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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를 위한 공간과 서비스 디자인 | 엘리자베타 판티 문화 코디네이터 | 세바시 579회


강연 소개 : Sebasi No.579 - Design Public Space and Services for Communities (Elisabetta Fanti | Culture Coordinator) 20년 전 공공장소는 그저 개인적인 목적으로 가는 장소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공공장소란 커뮤니티가 성장하고 도시가 만들어지고 사람들이 만나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유용한 장소입니다. 평소에는 산책만 하던 공간을 영화제라는 색을 입히니 그 곳에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는 달라졌습니다. 고속도로 다리 아래 술취한 사람들로만 가득했던 공간에 나무로 된 설치물을 만들자 사람들은 그 곳에서 문화생활을 즐기기 시작했습니다. 저의 목표는 도시 속 공용공간을 도시에서 꼭 필요한 공간, 문화와 삶의 중심이 되는 공간으로 만드는 것 입니다. 여러 프로젝트들을 통해 공간을 복원하고 사람들의 인식까지 바꾼 저의 이야기 한 번 들어보시겠어요?


게시일: 2015. 7. 12.



안녕하세요 여러분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밀라노에서 온 엘리자베타 판티입니다

오늘 전 문화사업을 하는 ‘에스테르니(Esterni)'의 프로젝트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에스테르니는 1995년 밀라노에 설립된 문화사업 기업입니다. 

주로 문화예술 관련 프로젝트, 이벤트, 커뮤니케이션 캠페인, 서비스 등을 다루죠

이 모든 활동은 하나의 커다란 주제로 연결되어 있는데요 

바로 '공공장소'입니다.


에스테르니는 이 분야의 선구자예요 

특히 밀라노와 이탈리아에서는요 

저희가 20년 전, 

공공장소를 처음 다루기 시작했을 때 

공공장소란 누구든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주제였어요 


그저 개인적인 목적으로 가는 장소에 불과했죠.

그래서 저희는 공공장소의 가치를 되찾기 위한 프로젝트들을 시작했습니다 

공공장소야말로 커뮤니티가 성장하고, 도시가 만들어지고, 

사람들이 만나서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이기 때문이죠 


이런 공간을 통해 우리는 사회적, 문화적, 정치적으로 성장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정치적'란 말은, 

그리스어 '폴리스'처럼 도시와 시민권에 가까운 의미입니다.


저희가 공공장소에 어떻게 생각하고,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 알려드리기 위해 

그간의 프로젝트 몇 개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지금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저희는 다양한 사람들과 

아이디어의 협업을 지향하기 때문에 

세바시의 이 자리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저희의 활동이 워낙 다양해서 

무슨 일을 하는지 헷갈리실 수도 있는데요 

그런 분들께 이 발표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밀라노 영화제'는 말 그대로 영화 페스티벌입니다 


20년 전에 시작해 2015년이면 20주년을 맞습니다.

이 영화제는 밀라노에서 열흘 동안 진행되는데 

매년 9월 세계 각국의 영화와 영화제작자들 그리고 10만여 명의 관객이 참석합니다 

이 영화제의 독특한 점은 공공장소에서 열린다는 사실이에요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밀라노 도심 속 공원이 영화제의 주 행사장이에요 

평소에는 여기서 사람들이 산책을 하거나 

조깅을 하는 게 전부예요 

하지만 열흘 동안 사람들은 이곳에서 

영화와 공연을 보고, 맥주와 음식을 먹으며 즐깁니다. 

영화제 기간 동안은 새벽 3시까지 개방해요 

저희는 그 열흘 간 실제 공간은 물론, 공간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까지 변화시킵니다. 


이 사진은 주 행사장 밖에 있는 다른 행사장들입니다.



다음 프로젝트는 '공공 디자인 페스티벌'입니다.

'디자인 위크(Design Week)'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만든 행사죠 


여러분, 밀라노 '디자인 위크' 들어보셨죠? 

'디자인 위크'는 매년 4월에 열리는 세계적인 디자인 행사 중 하나예요 

에스테르니는 지난 20년간 디자인 위크에 참여했어요 

행사 기간동안 여러 공공장소에서 디자인 위크의 비공식 프로그램을 진행했죠 


그렇게 수년 간 저희는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는데 

디자이너, 건축가, 예술가들과 함께 

'공공장소'를 주제로 재미있는 프로젝트을 기획하곤 했어요 

그리고 2009년 '공공 디자인 페스티벌'을 시작해 

전세계 관련 프로젝트들을 밀라노로 초대했어요 


저희는 매년 새로운 주제 아래 하나의 공공장소를 선정해요 

디자이너와 건축가들이 이 페스티벌을 함께 기획하죠 


작년에 한 작업은 밀라노의 복원된 광장이었어요 

시의회는 이 공간을 예전과 같은 빈 광장으로 복원했어요 

벤치 같은 공공기구 하나 없는 완전히 빈 공간으로요 

저희는 그 곳에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작년의 주제는 음식이었어요

음식은 사람들이 쉽게 어울리는 주제라서 

음식과 공공장소를 함께 다루고 싶었습니다 

사람들이 공공장소에서 직접 요리를 하고, 맛을 보고, 음식을 공유하는 가운데 

그 곳에 생명을 불어넣고 싶었어요 



이 프로젝트는 '피란'이라는 프로젝트인데요

카시나 쿠까냐(Cascina Cuccagna)라는 시의 오래된 농장 건물이었습니다. 

17세기 후반에 지어졌는데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관리를 하지 않아 폐허와 같았어요 


5-6년 전 저희는 농장 주변에 사는 주민들과 함께 움직였습니다 

이 공간을 다시 복원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이야기했죠 

저희는 시의회와 논의를 했고 

시의회는 저희가 이곳을 복원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게 허가해 주었습니다 


저희는 모금활동을 통해 3백만 유로를 모았어요 

개인, 은행, 기업가들로 후원을 받았죠 

지금은 복원에 성공해 주민들에게 개방되어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안에는 많은 것들이 있어요 

식당, 바, 숙박시설, 재래시장, 공동정원, 모임공간, 작은 영화관 등 

이 프로젝트는 저희가 도시 속 공용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예요 

저희는 지역 주민들은 물론 

관심있는 모든 이들과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합니다 




올해 저희는 공공 디자인에 관한 장기적인 연구를 시작했어요 

세계 곳곳의 공공 디자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를 꿈꾸죠 

이 사진은 포르투갈의 기마랑이스(Guimaraes)에서 요청을 받았던 사례예요 


2012년에 '유럽의 수도'로 선정됐던 곳이죠

우리는 기마라에스 근처의 버려진 공간 코로쉬(Corosh)를 맡게 됐어요 

이곳은 가죽 작업장으로 사용됐던 공간인데요 

당시는 완전히 파괴된 모습이었어요 

저희는 그곳에서 한달 정도 머물렀습니다 

사람들을 모으고 지역 주민들과 대화했어요 

매일 사람들과 조찬 미팅이나 자녀워크샵 같은 행사들을 기획했어요 

함께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았죠 

그리고 나무로 그들과 함께 새로운 광장을 만들었습니다 

나무는 저희가 자주 사용하는 재료예요 

나무는 누구나 다루기 쉬운 재료라서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거든요 


저희는 소형 무대, 작은 바, 시장, 요리할 공간 등을 만들었습니다. 

저희가 밀라노로 돌아간 후에도 그 공간은 계속 오픈되었는데 

지역 주민들이 그곳을 계속 관리하고 이용했기 때문이에요 


이것도 비슷한 사례인데요 

사진이 잘 나오진 않았지만 슬로바키아의 코시체(Kosice)라는 곳이에요 

코시체는 2013년에 '유럽의 수도로 선정됐어요 

슬로바키아는 저희에게 스튜디오 건축 프로젝트를 맡겼죠 

지금 보시는 곳은 고속도로의 다리 아래인데요 

부자 동네와 가난한 동네의 경계랍니다 


술취한 사람들로 가득한 위험하고 버려진 공간이었죠 

저희는 이번에도 지역 주민들과 함께 나무로 된 설치물을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은 콘서트나 영화를 보려고 이곳에 모였어요 

프로젝트가 진행된 6월부터 8월까지 이 공간은 안전한 곳으로 되살아났어요 

이용빈도도 높아졌고 거주하는 사람들도 생겼거든요 



다음은 저희가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입니다

안살도(Ansaldo)는 밀라노의 오래된 공장이에요 

사진 가운데 있는 긴 건물이죠

밀라노 시의회는 이 공간을 개발할 프로젝트를 모집했어요 

지금은 버려져 있는 공간인거든요

저희는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프로젝트를 맡게 됐습니다 


저희의 목표는 이 공간을 다른 도시가 모델로 삼을 만한 곳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도시에서 꼭 필요한 공간, 문화와 삶의 중심이 되는 공간으로요 

지역 주민들이 함께 공존하는 것의 가치를 발견하고 이야기하는 공간으로요 

저희는 이런 문화가 지역의 경제적 동력이 되길 바랍니다. 

같은 방식으로 이탈리아를 넘어 유럽 전체의 위기를 넘고자 합니다 

사람들이 이야기를 공유하고 협업할 수 있는 열린 공간 

아직은 실험 단계지만 저희는 분명 가능할 것이라 믿습니다 


저희는 이렇게 새로운 개념의 '문화 거래소'를 키워가려 합니다.

그곳에서 사람들은 '문화'라는 자산을 구매합니다.  


그것은 책, 사람, 컨퍼런스, 워크샵, 영화 등이 될 겁니다 

사람들은 이것들을 거래하면서 창의적인 방법으로 참여할 거고요 


아직은 이 프로젝트를 발전시켜가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저희는 함께 할 사람들의 힘과 협업이 필요합니다 

관심있는 분은 강연 이후에 함께 이야기를 나눴으면 합니다 

저희가 하는 일에 대해 조금이나마 이해가 깊어졌기를 바라며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영상내에 자막 타이핑 -----






END


이 글은 청각을 잃은 제 친구를 위해 작성되었습니다.

전체 또는 일부가 잘못 듣고 잘못 옮겨 적은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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