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가습기 살균제 국정조사에서 PHMG의 흡입 시 폐독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나? 하는 것이 쟁점 중 하나였습니다. 이때까지 알려진 독성은 자극성이었습니다. 현재는 PHMG가 급성흡입독성이나 폐독성을 일으킨다고 알 수 있습니다.
- 새로운 화학물질이 적용된 신제품을 우리는 일상에서 매일 접하고 있습니다.
- 이렇게 편리함과 신기술을 가져다주는 화학물질은 안전할까요?
안녕하세요.
안전보건공단 이나루 소장입니다.
제가 퀴즈 하나 내볼까요?
이 화학물질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스위스의 폴 밀러가 개발했습니다.
그리고 티푸스와 말라리아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농업 분야 식량증산에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고 합니다.
덕분에 1948년 밀러 박사는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습니다.
이 물질은 무엇일까요? 힌트를 하나 더 드릴까요?
1962년 레이체 칼슨이 '침묵의 봄'이라는 책에서 이 물질의 유해성을 밝혔습니다.
네, 이 물질은 바로 DDT라는 살충제입니다.
이 살충제는 지구에 생물 농축 현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농약으로 사용하는 것은 금지되었지만, 최근 일부 국가에서는 말라리아 예방을 위해서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처럼 화학물질은 유익함과 유해함이라는 두 가지 측면을 가지고 있어요.
우리는 이런 화학물질의 양면성을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요?
여러분은 텀블러를 가지고 다니세요 전기차 타세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일상에서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기업의 역할이 굉장히 큽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대기환경보전법이 매우 강화되었어요.
대기환경보전법이 강화되면 탄소 배출은 줄어든다고 생각하세요?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VOC라고 부르는데요.
이것이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것을 줄이려면 다른 물질로 대체하거나 태워서 없애야 합니다.
특히 태워서 없애는 경우는 연료가 필요하므로 탄소 배출이 줄어드는 것이라 볼 수 없을 거예요.
다른 물질로 대체하는 경우도 그게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또 아무도 모릅니다.
대기환경보전법 적용을 받지 않는 물질을 개발하면 친환경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실은 이런 새로운 물질이 자연 환경에는 좋을지 몰라도 사람에게는 안 좋을 수도 있습니다.
얼마 전에 한 조선소에서 노동자들이 집단적으로 피부 발진을 일으켰는데요.
이때 작업에 사용한 도료가 친환경이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친환경이라는 용어는 대기 중 탄소 배출을 감소시킬 수 있으나 사람에게 안전하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가볍고 오래 가는 배터리, 반짝반짝 빛나고 예쁜 휴대폰, 선명한 화질의 TV
이렇게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개발했다는 뉴스를 볼 때마다 저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어떤 새로운 화학물질을 사용할까?
화학물질의 종류는 수만 가지입니다.
게다가 매일 새로운 화학물질이 개발되고 있고요.
새로운 화학물질이 적용된 신제품을 우리는 일상에서 매일 접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편리함과 신기술을 가져다주는 화학물질은 안전할까요?
답은 모른다입니다.
2016년 가습기 살균제 국정조사에서 PHMG의 흡입시 폐독성이 있다는 것을 원료 제조사, 제품 제조사 정부가 알고 있었나 하는 것이 쟁점 중 하나였습니다.
PHMG는 국내에서는 97년, 호주에서는 2003년 신규화학물질로 등록되었는데, 이때까지 알려진 독성은 급성, 경구독성, 자극성이었습니다. 현재는 PHMG가 급성흡입독성이나 폐독성을 일으킨다고 알 수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요?
이러한 화학물질이 독성이 있는지 없는지는 동물 실험을 해봐야 알 수 있고,
화학물질이 인체에 독성을 나타내는 방식은 화학물질에 따라 제각각이기 때문에 한 번의 동물 실험만 가지고는 알 수 없어요. 그런데 우리가 보통 신규화학물질을 등록할 때는 흡입에 대한 독성을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에 몰랐던 거예요.
그동안은 정부가 주도적으로 화학물질의 독성을 밝히기 위해서 노력했으나, 유럽연합에서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화학물질의 독성을 밝히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했습니다.
그래서 화학물질의 독성을 밝히는 것을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기업이 하도록 법률을 만들었어요.
그래서 노후 데이터, 노후 마켓 데이터가 없으면 시장도 없다 이런 말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기업에게 처음부터 화학물질의 독성을 다 밝히게 하면 자원이 너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생산량에 따라 차츰차츰 독성을 추가적으로 밝히도록 하고 있어요.
화학물질의 독성
이것을 전문 용어로 유해성이라고 하는데 화학물질의 유해성 정보는 불확실성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유럽연합 자료를 보면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화학물질의 62%는 건강 유해성이 있다고 합니다.
화학물질의 독성을 알고도 그 편리함 때문에 사용하는 거예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더 깨끗하게 더 강력하게라고 광고하는 제품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유해하지 않다고 해도 세정제, 살균제, 살충제를 사용할 때는 코도 가리고 환기도 시킵니다.
화학물질의 독성이 인체에 영향을 끼치기 위해서는 우리 인체에 흡수되어야 합니다.
화학물질이 외부에서 인체로 흡수되는 과정을 전문용어로 노출이라고 합니다.
2016년 휴대폰 부품 제조업체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이 실명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메탄올이 실명의 원인이었죠.
21세기 한국에서 메탄올을 마시지 않았는데도 실명이 되는 일이 발생하다니 너무 충격적이었습니다.
메탄올을 에탄올로 착각하고 마시는 경우 실명하거나 사망하는 사건은 종종 있었어요.
심지어 2020년 멕시코에서 코로나19 때문에 맥주 공장이 문을 닫자 메탄올로 만든 밀주를 마시고 50여 명이 사망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메탄올이 포함된 공기를 흡입해서 실명에 이르는 경우는 책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어요.
메탄올은 자동차 워셔액에도 들어있고 공업용으로도 아주 옛날부터 사용해 오던 화학물질입니다.
그러나 CNC 가공에 메탄올을 사용한 사례는 휴대폰에 알루미늄 가공을 시작하면서부터였습니다.
그것도 에탄올보다 메탄올이 싸다는 이유로 메탄올을 사용했습니다.
휴대폰 부품 제조업체에서는 가공 기계가 빨리 돌아가면서 메탄올을 공기 중에 흩뿌리기 때문에 공기 중 메탄올 농도가 높았습니다. 그런 공정에서는 메탄올을 사용하지 않았어야 했고, 또 환기를 설치하였더라면 실명까지는 발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마찬가지로 워셔액의 사용 특성 때문에 국내에서 메탄올 워셔액 사용을 금지하였습니다.
그러나 이 외에는 메탄올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표지가 무슨 의미일까요? 건강에 유해한 화학물질이 담겨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화학물질은 건강에 해롭습니다라고 여러분께 경고를 하고 있어요.
여러분 주위에 세척제, 접착제, 도료, 신너 이런 용기를 유심히 살펴보세요.
아마 대부분 마름모 형태의 표지가 그려져 있을 거예요.
해골 모양 보이시나요? 이런 표지도 있고 불꽃 모양도 보이시죠?
네 불꽃 모양 표지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경고 표지가 여러분에게 사용할 때 조심하라고 경고를 하는 겁니다.
화학물질이 인체에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어요.
화학물질이 들어있는 부분을 둘러싸는 방법, 고깃집, 고깃집 후드 아시죠?
고깃집 후드처럼 공기를 빼내는 방법 창문을 열어 공기를 희석시키기도 하고요.
마스크나 내화학 장갑을 낄 수도 있어요.
화학물질이 주는 유익함 때문에 유해성이 있더라도 화학물질을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근원적으로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다루기 위해서는 유해성이 낮거나 없는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이 있음에도 독성이 있는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경우는 가격이 싸고 기능도 더 좋아서입니다.
화학물질을 만드는 기업이 시장에서 자발적으로 가성비를 포기하는 건 쉽지 않아요.
유엔에서 지속가능 발전 목표로 지속 가능한 생산과 소비를 설정하고,
기업이 ESG 경영을 지향하나 시장에서 안전한 화학물질이 유통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힘이 필요합니다.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사회는 소비자의 더 나은 선택, 더 나은 사회를 위한 선택에서 비롯됩니다.
우리는 가정에서나 일터에서 화학물질을 다뤄야 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화학물질을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화학물질의 유익함과 유해함에 양면성을 알아야 합니다.
특히 화학물질의 유해성 정보 또한 불확실하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안전 감수성을 높이고 화학물질 노출을 막는 최대한의 노력을 해야 합니다.
화학물질로부터 안전한 세상을 만드는 데 안전보건공단도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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