성은 7배 더 크고
홍수, 가뭄을 경험할 가능성은 3배 더 크고
산불은 두 배 이렇게 우리가 살았던 것보다 지금 태어난 애들은 엄청나게 큰 기상 이변 속에 살아야 되고요.
기후변화로 인한 사망자 중에 80%가 아이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해서 먹을 게 없다든지 질병이 돈다든지 이러면 아이들이 먼저 위험에 직면하고요.
2천만 명 이상의 아이들이 기후변화로 인한 영양실조에 직면해 있습니다.
아이들은 어떻게 보면 이중으로 기후변화의 피해자가 됩니다.
예를 들어서 아파트에 어른하고 아이가 같이 사는데 쓰레기가 발생하는데,
이걸 분리수거 이런 것도 안 하고 아예 버리지도 않고 아파트의 방 하나에다가 쓰레기를 다 싸놓는 거예요.
안 쓰는 방에다. 그러면 편하긴 하겠죠? 쓰레기장까지 안 가도 되니까.
그렇긴 하지만 나중에 그 쌓인 쓰레기는 누가 치우게 되죠?
그리고 그뿐 아니고 지금 그 방에서 쓰레기가 썩어서 냄새가 온 아파트에 진동할 뿐 아니고, 뭐 피부병이라든지 막 병을 일으키고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아이들은 지금도 괴롭고, 나중에는 더 괴로운 그런 상황에 처하게 된 겁니다.
이런 위기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서 국제사회는 지속 가능 발전 목표 SDG라고 그러죠.
파리 기후변화 협약 이 두 가지의 중요한 합의를 7년 전에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합의가 강제력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세계 각국이 스스로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별 효력이 없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들이 현실 세계에서 보면 세계 각국이 단합과 협력으로 이런 문제를 같이 해결하자 이런 모습을 보이고 있나요?
아니면 각자 도생, 우리는 다른 나라는 모르겠고, 우리나라부터 잘 돼야 되겠다 이런 모습을 보이고 있나요?
저는 불행히도 후자의 모습, 각자도생의 배타적인 민족주의를 더 많이 보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당장 눈앞에 문제들이 산적해 있어서 인류의 미래를 긴 시각으로 보기보다는 근시안적이고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휩싸인 이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거죠.
특히 불행하게도 정치 지도자들은 30년 후에 지구와 인류가 어떻게 될지, 이런 거에 관심이 있다기보다는 3년 후에 경제가 나빠져서 내가 다음 선거에서 이기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 이런 거에 더 관심이 많기 때문에
현실에서 우리가 각국 정부들이 각국의 정치 지도자들이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희망적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 생각에는 시민들이 현명하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합니다.
특히 민주 국가에서는 정부는 시민들의 뜻을 반영해서 국정을 운영하기 때문에,
시민들이 넓고 길게 보고 지구와 인류의 미래를 생각해서 각국 정부들로부터 지금 당장 내년, 내후년 선거만 생각하지 말고, 30년 후에 인류가 지구가 어떻게 될지, 이런 것을 우리 정부가 생각하고 해결하고 대책을 마련하도록 그런 역할을 시민들이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것을 세계 시민의식이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1987년에 브룬틀란트 전 노르웨이 총리를 지낸 분인데 그분이 의장이 된 세계환경위원회가 우리 공동의 미래라는 보고서를 출간했습니다.
지속 가능 발전의 개념을 적립한 것으로도 유명한데요.
거기에 따르면 지속 가능 발전은 미래 세대가 필요를 충족할 수 있는 능력을 남겨두면서 우리 세대에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즉 미래 세대가 어떻게 되든 우리가 지금 이거 필요하니까 해야 돼. 이거 편안하니까 이런 거 만들어야 해.
뭐 이런 생각만 하고 미래 세대를 고려하지 않으면, 이제 인류의 생존을 위한 모든 부담은 미래 세대의 몫이 되는 것이죠.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인류는 각자 자기 세대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발전을 도모하기만 하면 긴 역사의 흐름 속에서 끊임없이 문명의 진전을 이룰 수 있다 우리는 이렇게 생각했죠.
사실은 그게 착각이 아니었죠. 몇십 년 전까지.
그런데 우리 인간이 자원을 활용하고, 개발하고, 번영을 추구하는 능력이 너무 발전해서
이제는 지구상의 모든 자원을 과도하게 사용하고 소진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서 물고기를 너무 많이 잡아서 해양 생물의 3분의 1이 생존을 위협받고 있고, 4만 종이 넘는 동식물이 멸종위기 대상으로 등록돼 있고, 매 1분마다 축구장 48개 넓이의 숲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인류가 현재 추세대로 자원을 사용한다면 30년 후에는 지구가 2.5개 필요하대요.
지구 2.5개면 1.5개가 더 있어야 하는데 어디 가서 지구를 구해 오죠?
식량의 과소비는 우리나라에도 큰 문제입니다.
우리는 여러분 혹시 아시는지 모르겠는데 우리나라가 몇 년 전서부터 세계 1위의 수산물 소비 국가입니다.
육류 소비도 급속히 늘고 있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는 고기를 구워 먹는 제 생일이라든지, 추석이라든지, 설날이라든지 이럴 때나 구워 먹고,
그 외에는 고기를 조금 사다가 국에 넣어서 먹었거든요.
지구와 인류의 장래를 생각할 때 우리는 아이들을 생각하게 됩니다.
몇십 년이 지나서 기성 세대가 모두 지구상에서 퇴장한 후에, 현재 아이들은 다음 시대의 주인공이 되겠죠.
우리가 쇠퇴하는 인구, 회복 불가능한 환경 이런 것을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준다면,
다음 세대는 발전은커녕 생존마저도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들에게 주어진 모든 시간과 능력, 자원을 지구상에서 살아남는 데만 사용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브룬틀란트 보고서의 지적대로 현재 세대가 우리의 필요성과 우리의 편안함, 우리의 안락만을 생각해서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고려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집단적 지혜를 발휘해서 현명하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세대가 좀 힘들고 어렵더라도, 엄청나게 큰 부담을 우리 아이들의 세대로 넘기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 되니까요.
인구 절벽의 문제도, 기후 위기의 문제도 우리 세대에 그 해결책을 찾아내야 합니다.
50년 후에 한국의 인구가 반토막이 난 상황에서 성장한 우리 아이들이 몰락하는 경제와 사회를 속수무책으로 떠맡게 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기후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서 다음 세대가 인류의 멸망을 늦추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어지는 그런 최악의 상황이 오지 않도록 막아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 세대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사라진 세상은 어디까지나 만화로만 남아야 되겠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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